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노사협상 타결을 환영하며

직접고용 정규직화 쟁취 투쟁으로 나아가자


오늘(4월 17일) 노조 결성 383일, 고공농성 돌입 70일만에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가 협력사협의회(홈서비스센터)와 임금 및 단체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한국 사회 3대 재벌그룹에 맞선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일단락된 것이다. 노조 설립 후 1년 넘게 함께 투쟁해온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이번 SK브로드밴드 노사합의를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하면서 뜨겁게 환영한다.

물론 전체 교섭 대상 46개 센터 중 아직도 미합의된 4개 센터(동대문/중랑, 마포/용산중구, 강북, 서초과천 지회)가 남아있지만, 재벌 자본에 맞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쟁취해낸 표준중앙협약과 각 센터별 협약안은 소중한 투쟁의 결실이다. 이번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 노사합의안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른바 ‘근로자영자’ 형태로 일했던 개통기사 등을 임단협 체결 즉시 센터 소속 정규직 노동자로 전환하고, 2차 하도급업체들에 재위탁한 업무에 대해 2015년 이내 회수를 통해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왜곡된 고용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비록 원청사용주 직접고용 정규직화까지 이르진 못했지만, 그간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최말단에서 고통받아온 재하도급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쟁취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다.

둘째, 건당 수수료를 받았던 개통기사들에게 업무량에 관계 없이 150만원 이상의 고정급을 보장하는 등 임금 체계를 개선하고, 장애처리(AS)기사와 내근직에 대해 고정급을 각각 25만원과 15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고용안정과 함께 일정한 임금 인상을 통한 처우 개선을 동반한 것은 이후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셋째, 과거 각종 노동법 위반 사항들과 관련하여 노동자들에게 면책 합의금을 지급하고, 이로써 노사 간의 법적 공방을 종료하고 고용․임금․퇴직금․4대보험 등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또한 그동안 노동자의 급여에서 퇴직충당금을 공제한 경우 이를 전액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노사 공히 준법은 합리적인 노사관계의 근간이다. 무엇보다 사용자들의 관행적인 법 위반을 바로잡아 서로 믿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든 것은 큰 성과이다.

넷째, 격주 토요일 휴무 등 노동시간 단축, 명절연휴 등을 유급휴일로 부여하고, 연차휴가 보장 등 복리후생 확대에 대해 합의했다. 주말과 휴일이 있는 삶을 요구하며 싸워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간절한 소망이 일정 정도 이뤄진 것이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 조합원들은 장기간에 걸친 원하청의 노동조합 탄압과 대체인력 투입에도 굴하지 않고 굳건한 단결로 이겨냈다. 그리고 마침내 5개월간의 파업과 고공농성투쟁, 그리고 만만찮았던 현장투쟁을 통해 첫 단체협약 체결을 쟁취해냈다. 다시 한번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동지애를 담아 그간 한몸으로 분투해온 희망연대노조 지도부와 SK브로드밴드 조합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직도 남아 있는 미합의 센터들이 있고, 막바지 교섭 중이지만 장담하기 쉽지 않은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70일째 고공농성투쟁 중인 강세웅 동지와 장연의 동지는 아직도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씨앤앰-티브로드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하나였다. LG유플러스 지부 투쟁이 승리하는 그 날, SK브로드밴드 지부도 비로소 승리하는 것이다. 하나된 양 지부의 상징으로 중앙우체국앞 전광판 위에서 펄럭이는 깃발이 되어 투쟁하는 두 동지가 무탈하게 우리 곁으로 되돌아올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이제 악질 LG그룹 구본무 회장에 대한 투쟁을 본격화할 것이다. 4월 24일 민주노총 총파업 당일 고공농성장 집중투쟁결의대회를 시발로 더욱 거센 사회적 연대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재하도급 철폐를 핵심으로 하는 불법적인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개선하는 투쟁을 마무리지을 때까지 LG 자본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 SK-LG그룹 내 간접고용 비정규직 철폐와 원청사용주 직접고용 정규직화 투쟁을 힘차게 시작할 것이다. 중간착취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두고는 인간다운 노동은 불가능하므로,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희망연대노조와 함께 4대 재벌 다단계 하도급 구조 근절을 위한 더 큰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우리 시대의 희망임을 확신한다.

2015. 4. 17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