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팝에서 같은 바지를 사고, 낙엽지는 가을에 같이 사진도 찍고, 그린티애에서 차도 많이 마시고. 언니 덕분에 좋은 기억이 참 많네요.
사소한 삶을 나누는 기쁨이자, 운동에 있어서는 늘 나에게 모범이요 마음 속 가장 큰 선배였던 언니. 뇌를 안거치고 척수로 얘기한다며 놀리다가도, 그래서인지 너는 발언을 참 잘 한다고 자랑스러워해 주었던 언니. 나는 언니가 "이왕 이렇게 된거 끝까지 같이가자던" 그 날의 약속을 아직 믿고 있어서, 언니와의 이별을 실감하지 못하겠어요. 노래 한 곡에 우리가 함께했던 추억이 떠올라 전화기 너머 언니 목소리에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났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보고싶다고 얘기할 수조차 없어서 서럽네요.
저는 늘 걱정되고 마음쓰이는 후배였지요. 언니의 너른 마음에 비해, 나는 언니에게 해 준 것이 너무 없어서 마음이 아파요.
그래도 언니를 사랑하고, 늘 자랑스럽고 든든하다는 얘기를 때때로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언니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아요. 언니가 주고간 사랑 때문이겠죠.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 그래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하고싶은 일들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 그 덕분에 저도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언니는 가는 길에도 저한테 가르쳐 주는게 참 많아요. 정말로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사람이에요.
언니 내일이면 우리 만나요. 제가 울더라도 너무 뭐라고는 하지 마세요. 조금만 울게요.
언니가 있어서 내가 버텼는데, 이제 언니 몫까지 버텨내야 하나봐요. 아직 더 징징대고 싶은데, "야 임마" 하는 언니가 없으니 내 속으로 품어야 하나봐요. 약한 마음이 스물스물 밀려올 때마다 언니가 "마음 단단히 먹어!" 라고 옆에서 말하는 것 같아서, 드문드문 정신을 차리고 있어요.
다른 사람 말에는 잘 안움직여도, 언니 말에는 움직였던 저인데, 이제 어쩌죠?
다른 선후배들 떠난자리에도 우리는 꼭 함께 가자고 잡았던 언니 손을, 어떻게 놓아야 할까요?
언니가 꿈꿨던 것들, 하려고 했던 것들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해야겠지만
언니 없이는 너무 힘이 들 것 같은 제 마음, 언니도 알죠?
언니처럼 좋은 사람과 같은 꿈을 꾸고,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때로는 저 사진처럼 마음놓고 웃고 떠들 수 있는 사람이 언니여서 정말 행복했어요.
언니가 저한테 줬던 사랑만큼 저도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될게요.
사랑해요 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