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이는 내 옆자리.
성실한 민영이는 언제나 출근 일등. 내가 알량한 수영한답시고 일찍 나온 날이면 상큼하게 모닝 사과를 나눠 먹으며 하루를 함께 시작했지.
점심밥을 함께 지어먹는 우리 사무실. 사과 하나로 허기진 우리는 점심시간을 고대했지. 밥 시간이 다가오면 너랑나랑 식당으로 향해 밥당번을 도와 상차리기에 나섰지. 그것뿐이었니 간식으로 준비한 견과류도 깨알같이 나눠 먹었잖아.

우리의 먹방은 사무실에서 끝나지 않지. 하이라이트는 역시 술자리 아니겠어. 일차 이차 술집을 거쳐 삼차는 연남동 공원이지. 꽐라되어서 마지막으로는 너네 집으로 고고싱. 니가 큰 맘먹고 장만한 스피커로 담날 주민항의 들을 각오로 힙합에서 오만 장르 다 거쳐 들으면서 신나게 놀았지.

내 옆자리 민영이. 올 겨울 따듯하게 나라고 털실내화 선물하면서, 가까이 앉은만큼 더 가까워지자고 했는데 왜 멀리가니. 가지마 왜 그렇게 빨리가니. 나는 문장 하나도 완성하기가 어렵구나. 니가 너무 아까워서 사무쳐서 문장 하나를 끝맺기가 어려워.

민영이를 안지 십년이 다 되어가지만 우린 그렇게 가까이서 활동한 적은 없다. 올해 조직실과 연구소가 공동으로 운영되면서 민영이는 내 옆자리에 앉았다. 당시 내 상태는 내코가 석자라는 마인드로 좁은 시야와 마음인지라 후배도 선배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내 옆자리 민영이는 나와 다르게 대인배라 늘 모두를 둘러보고 보듬고있어 고맙고 부끄러웠다. 우리 단체는 언제나 지가 잘났고 인정머리도 없는 사람들인지라 대놓고 칭찬하고 인정한 적은 없었지만, 속 깊고 헌신적인 민영이의 노력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가 이야기하기로 든든한 기둥이었다.

나도 옆에 앉은 짝궁에게 배우는 마음이었다. 특히 여성후배들은 늘어 가는데 우리가 기대고 있던 언니들은 활동에 공백이 생기고, 어느덧 우리는 중견활동가로서 역할을 요구받는 시기였다. 고민과 부담이 커져 갈 때 민영이는 누구보다도 내게 의지가 되었다. 내가 아무리 마음도 시야도 좁다 하더라도 민영이 같은 친구가 곁에 있다면 우리 세대에 돌파구가 생기겠지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래서 막막하다. 아무리 그 뜻을 이어가겠다고 이 글을 마무리하기에는 솔직하게 니가 없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야속한 사람아.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다. 이 거대한 비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라는 거야. 사랑하는 민영아 가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