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같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주 볼 수는 없지만 언제든 고개를 돌리면 그 곳에 서 있는 사람들.
굳건하게 언제나 그 자리에 당연한 듯이 서 있는 사람들.

민영선배는 제게 그런 존재셨습니다.

민영 선배를 처음 직접 마주하게 된건 대학 새내기때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학년이 높아져가도, 나이를 먹어도 선배는 선거운동본부에서
총학생회에서, 중앙집행국에서, 그리고 민주노총과 사회진보연대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그 길에 선배는 당연한 듯 서 계셨습니다.

비록 자주 만날수는 없었지만 가끔 있는 술자리에서,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선배가 살아가는 모습은 제게 일종의 부채감이었습니다. 먼 산 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굳건하게 서 있는 민영 선배를 바라보며, 비록 운동을 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이렇게 살지는 말아야지, 혹은 이 정도는 하고 살아야지란 생각을 가슴에
품고 살 수 있었습니다.

선배가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 동안 멍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있을 것 같은 분이 사라져버린 기분이었습니다.

선배랑 마지막 연락한 것이 언제인지 찾아보았습니다.
작년 11월에 선배의 생일을 축하한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올해는 보내지도 않았구나. 아..왜 그랬을까.

카톡을 더 보니 작년에 허브티 선물을 보냈을때 사진을 찍어 제게
감동했다고 보낸 카톡이 보였습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힘든 길을 가는 선배에게 운동 접은 후배가 선물 한번 보낸게 뭐 대수라고..
그런 작은것에도 고맙다고 사진까지 찍어 카톡을 하는 민영 선배에게
난 제대로 고마워 하기나 했는지 아니면 좀 더 그 작은 정성이라도
더 표현하지 못했는지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

선배가 떠나니 이제야 선배가 얼마나 제게 큰 존재였는지..
그걸 이제서야 느낍니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던 선배를
이제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허전함과 슬픔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슬퍼할지언정 절대 선배를 잊지 않을것이고 잊을수도 없을 것입니다.

고대에는 사람이 사망해도 사망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 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을 기억하는 사람이 남아 있으면 그 아직 살아있다고
여겼다고 합니다.

민영 선배, 비록 떠나셨지만 전 선배를 꼭 기억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선배가 어떻게 떠나셨는지 보다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민중과 함께하는
세상을 위해 어떻게 헌신하셨는지 더욱 더 기억하겠습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 선배. 선배는 떠나셨지만 선배가 제게 주셨던 삶의 이정표.
꼭 가슴속에 담아두고 살겠습니다. 가시는 마지막길 평온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