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물을 사유화하는 '물산업 육성방안' 규탄
정부는 기만적인 물 사유화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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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정부는 기만적인 물 사유화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

- “물산업육성 5개년 세부 추진계획” 경제정책조정회의 통과를 즈음하여 -


지난 7월 16일(월), 환경부, 산업자원부 등 정부 5개 부처는 “물산업육성 5개년 세부 추진 계획(이하 물산업화계획)”을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확정하였고, 이에 따라 ‘물산업육성법’을 제정하기로 결정했다. 전기, 가스, 교육, 의료 등 주요 공공서비스를 사유화(민영화)하여 시장과 자본의 논리에 내맡기더니 이제는 국민의 생명 그 자체인 물마저 사유화하겠다는 것이다.

물산업화계획은 그 전제부터 문제적이다. 정부는 물을 ‘공공재’가 아닌 ‘경제재’로, ‘공공서비스’가 아닌 ‘상업적 서비스’라고 규정하고 있다. 물의 공공적 성격을 보다 강화하고 보편적 권리로서 보장해도 모자랄 판에 정부는 오로지 물을 돈벌이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현재 164개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있는 상하수도사업을 30여개 유역권으로 묶어 광역화하고, 2012년까지 공사화, 민영화 또는 위탁관리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유도하기 위해 부가가치세를 감면하는 등 기업에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민간 기업에 수도사업자의 권한을 부여해주고 심지어 외국기업에도 문호를 열어줄 것이라 한다.

정부도 인정하고 있듯이, 우리나라 상수도는 영세성, 중복투자, 농어촌의 저조한 보급률, 수질에 대한 불신, 요금 불균등, 열악한 재정 등 여러 문제점을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은 오히려 국가의 책임 하에 공공성을 보다 강화하고 예산을 높여야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정부는 오히려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고 기업과 자본에 상수도를 넘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전세계 인구 중 민간기업이 공급한 물을 사용하는 비율은 9%에 불과하다. 정부가 그토록 동경하는 세계 물기업들은 모두 ‘악덕기업’ 취급을 받고 있으며, 남미 등에서는 물 사유화를 추진한 정권이 퇴진당한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민간위탁된 상수도는 산적한 문제점을 해결하기는커녕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위탁 수수료로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으며, 농어촌 보급 확대나 노후관 교체, 신규 투자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미 위탁된 곳 뿐 아니라 수자원공사로 민간위탁이 예정된 지자체도 지금부터 요금을 올리는 등 수익을 보장받는 데 혈안이다.

인권이자 생명인 물을 돈벌이로 전락시키는 정부의 물산업화 계획은 전 사회적 재앙을 불러올 것이다. 이에 우리 노동조합, 빈민, 시민사회단체,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이 계획을 계속 추진할 경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07.7.17
물 사유화 저지ㆍ사회공공성 강화 공동행동
(노동자의힘,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다함께, 문화연대, 민주노동당, 민주노동자연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민중복지연대,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빈곤사회연대, 사회당 서울시당, 사회진보연대, 수돗물시민회의,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이윤보다인간을,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연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빈민연합, 청년환경센터, 초록정치연대,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환경정의)


물사유화에 맞선 전략과 대안 토론회 열려


지난 16일 환경부가 물산업 육성방안 5개년 세부추진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정부의 물 사유화 정책을 비판하고 노동자 민중의 대안을 토론하는 장이 열렸다.

물 사유화 저지 사회공공성 강화 공동행동(상임집행위원장 이말숙. 이하 물사유화저지공동행동)은 24일 오후 3시 공무원노조 회의실에서 ‘물 사유화에 맞선 전략과 대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박하순 물사유화저지 공동행동 연구팀장의 ‘정부의 물 사유화 정책 비판과 노동자 민중적 대안’ 주발제에 이어 김홍석 단병호 의원실 환경정책보좌관, 이종화 공공서비스노조 정책부장, 박형모 공무원노조 정책실장, 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등 5명의 패널 토론, 전체토론순으로 진행됐다.


토론회에 앞서 김백규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전하는 모습.


주발제에 나선 박하순 물사유화저지공동행동 연구팀장.

박하순 연구팀장은 먼저 과잉중복투자를 비롯해 특광역시와 읍면지역의 급수 보급률과 요금의 편차 등 보편적 서비스에 못미치는 상수도의 문제점을 거론한 후 “정부의 물산업 육성방안은 결국 물산업 구조개편 방안이자 거대한 물기업을 만들겠다는 안이다. 정부안은 수자원공사가 원수 정수를 독점하고 있는 한국의 특수성 속에서 수자원공사를 분할하는 안”이라며 “과감하게 임금인상안 제출해 민간자본 시설투자를 열어놓고 있어 당장 내년부터 물값이 인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러한 물산업 육성방안의 문제점으로 △노동자 노동강도 강화 등 노동권 훼손 △서비스가 인상 독점자본 이윤기회 제공 △서비스 질과 안정성 보장 안되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신자유주의의 중요한 가치인 경쟁이 독점보다 낫다며 경쟁 선택을 강요하는 것을 과감히 문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현실 속에서 경쟁의 효율성은 노동자 착취를 증대시키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과잉축적과 구조적인 경제 위기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물 사유화, 민간기업 지배안에 맞선 노동자 민중의 대안으로 △신자유주의 반대 자본주의 극복이라는 큰 틀에서 전력 가스 등 공공서비스 민영화 저지 기구와 연대하고 △한EUFTA 체결 반대 투쟁과 더불어 내년 입법 저지 투쟁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패널토론에서 김홍석 보좌관은 “우리 생명권과 직결된 물 사유화에 대해 환경 정의에 입각해 봐야 한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추진할 수 없도록 시민단체와 연대해 반드시 주민투표와 연결해 공론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의선 사무국장은 “빈곤층의 경우 물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어렵고 그 질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며 “심각한 물의 문제를 공무원노동자의 문제 혹은 요금상승의 문제 등 개별 사안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지역을 중심으로 생존의 문제로 확산시켜나가자”고 제안했다.

우석균 정책실장은 “모든 사람들이 물은 생명이요 물 상품화가 수도요금 인상 및 수질 악화를 가져온다는 데 동의하고 있어 물 상품화와 민간위탁 저지 투쟁에 나선 곳마다 이겼다. 그러나 실제로는 물 사유화가 진전되어 온 게 사실”이라며 “교육 의료 가스 전기 물 따로 따로 싸울 게 아니라 지역과 시민운동과 연결해 한미fta 저지와 큰 틀로 엮어나가 공기업 민영화, 시장화 저지 투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 50여 명은 정부의 물 사유화에 맞서 지역차원과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행동이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 향후 투쟁을 결의했다.

2007년07월24일 1: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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