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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0호 | 201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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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맞은 한미동맹, 대북 선제 핵공격의 의지를 드러내다

45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결과 분석

정책위원회
지난 10월 2일,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45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가 개최되었다.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 60년간의 한미동맹을 ‘가장 강력한 동맹’으로 평가하며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맞춤형 억제전략’을 공식화하고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시점을 재검토하겠다고 합의한 것이다.


군사적 긴장 고조시키는 대북 맞춤형 억제전략

작년 44차 SCM에서 한미 양국은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억제수단을 유형별로 구체화하는 ‘맞춤형 억제전략’의 도입에 합의했다. 이번 45차 SCM에서 ‘미합중국은 핵우산, 한미 양국의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방어 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하여 대한민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고 강화’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한미동맹의 맞춤형 억제전략 중에서 한국군이 동원하는 전력은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발사 이전에 탐지-식별-결심-타격할 수 있는 ‘킬 체인’(Kill-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다. 이는 각각 북한의 핵·미사일을 발사 전과 발사 후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맞춤형 억제전략은 종전의 핵우산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더욱 구체화한 것이다. 기존의 핵우산 개념이 적국의 핵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이 핵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일반적인 개념이었다면,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한의 군사력과 한반도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한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북핵 위협 상황을 ‘위협-사용임박-사용’의 3단계로 나누고, 임박 단계에서는 한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제거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는 전·평시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 사용 위협부터 실제 사용까지의 모든 과정을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한미동맹의 군사적 우위를 확고히 하려는 것이다.
나아가 이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을 위한 사전단계로 볼 수 있다.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이번 SCM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간 ‘상호 운용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하려면 관련국인 한·미·일이 미사일의 위치와 속도, 궤적 등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MD는 발사되기 직전, 그리고 발사 직후 몇 분 안에 미사일을 탐지·격추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실시간 정보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북한에 대한 핵억지력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MD 체계 자체의 완성을 위해서도 이러한 정보 공유 및 상호운용성 증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은 북한의 핵을 빌미로 잠재적 적국인 중국을 염두에 둔 MD 체계의 완성까지 노리고 있는 것이다. MD 체계는 자국에 어떠한 피해도 남기지 않고 핵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개념을 내포하며, 상대방에 대한 선제공격의 가능성을 개방한다는 점에서 위험천만한 전략이다.

전작권 환수를 둘러싼 한-미 이해관계

이번 SCM의 또 다른 쟁점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시점이었다. 지난 2010년 한미 정상은 전작권 전환 시점을 당초 2012년 4월 17일에서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최근 북한의 3차 핵실험 등을 근거로 북한의 핵위협이 더욱 커졌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고조된 한반도 긴장 상황과 한국의 지휘 체계, 무기 보유 상황 등 전반적 준비 미비를 이유로 전작권 환수 시점을 재연기 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최근 미국은 정부 부채한도와 관련하여 여야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연방정부 업무가 부분적으로 정지되는 등 재정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방비의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 또한 미국은 2017년까지 주한미군(미 8군) 전력에 대한 전략적 유연성을 완전히 확보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전략적 유연성은 해외주둔미군재배치검토(GPR) 계획에 따라 주둔 미군을 기동타격대 성격으로 전환, 기존의 붙박이 주둔군의 형태가 아니라 특정 지역을 무력으로 필요한 시기에 타격할 수 있는 미군의 새로운 운용 형태를 지칭한다. 이는 미국의 헤게모니가 위협받는 곳에서 언제든 ‘선제공격’ 할 수 있다는 작전 원리를 담고 있다.
이제 미국은 헤게모니 유지를 위해 통제·관리가 필요한 곳에 집중 개입하기 위한 유연성 확보를 중요하게 여긴다. 주한미군의 경우에도 한국의 안보와 북한의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전 세계 어디든 파견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며, 한국군에 대한 전작권 환수는 이러한 유연성 확보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한미 양국은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전작권 환수 시기를 확정할 것이다. 한국은 북한 핵위협의 증대를 이유로 좀 더 안정적이고 확대된 미국의 핵억제력을 요구하며 전작권 환수 시기 재연기를 주장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을 암묵적으로 전제한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허용을 포함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등을 요구할 것이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한국 정부에 요구해왔던 MD 참여와 미국산 첨단무기 구입, 주한미군주둔비 분담금 증액 등을 재연기의 조건으로 제시할 것이다.
전작권 환수는 ‘자주국방론자’들, 그리고 민주당과 진보진영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미국에 종속된 한국의 군사력 운용 통제권을 일정 부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확인한대로 전작권 환수가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미국 군사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고, 그에 조응하는 자주국방론이 실상 한미동맹의 강화를 전제하는 것임을 감안한다면 전작권을 조기에 환수하라는 것 자체가 평화운동의 요구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현재 한미 양국간 현안을 고려한다면 전작권 환수는 양국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전작권 환수 시점 재검토를 계기로 한미동맹의 호전적 재편이 더욱 탄력을 받을 우려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평화운동은 단순히 전작권을 예정대로 환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의 호전적 재편에 대해 일관된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한미동맹의 호전적 재편에 맞서 싸우자

이처럼 한미 양국은 북한 핵 위협을 근거로 양국의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MD 체계 편입을 예고하는 맞춤형 억제전략은 실상 북한에 대한 선제핵공격을 암시한 것으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한층 고조시킬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비핵지대화를 달성하기 위해 한미동맹의 호전성을 제어해야 한다. 미국의 MD 편입, 미국산 첨단무기 구입, 주한미군주둔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반대하는 투쟁을 펼치자. 또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같은 대북 선제공격 전략을 비판하고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을 함의하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요구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자. 한반도 평화를 위한 사회운동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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