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정보, 이주민에게도 차별없이 제공해야 한다

- 기본적인 다국어 안내도 없는 현실
- 같은 사회 구성원인 이주민들을 안전조치에서 소외시키지 말아야


1. 메르스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온 나라에 퍼지고 있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확산세가 꺾이리라던 방역당국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확진 환자가 122명에 달하고 격리자도 4천 명에 달한다. 자고 일어나면 상황이 더 심해지니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은 긴장의 연속이다.


2. 이러한 상황에서 당국의 안천조치로부터 많은 사회적 약자들이 소외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170만 이주민들은 기본적인 정보에조차 접근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에 관한 정보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고 매일 많은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인데 이주민들에게는 그 흔한 국민안전처의 문자메시지 하나 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염병이 돌고 있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하러 왔다 갔다 할 때는 괜찮은 건지, 감염되지 않으려면 뭘 해야 하는지, 병원에 갈 일 있는데 갈 수 있는 건지, 만약에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많은 이주노동자, 이주민들이 이주노조나 이주지원단체에 문의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본국 언어로 된 안내문 한 장 없다.


3. 질병관리본부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문의해 봐도 메르스에 관한 다국어 정보는 없다. 심지어 영어로 된 것도 없다고 한다.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 유학생, 동포 등 수많은 이주민들 역시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고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안전에 대한 권리 역시 동등하게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차별없이 안전조치를 취하고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메르스 확산을 막는 방안의 일부인 것이다.

더욱이 중국동포 간병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자 이에 대한 혐오 언사가 인터넷 댓글 등에 횡행하고, 중동 출신 이주민들에게 차별적인 시선을 보내는 등 메르스를 빌미로 인종차별적 행태들이 보이는 것은 극히 경계되어야 한다.

- 질병관리본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고용노동부는 메르스에 관해 이주민들에게 다국어 정보를 제공하라!
- 각 지자체는 해당 지역 이주민들이 메르스에 관한 충분히 정보를 제공받고 예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라!
- 같은 사회 구성원인 이주민들을 안전조치에서 소외시키지 말라!

2015. 6. 12
이주노동차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