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무력화에 맞선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투쟁을 지지한다!
 
올해 6월30일 서울역은 전국에서 모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로 가득했다. '지금당장! 최저임금1만원'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총파업 지침에 따라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학교에서 세상으로, 거리로 나선 것이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간절한 염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투쟁은 그 어떤 해보다 큰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8월부터 시작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과의 단체교섭에서 전국 15개 교육청은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키려는 꼼수로 일관하며 노동자 희생만을 강요했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대표자 단식투쟁에 돌입, 추석명절조차 차가운 길바닥에서 보내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음을 온몸으로 알렸다. 그리고 10월 25일부터 전조합원 무기한 총파업 투쟁을 선포했다.
 
올해의 집단교섭은 지역별로 상이한 학교비정규직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전국적으로 통일하고 내부 격차 감소, 노동자 단결을 확대하는 계기로서 의의가 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며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하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학교비정규직 문제해결을 1호 업무지시로 하는 등 변화된 분위기 속에서 2017년 단체교섭은 여느 해보다 성숙된 모습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전국 15개 시도교육청은 내년 단체교섭에서 논의해야 마땅할 의제를 끌고 와 억지를 부리며 교섭을 파행으로 몰고 갔다.
 
교섭파탄의 책임은 비단 15개 교육청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단식투쟁 보름 만에야 노숙농성장을 찾은 교육부 장관은 ‘집단교섭을 처음 진행한 탓에 서툰 면이 있었다’며 교섭재개를 당부했다지만, 작금의 사태는 단지 교섭이 서툴러서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현장에서조차 비정규직차별과 인격차별이 존재하는 현실, ‘비정규직 종합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학교현장을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는커녕 계산기 두드리며 청와대와 교육부, 교육청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태도가 문제다. 정부가 아무리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장담해도, 일하면 일할수록 더 커지는 정규직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 문제 해결 없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공문구에 불과하다.
 
‘짤리지 않고 계속 일하고 싶다’는 소박한 요구로 투쟁에 나섰던 이랜드홈에버 노동자들이 비정규직법개악이라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비정규직철폐투쟁의 최전선에 서게 되었듯이, ‘불합리하게 지급되던 근속수당을 제대로 달라’는 마찬가지로 소박한 요구로 단체교섭에 임했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2017년의 비정규직철폐투쟁 최전선에 서 있다.
 
비정규직법안 시행 하루 전, 이랜드홈에버 여성노동자들은 파업에 돌입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제까지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 자신들의 투쟁이었다면, 이제부터 전개될 투쟁은 우리 모두의 투쟁이 되어야 한다. 대표자들의 헌신적이고 선도적인 투쟁에 이은 전조합원 총파업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꼼수를 저지시키고, 비정규직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싸움에 동참하자. 10월 25일 총파업을 널리 알리고 지지하는 실천을 적극적으로 전개해나가자.
 
 
2017년 10월 12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