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은아 우리도 가고 있어
현석이랑 려목이랑 셋이 가는 중.

나도 이 길이 잊혀지지 않을꺼 같어.
가서 보자 상은아


> 민영아 너 마중나가는 길이야.
공항철도를 타면 집회하러 맨날 서울역쪽으로 가는데, 아주 가아끔 반대편 공항쪽으로 갈때면 기분이 들떴어. 그게 출장이어도 누군가를 배웅나가는 거여도 왜인지 여행가는 기분에 붕붕 뜨는 거 있잖아.
그런데 그 방향으로, 내 이 말에 맞장구칠 수 없는 너를 맞이하러 가다니. 나는 이제 항상 이 길에서 오늘을 떠올릴 것 같다.

에이씨, 때려쳐 때려쳐 하면서도 못 때려치고 오십 육십 먹게 되겠지 싶었었는데. 그 때 "아니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세상은 왜 이모양이야" 하면서 술먹을 사람 중에 너는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가끔 '진짜 우리 뭐 할수나 있나' 싶을 때 그래도 우리 동기들이랑은 이런 얘기할 수 있겠지 생각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고 저축들어놓은 것 같고 노후보장 된 것 같고 막 그랬다? ㅎ

운동이 망해도 너는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네가 없어서 우리 이제 망했다. 어떡하냐..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네가 없는 자리를 1%라도 메꿀 수 있겠나 싶은데. 그래도 내가 나중에 너 만나서 "야 너땜에 망했잖아" 이러면 안되니까 열심히 할께. 1%라도 메꾸게. 나머지 99%로는 네가 사랑하는 선후배동기들이 메꿔줄 것이라 믿어.

이틀 전까지는 아무 말도 정리가 안되었는데 이제 할 말이 너무너무 많이 생각난다. 또 올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