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준)

Issue Report 준비 1호(2009.06.08)

GM 파산 이후

지엠대우 전망과 대응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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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원(jwhan77@gmail.com)

 

 

노동자운동연구소(준)는 경제 위기 시기의 노동자운동이 나아갈 바를 보다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토론해나가기 위한 사회진보연대 부설기관입니다. 내년 초 정식 출범을 준비하고 있으며, 시범적으로 격주로 노동자운동의 핵심 이슈에 대한 분석을 담은 짧은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 요약

 

6월 1일 GM이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 마지막까지 논란이 되었던 270억 달라 규모의 채권단 중 절반 가량이 출자전환에 합의함으로서 미 정부가 계획하였던 자본 확충 및 부채 청산 프로그램 기준 충족. 채권단과 GM 사측의 현재까지 합의는 미국 및 캐나다 정부가 72.5%, 전미자동차노조의 퇴직자건강보험기금이 17.5%, 무담보 채권 소유자들이 10%의 지분 소유.

GM이 파산보호에 들어가더라도 각국에 독립 법인으로 존재하는 계열사들이 연계되어 회생 및 청산되는 것은 아님. 하지만 금융 시장, 자동차 시장에서의 신뢰도 하락으로 신규 차입이 힘들어지고, 자동차 판매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큼. 특히 본사 파산 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세계 생산망과 판매망에 대한 관리. 현재 GM은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생산과 판매를 하고 있으며, 상호 밀접하게 연결. 역사상 GM 수준의 글로벌 기업이 파산한 경험이 없는 관계로 향후 글로벌 네트워크가 어떻게 변화할 지는 미지수.

 

한편 파산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 정부 지원금은 해외 법인에 대한 지원금으로 사용될 수는 없음. 해외 법인들은 각국에서 지원금을 조달해야 함. GM의 계열사들은 시장 기반의 생산/영업 법인, 인수합병 한 브랜드 기반의 생산/영업 법인, 하청생산법인으로 구별할 수 있는데, 이 중 두 번째 그룹은 매각 방침이며, 세 번째 그룹은 현지에서의 자금 조달 능력이 생사의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임.

 

지엠대우는 GM의 대표적인 하청 생산 공장. GM에게 중소형차 생산 필요, 미 자동차 연비 규제안 등으로 지엠대우 생산 설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현재까지는 시장과 생산 설비를 동시에 갖춘 중국의 GM-SAIC가 좀 더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 또한 미국 정부의 R&D 지원의 조건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신개발 차의 미국 내 생산이라는 점에서 지엠대우의 GM 내 지위는 더욱 하락할 가능성 큼. 결국 지엠대우에 대한 최종판단은 한국 정부의 지원 수준과 GM의 중장기적 생산 재조정 전략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임.

 

고용과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엠대우에 대한 처리는 경제 위기에 대한 정부 대처 능력의 시험대가 될 것. 정부가 지엠대우를 파산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대출 상환 만기 연장, 융자금 추가 지원 등의 단순 자금 지원은 회사 정상화보다는 GM 본사와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국내외 금융 기관에 대한 파생상품상환에 사용될 가능성이 큼. 일부 언론을 통해 산업은행이 부채-자본 교환 방식으로 지분인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 경우 역시 해외판매망이 모두 GM 계열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현 상황에서 인수 후 생산 판매에 대한 대책이 문제.

 

진보진영은 이러한 상황에서 고용, 임금 등 경제위기 시기의 노동권에 관한 전국적, 전노동자적 쟁점을 우선 제기해 나가는 것이 우선 필요. 전세계적 경제 위기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상당한 생산 하락이 불가피. 이에 따라 제조업을 필두로 산업 별 구조조정 혹은 생산 감축이 불가피하며, 고용 구조 역시 대폭적인 조정이 이루어 질 것. 이러한 대규모 구조조정 과정에 대한 단위 사업장 별 대응 혹은 특정 산업의 육성과 관련한 대안은 국내외 수요가 근본적으로 제약되어 있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수출 경쟁력, 시장 수요 등 시장의 법칙에 종속되어 분명한 한계. 한시적해고금지-고용안정특별법, 최저임금 현실화 등을 통해 노동권 보장 수준을 상승시켜 놓아야만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 가능.

 

지엠대우의 경우 파산 위기 상황 속에서 당장의 고용 유지를 위한 정부 지원 요구 역시 필요. 하지만 여러 거시 경제적, 산업적 제약 조건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함. 현 경제 위기 상황에서 세계 자동차 시장이 오랜 기간 침체 상태에 있을 가능성, 생산량의 90% 가까이가 GM의 하청 생산인 지엠대우의 생산 구조, 내수 시장의 수출 생산량 수용 능력 부족 등이 그것. 따라서 대폭적인 생산 감소에도 고용 유지가 가능한 노동시간, 교대제 개편 등의 방안, 초국적 자본 GM의 추가 수탈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 정부가 자본 확충을 통해 지엠대우를 유지하더라도 최소한의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함.

 

물론 이러한 단기 대책은 ‘단기적’인 대책일 뿐이며 한국 사회 중장기 변화 목표와 동시에 이루어질 때만이 의미 있음. 노동자운동의 단결과 사회운동의 사회적 힘을 키워나가 대안세계화 운동의 새로운 전환을 모색해야 함. 이러한 첫 번째 매개로 현재 이명박 정부의 감세, 4대강 정비 사업 등 부자들과 자본만을 위한 재정 지출 전략을 변화시키기 위한 투쟁 필요. 친환경, 친노동적 산업 재편과 공공서비스 일자리 만들기 등 계급적 재정 요구를 통해 대안적 사회에 대한 전사회적 합의 지반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