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인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네요.
그런데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이기도 하죠. 그래서 지금 약간 어색하기도 해요. 하지만 전 동지를 잘 알아요.
10년 겨울에 다해 선배에게서 행진활동을 하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어요.
혼자 학교에서 고군분투하며 지내고 있었지만 정말 나 혼자 생각하면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잘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과 뭉치면서 활동을 해야하고 그로인해 어쩌면 제 진로가 생각지도 못한
무엇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부담이 커서 거절을 했어요.
홍대 앞이 었어요. 제안을 거절하고 대신에 다해선배를 따라서 홍대 노조 간담회를 간 기억이 나요.
저도 학교에서 청소노동자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었거든요. 사실은 자포자기 심정이었어요. 그래도
지난 쏟아 부은 시간이 아까우니 마지막으로 홍대투쟁에 다 쏟아 부어보자는 심정으로 함께 했어요.
농성장에서 몸싸움하다가 폰이 부서져 버렸어요. 그래서 아예 스마트폰을 사게 되었고 트위터란 걸 알게 되었죠.
다른 사람의 글을 쉽게 볼수 있다는 생각에 아무나 친구추가 하다보니 동지도 알게 되었어요. 지금도 프로필이 그때와 똑같던데
"대한 세계화 운동"이라고 시작하잖아요. 그래서 전 동지가 행진활동을 했던 사람이란 걸 알게 됐어요.
그 뒤로 동지의 글을 보기 시작했어요. 과연 이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할까?
다해선배도 굉장하던데 이사람도 적어도 다해선배만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생각과 다르게 동지의 평범하고 소박한 글들.. 그리고 또 그 글들을 보면서 왜 저는 많은 위로를 받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동지의 평범한 일상이나 생각들이 오히려 저같은 사람들도 제대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받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결국 입대를 미루고 진짜 제대로 활동을 하겠다는 용기도 포함해서 말이에요
어디 연대하자는 글.. 좋아하는 음악.. 시도하지 않는 다이어트에 대한 걱정
당신의 글들을 읽으면서 '훌륭하다고 칭찬을 받는 활동가들도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구나' 라는 건강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 뒤로 투쟁현장에서 동지를 간간히 볼 때마다 인사 하기엔 어색해서 구름다리 마냥 휘어지는 눈웃음만 보고 저도 속으로 웃고 지나치곤
했습니다. 언젠가 인사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요. 전역한지 얼마 안되서 사회진보연대 사무실에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계셨는데 그때 왜 인사를 하지 않았나. 엄청 후회하고 있어요.
동지의 트위터 한 개를 찾아서 같이 올릴려고 해요. 오늘 이걸 찾느냐고 반나절을 보냈네요.
이 트위터를 보고 다해선배에 대해서 신뢰가 두터워졌기 때문에 행진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다해선배에게도 이걸 보여주었어요. 아마 기뻐하지 않았을까요.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저 트윗을 보고 저도 반가운 마음에 "멋져요 그런데 제가 더 좋아해요ㅋㅋㅋ"라고 대화을 보냈는데
"유치해요"라고 답장을 보내주셔서 당황했어요(웃음) 제가 동지와 유일하게 나눈 대화입니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만 가득해요. 아마 모든 사람들이 같은 마음이겠죠.
고맙다는 이 말을 하기 위한 서론이 길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