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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개입아래, 이라크 새 정부 출범하다
이라크 모니터 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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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 이라크 모니터팀 보고서 46호(~06년 5월 21일)

목차: [국제여론] 이탈리아 새 정부, 이라크 철군 밝혀
[정치] 미국의 개입아래, 이라크 새 정부 출범한다.


[국제여론] 이탈리아 새 정부, 이라크 철군 밝혀

작성자│정영섭(사회진보연대)



지난 이탈리아 총선에서 우파를 누르고 승리한 중도좌파 로마노 프로디 정부가 이라크에서 철수의사를 밝혔다.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을 '중대한 실수'로 규정했고, 이른 시일 내에 의회에 철군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그는 상원에서 새 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연설을 하면서 이라크 점령을 비판했고 이라크 전쟁이 세계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의석에 있던 우파 야당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중도좌파 진영은 3년 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했으나, 당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우파 정부는 이를 지지하면서 이라크에 3천여명의 병력을 파견한 바 있다. 이라크 전쟁 파병과 이에 대한 반전여론은 지난 이탈리아 총선에서 중도좌파의 승리의 한 원인이었다. 그 이전에는 일간지 '일 마니페스토'의 줄리아나 스그레나가 저항세력에게 납치되었을 때, 저항세력과 협상을 해서 그녀를 구출해오던 정보요원이 미군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해서 미국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기도 했다.

프로디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철수해야 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이라크 정부 등과 '시간표'를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이탈리아 파병군은 올해 말까지 이라크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의 블레어 총리 역시 얼마 전의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였다. 선거 직후 이라크에서 영국군인 5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해서 이라크 전쟁에서 사망한 영국 병사가 100명을 넘어섰고 이는 블레어에게 상당한 치명타가 되었다. 심지어 52명의 노동당 의원들이 블레어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공개서한까지 보냈다. 이탈리아, 영국 등은 이라크 전쟁에 파병한 나라들에서 반전운동의 고양과 그에 따른 반전여론이 정치적 공간에도 결정적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사례들이다. 그 다음 차례는 부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치] 미국의 개입아래, 이라크 새 정부 출범한다.

작성자 │ 지은 (경계를 넘어)


지난 5월 20일 이라크 의회는 새 총리 누리 알 말리키가 이끄는 새 정부 구성을 승인했다. 이로써, 작년 12월 총선이 끝난 지 5개월 만에, 그리고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지 무려 3년 만에, 가까스로 이라크 거국내각이 구성된 것이다.

각 정파간별로 장관직 배분을 보면 시아파 20석, 쿠르드족 9석, 수니아랍 9석, 기독교 1석등으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그렇지만 가장 민감하고 주요한 자리인 내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몇 개의 장관직들은 보류 상태로 두고 당분간은 말리키 총리와 두 부총리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알 자지라 5월 20일자)

일부 우파 언론에서는 파딜라 당이 석유 장관직 배분 요구가 무시된 점 때문에 내각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하지만, 막상 당 대변인 사바흐 알-사에디(Sabbah Al-Saedi)는 그것은 왜곡된 보도이고, 자신들은 종파 및 정파별로 배분은 문제가 있으며, 이 역시 미국 대사가 여러 정당들에 대한 압력을 행사한 결과이기 때문에 협상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www.juancole.com)

뉴욕타임즈 역시 부시행정부가 새 정부 구성에 적극적으로 간섭하면서 주요 역할을 자임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인 잘메이 칼릴자드*는 개인적으로 주요장관직 후보자들을 검토하고 심사까지 직접 하였으며, 경쟁상대인 이라크 정당 지도자들에게는 새 정부에 무조건 서명하도록 종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미 관리들이 내부 핵심 장관들에게 고문역할을 수행하도록 이미 배치해놓은 상태이다.(뉴욕타임즈 5월 20일자)

이라크 투르크인전선(Iraqi Turkoman Front) 역시 성명서를 통해 새 정부는 충분한 대화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더 이상 투르크 공동체의 승인없이 지배권을 행사하려는 어떤 장관들도 지지할 수 없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투르크인들은 사담후세인치하에서 쿠르드인들과 함께 대량 학살을 겪은 이라크 소수민족이지만, 지금은 과거 학살 못지 않은 미군의 공습에 계속 시달리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새 내각의 출범은 자유 이라크의 승리이자 알-카에다의 패배라고 평가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새 총리 말리키 총리에게 축하의 전화를 걸어,

"이라크 거국내각출범은 평화롭게 살기 원하는 수백만 이라크인들을 위한 새로운 날이 될 것이며 미국과 이라크 협력관계의 새 장을 열게 되는 것이다." 라고 전했다. (디마크러시나우 5월 22일자)

미국은 쿠르드지역에서의 석유지대 장악과 함께 이라크 친미 정권을 세우려는 자신들의 의도를 성립시키고자 안간힘을 써 왔다. 반면 헌법 절차에 따라 서둘러 구성된 이라크 새 정부의 지도자들은 여전히 미국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정파별 갈등과 충돌을 번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럴수록 이라크 저항세력은 미국과 이라크 현 정권에 대한 공격을 가속화하고 있다.

불과 반 년만에 수 천명이 사망할 정도로 전쟁과 혼란의 연속인 이라크. 과연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성립된 지금의 새 정부 출범이 현재의 이라크 내 폭력과 점령을 종식시키기에는 여전히 불완전해 보인다.



[관련기사]
英ㆍ伊ㆍ日, 이라크 철군 도미노 본격화 조짐

[프레시안 여정민/기자] 미군이 바그다드에 폭탄을 쏟아 부은 지 3년 2개월 만에 이라크가 드디어 내각 구성에 합의하고 새 정부 구성을 완료함에 따라 이라크 참전국들의 철군 행렬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英 "내년 가을까지"…伊 "다음주부터"…日 "다음달 말부터"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21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내년 가을까지 이라크 주둔 영국군을 철수시킬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의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영국군 철군 일정표를 만들라는 지시를 보좌관들에게 내렸다고 신문이 전했다.

블레어 총리는 내년 가을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에게 총리직을 물려주기에 앞서 철군을 완성시켜 자신이 평화의 전도사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에 앞으로 18개 월 동안 영국군은 점진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며, 우선 올 연말까지 영국군 수천 명과 미군 3만 명이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군 고위 소식통은 전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최근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지지율로 고심하고 있는 블레어 총리는 이번주 중 미국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이라크 주둔군 철수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군의 철수 움직임에 앞서 20일 이탈리아도 철군 계획을 밝혔다.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빠르면 다음주부터 이라크에 파견된 자국군 병력의 철수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팔을 방문 중인 달레마 장관은 이같은 계획이 "떠나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에 배치한 2600명의 이탈리아군의 철수 움직임에 더불어, 이라크 남부 사마와에 주둔 중인 일본 자위대도 이르면 다음달 말 철수를 시작한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라크 거국내각 구성이 사실상 마무리되고 사마와의 치안 및 행정권이 다국적군에서 이라크측으로 내달 말 이양될 것으로 예정돼 있어 육상자위대의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자위대의 철수에는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7월 말까지 쿠웨이트로 일단 철수한 뒤 일본으로 복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내각구성안 승인 이후에도 이어지는 폭탄 공격

참전국의 철군 도미노 현상은 지난해 12월 총선 이후 오랜 진통 끝에 이라크가 새 정부의 구성을 완수함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의회는 20일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제출한 내각구성안을 승인했다. 수니파와 시아파, 쿠르드족이 신임 총리에 대한 의견차 등의 갈등으로 내각 구성에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이날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으로 시작된 미국의 '이라크 길들이기'는 사실상 일단락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라크가 쉽게 안정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의회가 내각 구성안을 승인한 이날에도 이라크 곳곳에서는 폭탄이 터져 최소 30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또 이라크 새 정부가 테러에 맞서 동원 가능한 모든 힘을 사용할 것이라고 선언한 21일에도 이같은 말리키 총리의 선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바그다드에서만 3차례의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57명이 부상을 당했다.

말리키 총리는 21일 첫 각료회의를 갖고 "테러리스트들과 살인자들에 맞서 동원 가능한 모든 힘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05월23일 17: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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