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 대해 말하려면, 도대체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할까, 하루종일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로 숨을 쉬어서 가습기까지 공동구매했던 우리의 일상에 대해, 이번 여름 우연히 같은 샌들을 사게 되어서 사무실 신발장에서 꺼낼 때마다 헷깔렸던 것에 대해, 늘 수다로 가득했던 언니와 나의 텔레그램 대화창에 대해, 날마다 만날 사람 이름이 빼곡했던 언니의 다이어리에 대해, 내 팔자가 남들 다 퍼주는 곰탱이 팔자라더라 하면서 찡긋 웃던 초승달 눈에 대해, 언니가 자기 능력을 자책할 때마다 내 말문이 막혔던 것에 대해, 언니의 발끝도 못 따라가는 내가 감히 가장 닮고 싶었던 사람은 언니였던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언니를 이 시대의 지도자감으로 점찍고 있었던 것에 대해, 이렇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송민영이라는 우주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언니에 대해 아무 글도 남길 수가 없었다.
언니가 죽음과 싸우고 있을 시간, 내가 할 수 있는 게 엉터리 기도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나서,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사무실엔 침묵과 슬픔만이 가득했다.
그리고 언니가 하늘나라로 갔다.
우리가 할 일이 생겼다.
언니 가는 길, 무엇하나 부족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 사무실은 아주 바빠졌다.
장례, 고인, 시신, 유해, 운구, 추도, 발인, 영결, 유품... 그런 단어들을 언니 이름 옆에 늘어놔야 하는 게 아직도 너무나 어이없지만,
언니 가는 길 외롭지 않게 지켜주고, 언니를 오래오래 기억할 분들이 참석하실 장례식이기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언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참 기쁘다.
어제 오늘은 영정사진을 고르고, 추모영상에 들어갈 사진을 추리느라고 언니 사진만 몇백장을 봤다. 언니가 보낸 시간들을 내 눈에 많이 많이 담고 있다. 그래서 행복하다.
쏭 언니야, 우리 잘 해낼게요.
한국 오는 길 마중나갈게요. 곧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