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화와 노동

사회진보연대 주간웹소식지


제 589호 | 2012.11.21

이스라엘은 학살과 범죄를 중단하라!

학살을 멈추기 위한 국제연대를 만들어가자

정책위원회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가자 지구 집권당인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11월 14일 가자 지역에 대대적인 폭격을 시작했다. 공습이 시작된 지 일주일만인 지난 20일 한때 휴전 협상이 타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스라엘의 거부로 무산됐다.
휴전 협상이 진행되던 20일 낮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공습은 이내 다시 시작되었다. 20일 가자 지구에 들어간 한국 한 언론의 특파원은 ‘전투기들의 굉음과 1시간 여 간격으로 들려오는 폭격음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보건부는 20일 현재 1,500차례 이상 공습으로 13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절반 가까이는 민간인이며, 어린이와 여성, 노인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스라엘은 확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며,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얼마 전에 끝난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 이스라엘을 소외시켰다며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물고 늘어졌다.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10월 22일 '오바마의 중동 정책에 의구심을 보이는 이스라엘의 많은 국민은 조용히 롬니를 응원한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강경한 입장과 조금 거리를 두는 듯 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 껴안기에 나섰고, 이번 이스라엘 공습은 '자위권 발동'이라며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이미지: Israel Refuses to Lift Blockade, by Carlos Latuff)

이스라엘의 ‘조직화된 테러’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공습은 조직화된 테러"라고 규정했다. 이번 공습이 시작된 14일, 이스라엘은 미사일 공격으로 하마스의 군 최고지도자 아흐메드 알 자바리를 암살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 우리는 하마스와 테러 그룹에 확실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미사일 공격이 알 자바리를 죽이려는 의도였음을 서슴없이 드러냈다. 이러한 표적 암살은 국제법은 물론 이스라엘 국내법에서도 금지하고 있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 더욱이 이스라엘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공습을 시작부터 실시간으로 보도하는 등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노림수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대한 자위적 행동이 아니라 명백히 이스라엘 국내 정치용이다.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나라들처럼 지난 8월 이스라엘에서도 물가폭등과 정부의 경제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9월 초에는 이스라엘 전역에서 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물가상승과 양극화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4만 명이 총리 관저를 향해 가두행진을 벌였다. 날로 규모를 확대해가는 시위는 현 정부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지배 세력들은 지난 10월 15일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10월 예정되었던 총선을 1월에 치르기로 했다. 결국 이번 공습이 총선을 앞두고 국내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이 상당수 이스라엘의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진행되어왔다는 점(1955년, 1961년, 1981년, 1996년, 2009년) 역시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한다. 안보 불안을 자극해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것은 세계 어느 지배세력이나 매한가지다.

부수적 피해?

현재 가자 지역의 상황은 그동안 이스라엘이나 서방 세계가 주장하는 소위 ‘외과적 처방’(군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이 얼마나 거짓된 선전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폭격은 군사시설과 비군사시설,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다.
18일에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쏜 미사일 두발이 민가에 떨어져 일가족 11명이 몰살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일에는 언론사 로고가 찍힌 차를 타고 이동 중이던 팔레스타인 언론인 3명이 이스라엘의 폭격에 숨졌다. 또한 이스라엘이 외국 언론사들이 입주해 있는 건물들도 거침없이 공격하고 있어 기자들이 그나마 지금까지 공습당하지 않은 병원에 모여 기사를 쓰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알려진다. 이스라엘은 이들이 하마스와 연계됐기 때문이라며 언론에 대한 표적 공습임을 숨기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결코 외과적 처방과 이에 따르는 부수적 피해가 아니라, 민간인을 포함하는 명백한 학살 행위다.

은폐된 진실

이번 상황을 전하는 일부 언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투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언뜻 현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전하는 듯하지만, 이런 식의 접근은 마치 지금의 문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자만의 문제인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렇게 마음 놓고 살육을 벌일 수 있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의 든든한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1910년대 이후 미국과 영국 등의 승인 아래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2차 대전 승전국들의 묵인 아래 팔레스타인을 억압했다. 미국과 서방 세계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스라엘이라는 존재를 활용해왔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이 ‘자위권 발동’이라면서 이스라엘을 노골적으로 옹호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확대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성명은 미국의 거부로 채택조차 되지 못했다.

한국과 이스라엘, 피에 젖은 무기 거래

지난 20일 KBS는 ‘한국형 아이언돔 구축’이라는 뉴스를 보도했다. 이번에 하마스의 로켓포를 공중 요격한 ‘아이언돔’이라는 이스라엘의 요격미사일 체계를 소개하면서, ‘한국의 초계함 4척을 도입하는 조건으로 한국에 아이언돔 판매를 추진 중’이라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를 인용했다.
침략 전쟁에 조응하기 위해 해외 파병을 할 때에는 국제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던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학살 전쟁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한편으로는 이스라엘에서 무기를 사들이려 한다. 이스라엘 군 당국이 선전하는 것처럼 이번 공습에서 아이언돔이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학살하면서 무기 광고를 한 것이고, 한국 정부는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피에 젖은 무기를 사들이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은 결국 한국이 적극적으로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크게 고조시키는 미국의 MD 체계의 일환이라는 점을 우리는 누누이 확인한 바 있다.

학살 중단을 위한 연대행동에 나서자!

아무렇지 않게 학살과 전쟁 범죄를 자행하는 이스라엘과, 이를 지원하거나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서방 세계와 한국의 지배계급은 민중의 평화적 생존에는 관심이 없다. 저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천인공노할 학살도 서슴치 않는다. 미국과 서방 세계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군사력을 키워온 이스라엘이 안보 불안을 조성해 민중들을 현혹하고 학살을 자행해왔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이에 저항하는 운동을 조직해야 한다. 이러한 지배계급의 술수를 분명하게 폭로하지 못한다면 한국에서도 안보불안을 빌미로 반복되는 지배계급의 탄압을 돌파할 수 없다. 이러한 야만과 학살 속에 벌어지는 피에 젖은 거래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결국 한반도의 긴장도 한층 고조될 수밖에 없다.
오는 11월 25일(일요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침공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염원하는 긴급 행동이 서울에서 준비되고 있다.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학살을 중단시키고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찾기 위한 행동이 지배계급의 야만적인 술책을 부수고 세계 민중들의 평화적 생존을 보장하는 길임을 인식하고 함께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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