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덤프 노동자들도 파업 결의, 16일 파업 돌입
"현장 조합원들이 들끓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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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최근 유가 폭등으로 화물연대 카캐리어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의한 데 이어 전국건설노동조합 울산건설기계지부도 16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 지난 5월29일 분신자살을 기도한 허 아무개 조합원의 덤프차량. 앞부분이 완전 전소됐다. 근처 하천에서 낚시하던 낚시꾼이 발견해 다행히 분신을 시도했던 허 조합원의 상태는 양호하다고 한다. [출처: 전국건설노조]


전국의 덤프, 레미콘, 굴삭기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는 애초 7월로 파업을 계획했으나 현장 조합원들의 요구 때문에 파업을 6월 16일로 앞당겼다.

3일 전국건설노동조합 건설기계분과 대의원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된 이번 파업은 1만 7천 조합원이 함께하는 전국 총파업으로 진행된다.

전국건설기계노동자들의 총파업 배경 역시 유가 급등에 따른 적자운행, 생존권 파탄이다. 건설상장사들이 1/4분기 22.8% 순이익 증가를 누리는 동안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신용불량자 신세로 "죽음의 문턱"으로 내몰렸다.

지난 5월29일 분신자살을 기도한 허아무개(53세) 건설기계 조합원은 전국건설기계 노동자들의 절박한 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허 조합원은 충북 진천에서 3월18일부터 31일까지 공사를 진행했으나 운반비를 받지 못했고, 5월27일에야 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하도급업자는 허 조합원이 받아야 할 운반비 1500만 원 가운데 1000만 원만 일방적으로 지급했다. 기름값, 세금을 제하고 나면 차량유지 수리비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는 상황이었다.

덤프차량에서 숙식을 해가며 20여년 덤프운전 노동자로 살아온 결과는 결국 적자운행과 신용불량이었던 것이다. 이런 처지는 비단 허 조합원만이 아니라 덤프 노동자 대부분의 현실이다.

울산건설기계지부에 따르면 운반비 전체 금액 중 기름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정도여야 최소한의 생존권이 확보된다고 한다. 현재 기름값이 폭등하면서 운반비 대비 기름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67%나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건설기계노동자들의 평균 작업일수는 15~20일이고, 25톤 기준 덤프 일일 임대단가가 50만 원 미만. 최대 20일을 일했다고 가정하면, 월 1000만 원을 받게 된다. 여기서 기름값으로 670만 원을 내고, 챠량할부금으로 280만 원에서 350만 원 정도를 내고나면 세금 낼 돈마저 없게 된다. 게다가 차량수리비도 월 100여만 원씩 나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설노조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합원의 37%가 신용불량자라고 한다. 울산건설기계지부 장현수 사무국장은 "조합원들이 들끓고 있다. 파업을 더 늦췄다간 조합원들이 자포자기 상태로 내몰릴 수 있을만큼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파업의 요구는 "표준임차계약서 작성 의무화와 이에 근거한 운임료 상정, 8시간 노동, 건설사가 현장에서 기름 지급 등"이다.

그간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무계약이나 구두계약 형태로 일해왔으나, 지난 3년간 전국건설노조가 표준임차계약서를 요구해왔고 최근 공정위에서 이를 고시했다고 한다. 기름을 현장에서 지급하는 곳은 울산의 경우 기장에 한 곳으로, MGL건설과 쌍용건설사가 시행하고 있다.

장현수 사무국장은 "우선 표준임차계약서 작성을 목표로 하고 이후 방향으로는 차량 임대차 계약과 운전노동에 대한 고용계약을 따로 작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건설기계지부는 14일 조합원 총회 및 총파업투쟁 승리결의대회를 갖고, 16일 모처에 차량을 집결, 천막을 설치해 투쟁본부를 세운 뒤 집중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울산노동뉴스 www.nodongnews.or.kr / 2008년06월04일 12시07분
2008년06월05일 17: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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