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적 정리해고법, 평생비정규법, 임금삭감법 등 노동법 개악을 중단하라!
노사정위원회가 노동개악 정부 단독 강행에 꽃길을 깔아주는 들러리인가?

9월 10일 노사정위는 사실상 결렬되었다. 김대환위원장은 12일, 13일 주말을 통해 논의를 더 진행한다고 하나 한국노총과 정부의 입장은 명확히 갈렸다.
핵심쟁점은 상시적 정리해고법에 다름 아닌 일반해고와 일반해고 등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수월하게 도입하기 위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완화이다.
박근혜 정부가 반드시 강행하겠다고 하는 노동개악의 핵심 내용이다.
정부가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 아님에도 온 나라에 광고 선전을 하면서 맘대로 해고와 임금삭감, 평생비정규직을 만드는 노동개악 상품을 팔기 위해 난리를 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노동개악 내용들은 애초에 가이드라인이나 지침으로 될 일이 아니다.
또 박근혜정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행할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기에 노사정위원회라는 들러리 기구에서 ‘사회적 합의’라는 방식으로 추진될 수 있는 내용들도 아니다. 다만, 노동개악을 개혁으로 포장해 줄 포장지가 필요했을 뿐이다.

9월 14일 개악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당정협의회를 가동을 전제로 노사정위원회 합의를 종용하는 오늘 최경환부총리의 입장은 한국노총에 두 무릎을 다 꿇으라는 최후통첩이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을 들먹이며 또다시 귀족노동자 선동을 곁들이는 것은 노동자 분열획책과 노동조합을 공공의 적으로 몰아가고자 사골국물처럼 우려먹는 고전적 수법이다.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임금교섭을 할 수 있는 조건임에도 정부가 오히려 임금체계개편, 성과연봉제, 임금피크제 등 노동개악의 핵심내용을 관철시킬 것을 재벌대기업 회장들에게 주문하면서 노사갈등을 오히려 부추키어 그 역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박근혜정부의 노동개악 추진 방식은 이렇게 협박과 회유, 거짓선동, 꼼수와 협잡이 난무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임금피크제만을 앞세워 사실상 노동자들의 반발이 가장 큰 일반해고 도입과 취업규칙불이익변경 문제가 전면적인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을 감추어 왔는가 하면, 지금은 또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을 강행하겠다고 하면서 전 국민을 평생 비정규직으로 쳇바퀴 돌게 만들 수 있는 비정규직법 개악이라는 엄청난 내용을 마치 다 논의된 것처럼 은근슬쩍 물타기하고 있다.

국민과 청년들 그리고 노동자들에게는 노동개악 내용 하나하나가 다 핵폭탄이다.
노동개악의 내용들은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 권리를 최소한으로 보호하는 자물쇠마저 열어 헌법과 근로기준법을 통째로 뒤흔들고 완전히 약육강식의 정글로 노동자를 내모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일반해고는 쉽게 말하면 ‘상시적 정리해고법’이다.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때 정리해고 대상자를 점수를 매겨 점수가 낮은 노동자를 대상자로 한다.
정부가 말하는 일반해고도 마찬가지다. 점수를 매겨 저성과자를 가려내어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시행된다면 경영상 위기가 없이도 상시적인 정리해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상시적인 정리해고를 하겠다는데 어떤 노동자가 동의할 수 있겠는가?
상대적 저성과는 아무리 해고해도 매년 발생할 수밖에 없기에 정리해고보다 더 흉악한 법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완화는 노사간 힘의 균형추를 맞추는데 역할을 해온 노동조합의 역할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10%에 불가한 노동조합의 보호막조차 걷어 내겠다는 것으로, 임금피크제, 일반해고도입 등 노동자들에 목숨같은 임금과 고용문제를 결정하는데 사용자에게 전적인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모든 국민들에게 노동조합 가입을 이야기 할 때 대한민국 정부는 모든 국민들에게 노동조합은 악이라는 막말을 일삼았는데 그 의도가 바로 노동조합 무력화인 것이다.

지금 쟁점으로조차 되지 않고 있는 비정규법 개악내용은 가장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기간제법상 2년이라는 무기계약직으로 가는 상한선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4년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이제 정규직은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다.
55세 이상 파견근로 전면허용과 고소득전문직 파견근로 허용이 법으로 개악된다면 어느 사업주가 비정규직 파견근로자를 채용하지 정규직을 채용 하겠는가?
평생비정규직을 보장하는 비정규법 개악이다.
평생비정규법을 만들면서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대국민 사기극이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10일까지 시한을 정해놓고 밀어 붙이고 있는 최경환부총리에게 쓴소리를 하면서 노사정위원회 마지막 대타협의 기회를 가지겠다고 했으나 최경환부총리는 한마디로 무시했다. 실권은 정부에 있고, 정부는 노사정위원회를 정부가 노동개악을 단독 강행하는 길에 꽃길을 깔아주는 들러리로 보고 있는 것이다.
14일전까지 시간 줄 테니 들러리 역할이나 잘하라는 모욕적인 언사다.

오늘 정부 관계부처 합동발표는 그동안 사회적 타협과 대화를 통한 사회적 합의로 그들이 말하는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말짱 거짓이었음을 고백한 것이다.
노사정위 합의의 전제조건은 정부가 요구하는 내용을 담아야 하고, 노사정위가 결렬되더라도 단독 강행하겠다는 것은 누가보아도 사회적 대화와 타협이 아니다.

이제 분명해졌다.
상시적 정리해고법, 평생비정규법, 노동시간을 60시간으로 늘리고, 통상임금범위를 축소하여 임금을 깎는 임금삭감법, 이 모든 노동개악법안을 국회에 상정할 것이라 발표했다.
사실상 노동자의 마지막 남은 권리와 법적 보호장치의 자물쇠를 열어 자본이 가장 돈 벌기 쉬운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생존권을 빼앗겠다는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노사정위가 예상대로 결렬의 수순을 밟고 정부 단독강행이 추진된다면 정권을 상대로 한 민주노총의 전면적인 총파업은 불가피하다.
97년 정리해고법을 막기 위해 전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고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했듯이 상시적 정리해고법과 평생비정규법을 막기 위한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어느 국민이 지지를 보내지 않겠는가?
박근혜정권의 노동개악 강행은 제 무덤을 파게 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

2015년 9월 1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