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검찰은 삼성대변인인가?
노조파괴문서 무혐의 처분을 철회하고 철저히 재조사하라!

2015년 1월 27일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고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두 사람은 "S그룹 노사전략“이라는 문서를 작성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금속노조 삼성지회 노동자들에 의해서 2013년 10월 22일 고발당한바 있다. “S그룹 노사전략”이란 삼성그룹의 노조파괴 지침서다.

검찰은 해당 문서가 작성주체와 출처가 불분명하고, 문건을 폭로한 심상정 의원이 출처를 밝히지 않으며, 계열사가 이 문서에 따라 노동탄압을 했다는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고 무혐의 이유를 밝혔다. 1년이 넘는 조사시간에 비하면,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검찰은 이 문서의 작성주체가 삼성그룹이라는 근거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 문건이 폭로된 직후 삼성은 자사 블로그(http://blog.samsung.com/4064/)를 통해 “오늘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자료는 2011년 말 고위 임원들의 세미나를 준비하면서 바람직한 조직문화에 대해 토의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014년 1월 23일, 삼성 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조장희 삼성지회 부지회장의, 부당해고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면서 ‘S그룹 노사전략’ 작성자가 삼성그룹으로 판단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노조설립현황과 대처상황 등은 그룹 고위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며, 해당 사실과 문건의 사실이 일치하는 점을 들어서 삼성그룹이 문서작성의 주체라는 사실이 추인된다고 밝혔다.

“S그룹 노사전략”에는 실제 에버랜드(현 제일모직)가 민주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해서, 알박기(친사 유령노조) 노조를 만들고, 노동조합활동가들을 해고하고 징계한 과정이 그대로 나타난다. 위 문건에는, 노조가 설립될 경우 “고사시켜라”라는 말을 서슴치 않는다. 또한 문건에는 에버랜드에서 노동조합을 만든 노동자들을 주동자, 조합원으로 세세하게 분류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설립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하는가 하면, 사측의 선제대응을 “시나리오에 따른 신속한 선제 대응, 11.6.20 친사노조 설립 및 6.29 단체협약 체결”이라고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부당 노동행위를 명시하고 있다. 이는 삼성, 그리고 에버랜드 관계자가 아니면 작성할 수 없는 내용이다. 2013년 결성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도 노조파괴문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삼성은 이재용 체제를 준비하면서도 여전히,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해서 진주, 마산, 서수원 센타를 폐업하고 기본협약을 불이행하고 있다. 에버랜드에서는 여전히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있다.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는 듯 했던 반올림 문제도, 실망스러운 해결책만 제시하면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삼성에 대한 법집행, 과거사 정리는 분명하고 엄격해야 한다. 에버랜드와 삼성SDS 사채 부당이익 환수문제나, 삼성전자 직업병문제, 그리고 노동조합 탄압 문제는 삼성이 바뀔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오히려 면죄부를 줌으로써, 삼성이 책임을 회피하고 변화를 외면할 구실만 준 셈이다.

만일 검찰이 삼성의 불법과 비리에 또 다시 눈 감는다면, 삼성 장학생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을 것이다. 삼성의 비리와 부정 불법을 바로잡지 않고, 재별개혁과 경제민주화는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박근혜 정권과 검찰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재벌개혁과 삼성개혁의 목소리가 높은 이 시점에 또 다시 발생한 삼성면죄부에 분노하며, 검찰의 엄정한 재수사를 촉구한다. 만일 궁색한 구실로, 삼성과 이건희의 죄를 덮으려 한다면 삼성 노동자들과 국민들은 분노할 것이다. 또한 불법적인 삼성과, 삼성에 빌붙은 검찰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5년 1월 27일
삼성노동인권지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