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성과·퇴출제는 국민 피해! 시민들과 함께 막아 내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구의역 사고는 모두 공공부문이 국민 생명과 직결돼 있다는 것을 비극적으로 보여 주었다. 십 수년에 걸쳐 진행돼 온 공공서비스 민영화, 안전규제 완화, 안전 업무 외주화가 이런 끔직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재앙들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이러한 비극들이 끊임없이 재현되고 상시화 될 토대를 놓으려 하고 있다.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퇴출제가 바로 그 하나다. 공공부문 성과·퇴출제는 공공부문의 노동자들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이기적이고 부도덕한 특권 집단’으로 몰아 저항을 무력화해 이러한 공격을 용이하게 하려 한다.
그러나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저항이 무력화되면, 성과주의에 따라 수익성 논리를 따라야만 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성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정말로 이기적인 개인들로 행동하도록 내몰리게 될 것이다. 성과주의를 앞세워 강화되는 노동통제·임금하락·고용불안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영혼을 파괴할 것이다. 그 피해는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공공부문 성과주의는 국제적으로도 폐지되는 추세다. 시장주의를 대표하는 국가인 미국의 경우도 1978년에 공공부문에 성과주의 임금체계가 도입됐다가 2009년에 완전 폐지됐다. 미국 감사원은 1981년 보고서에서“직원들이 보상·이 높은 특정 항목의 점수를 받는 데에만 집중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매일노동뉴스>보도에서 인용)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이 국민들의 필요와 편의보다는 성과내기에 몰두해 공공서비스가 왜곡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민간기업의 경우도 팀워크를 해친다는 이유로 10년 동안 유지한 성과관리제도를 폐지했다.
 
국내에서도 사례가 있다. 2009년부터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가 CT, MRI 등 고가장비 과잉진료를 부추기고 협업체계를 무너뜨리는 부작용만 양산한 채 다시 호봉제로 돌아간 서울시동부병원의 사례가 있고, 성과를 내기 위해 가난한 가계를 쥐어짜 보험료 징수율을 높여야 했던 건강보험공단의 사례가 있다. 성과주의는 국내에서도 실패로 끝났다.
 
공공부문을 국민을 위한 서비스에 복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성과·퇴출제가 아니라 부당한 낙하산 인사, 이들의 부당한 정부 정책에 대한 무분별한 충성을 근절해야 한다. 공공부문 성과·퇴출제는 낙하산 인사들의 정부 충성에 직원들 줄 세우기를 강요해 문제를 더욱 더 심각하게 만들 뿐이다. 녹조 라떼를 낳은 4대강 사업, 엄청난 부채를 떠넘긴 해외자원개발 사업 등이 근절되기는커녕 더 활개치게 될 것이다.
 
공공부문이 국민들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공공부문 내에 대규모의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공공부문 일자리는 유럽의 나라들에 비해서 턱없이 적다. 청년 일자리 만든답시고 기업에 보조금만 퍼줄 게 아니라 공공부문에 유럽 수준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9월 27일로 예정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동시 파업은 부패한 낙하산이 지배하는 공공부문을 바로 세워, 국민들에게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청년 일자리를 비롯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정의로운 파업이다.
 
공공부문 성과·퇴출제 저지 시민행동은 오늘부터 거리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려 한다. 공공부문 성과·퇴출제가 가져 올 파괴적인 결과를 시민들을 직접 만나며 알려나갈 것이다. 그래서 공공부문 노동자들과 시민들 사이 이간질을 무력화시킬 것이다. 시민들이 노동자들과 함께 공공부문 성과·퇴출제를 저지하는 데 나설 것이다.
 
오늘을 시작으로 매주 시민들을 만날 것이며, 9월 20일 시민행동 집중 캠페인 주간 선포 및 9.27 공공부문 총파업 지지 시민 행동, 각 분야별 성과·퇴출제 저지 및 공공부문 총파업 지지 릴레이 행동, 출퇴근 선전전, 1인 시위 등의 활동을 전국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다.
 
부패한 충복을 비호하기 위해 추악한 정쟁에 몰두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는 한 나라의 정부이기를 포기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이런 정부가 뻔뻔하게도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공서비스를 파괴하려 한다. 우리는 시민들과 함께 이 정부를 저지할 것이다.
 
2016. 8.31
공공성 강화와 공공부문 성과/퇴출제 저지 시민사회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