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장관은 세월호 참사를 벌써 잊었는가?
‘과적기준’완화 운운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
강호인 장관은 당장 사과하라!
 
 
지난 10월 3일(월)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의왕 ICD를 방문해 과적기준을 완화하겠다는 망언을 하였다.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거부에 돌입할 경우 … 열차운행계획 조정, 화물자동차 통행료 면제, 과적기준 완화 등을 통해 파업으로 인한 연관 산업 피해 등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과적기준을 완화해서라도 화물연대 파업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우리는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과적기준을 완화하겠다니, 강호인 장관은 과적이 세월호를 침몰시킨 직접적 원인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잊었는가? 차량화물, 철근, 콘테이너 등 적재중량보다 많은 과적 화물이 30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는 사실을 잊었단 말인가? 진실규명을 방해하는데 전념해온 박근혜 정부조차 과적은 안 된다며 문제삼아왔다는 사실을 잊었단 말인가?
 
화물 과적은 자체로 도로 위 교통사고 주범 중 하나다. 사망사고를 일으키는 교통사고 주범이 과적이다. 또 화물 과적은 도로를 파괴하고, 교각 등 도로 상의 구조물에 심각한 내상을 입히기도 한다. 과적 그 자체로 2차사고,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과적 화물 차량운행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육상에서 과적 관행은 해상에서 과적 관행으로 이어진다. 항만에 설치된 이동식 계근대 단속을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뿐더러, 계근장이 부두와 떨어져 있어 화물 계근(무게 측정)을 마치고 난 뒤 추가로 화물을 싣는 것 역시 간단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화물 과적을 당연시 여기는 화주들의 무리한 요구, 화물 과적을 단속하지 못하는 정부당국의 무능, 그리고 화물운송업계에 퍼진 과적 관행에서 비롯한다.
 
최근 선박 과적 적발 건수가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2016년 8월 현재 단속 건수가 68건이었다고 하는데, 남은 4개월을 감안하면 2013년 86건과 비등한 수준이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 한 해만 단속 건수가 15건으로 반짝 줄었을 뿐, 시간이 지나면서 과적관행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적단속 주무부처의 장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과적기준을 완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해서라도 화물연대 파업을 제압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을 가진 자가 어떻게 국토교통부 장관이 되었는지 의문일 뿐이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망언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파업시기 화물 과적 관행이 만연할 것에 대비해, 어떠한 이유로든 ‘과적은 안 된다’며 단속 의지를 밝혀야 한다. 이를 하지 않는다면 10월 3일 이후의 과적과 이로 인한 사고는 모두 국토교통부 장관의 책임이다. 과적 관행에 기름을 부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과적 기준을 완화해 화물연대 파업을 무력화하겠다는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국민 앞에 당장 사과하라!
 
 
2016년 10월 4일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