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땅의 노점상을 죽음으로 내모는 현 정부와 서울시를 강력 규탄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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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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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3일 오후 3시 20분경, 중구 청계 3가에서 장사를 하던 노점상 박봉규(63)씨가 중구청 구청장실에서 휘발유로 분신을 시도하였다. 그는 전신 80%의 3도 화상을 입고 화기가 입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가, 현재 위독한 상태로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오랫동안 청계 3가에서 노점으로 공구를 팔아 1남 4녀의 가족을 먹여 살리던 박봉규씨는 그동안 중구청으로부터 여러 차례 단속에 시달려 왔다. 지난 21일 이미 한 차례 물건을 빼앗겼고 23일 오후 1시경 이명박 서울시장 앞으로 '이명박 시장은 서민을 돕겠다던 공약을 왜 지키지 않는가'라는 내용의 항의서를 보낸 상태였다. 당일 오후 2시 또다시 판매물품을 빼앗기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중구청에 항의방문을 하였고, 구청장실에서 항의 도중 구청직원으로부터 '노점상은 불법인데 뭐가 잘났다고 항의냐, 저리 가라'고 내몰린 후 휘발유를 몸에 부어 스스로의 몸에 불을 당겼다. 주변의 직원들은 분신에 대한 처리를 방관한 채 시간이 지난 후 수습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옷이 살과 함께 타 버려 허리띠의 흔적만이 남아 있을 정도로 분신의 상황이 심각한 상태였다. 노점상을 비롯한 빈민에 대한 단속 및 처벌 위주의 대응은, 오랫동안 지적되었던 아주 고질적인 병폐이다. 이같은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최근 정부 및 각 지방단체에서는 '고유한 거리문화로서 노점상'을 특화시키겠다는 얼마간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그 전제는 시장에서 (문화)상품으로 팔릴 가치가 없는 노점상의 제거였고, 이는 월드컵을 기화로 잔혹하게 집행되었다. 월드컵 경기 전 불과 2주 동안 도로교통법·식품위생법으로 부과된 벌금이, 2001년 총 1년간 부과된 벌금 11억 7천만원을 넘는 12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은 이같은 잔혹성의 부분적 사례일 뿐이다.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고령, 비숙련 노동자 내지 주부들이 생계유지수단의 하나로 노점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현재 노점에서 영업 중인 상인 중 45%가 IMF 사태 뒤로 노점상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는 한국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와 그것의 귀결로서 노동 및 생활의 불안정화, 그리고 이를 체계적으로 부추기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노점상을 양산하는 실질적 원인임을 만천하에 폭로한다. 이로부터 노점상을 단속하는 주체로서 현 정부 및 각 지방단체가 동시에 노점상을 양산하는 원인의 구조적 일부라는 자가당착이 나온다. 노점상 문제에 대한 그들의 무능력은 바로 이같은 '원죄' 때문이다. 그나마 전향적인 대안이라고 내놓은 시장을 통한 노점상의 (문화)상품화는 노동과 삶의 불안정화를 치유할 수 있는 처방이 전혀 아니다. 시장을 흘러 넘치는 '나머지' 노점상들은 항상 아직 남아 있을 것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단속과 처벌 그리고 그것에 항상 동반되는 극도의 모욕 등, 고전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을 통해 일시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는 고식책 이외에는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제거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억지로 없애려 한다면 그것은 아주 극단적이고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돌아올 뿐이다. 노점상 박봉규씨의 분신은 이의 비극적인 증거이다. 사회진보연대는 노점상을 양산하는 구조적 원인에 대한 해결 없이 단속과 처벌로만 일관하여 이 땅의 노점상을 죽음의 지경까지 몰아 가는 김대중 정권과 이명박 서울시장, 그리고 상황을 이토록 악화시킨 장본인 중구청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빈민대중 및 제 민주사회단체와 함께 아래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 우리의 요구 1. 대책없는 단속으로 분신사태까지 몰고 간 책임자를 처벌하라!! 2. 김동일 중구청장과 이명박 서울시장은 전국민과 서울시민 앞에 노점상 단속에 대하여 공개 사과하라!! 3. 노점탄압 자행하는 김대중 정권 퇴진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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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08월27일 15:56: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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