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있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신상도 알릴겸 글 남긴다.

그저께는 친구들이랑 술을 먹다가 심하게 헛소리를 했다. 애들이 많이 갈구더라. 동지이자 친구인 아이들이 내가 헛소리 할 때 어떤 반응이었는지 하나하나 기억이 난다. 민영이 너 같은 경우에 그냥 웃고 넘길 수 있는 사안이면 "야 쏘, 그게 뭐야"라고 핀잔을 줬을 거고, 심각하고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입을 앙다물고 약간 뚱한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겠지. 그런 너의 반응들을 또 보고 싶다. 친구들이 나는 걱정 받고 사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그렇다고 했다. 이기적이지만 니가 걱정해주는 걸 보지 못하니 좀 허전하기도 하다.

10월에 홍대 앞에서 사람들이랑 술 마시면서 한 말 있잖아. 꼭 서울로 와야 한다고. 얼마 안 있으면 그렇게 될 것 같다. 니가 떠난 이후로 가장 많이 생각했던 말이 그 말이었다. 사실 그날 같이 술마시고 헤어진 후에도 니가 한 말 많이 생각했어. 그래도 계속 고민은 했었지만. 너 가버린 후에 정신이 없어서 또 미숙하게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래도 니가 하라고 당부했던 걸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장 집도 구하고 관계도 풀어야 하고 업무 적응도 해야 하지만, 니가 조언했던게 틀릴 일은 없다고 확신한다.

한편 난생 처음으로 '조직'이라는 직책이 붙은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여러 사람들에게 어떤 업무를 해야하는지 조언을 구하고 있어. 조직을 잘 했고, 조직진단도 잘 했으며, 조직관리도 잘 했던 너의 조언이 있다면 정말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나름의 방식으로 역할을 하고 나중에 너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아직 니가 있는 곳에 가보지 못했다. 서울에 다시 자리를 잡게 되면 가서 이야기할게. 조만간에 보자 민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