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실험, 실패에 가까워…'외부요인'이 추가실험 좌우"
1차 핵실험 분석을 통해 본 추가 실험의 가능성

출처: 프레시안 2006-10-23 오후 4:39:56

중국의 특사 외교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일단 낮췄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추가 핵실험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할 뿐더러, 금융제재에 관한 미국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핵실험 유보 약속은 언제든지 번복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지난 10월 9일의 1차 북한 핵실험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분석한 강정민 미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과 피터 헤이스 노틸러스 연구소장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통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무기에 대한 신빙성을 높이고 핵보유국 반열에 들어가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며 2차 핵실험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노틸러스 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린 분석글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이는 1차 핵실험이 기술적으로 실패에 가까워 "핵무장을 했다고 할 만한 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처럼 기술적인 측면에서 필요한 추가 핵실험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정치적인 요인이라는 게 이들의 결론이다. 이들은 "추가 핵실험을 실시할 정확한 시점은 '중국의 반응'이나 '남한의 구호물자' 등 기술 외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거듭 표명함으로써 2차 핵실험 날짜를 앞당기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상황을 악화시킨다거나, 혹은 핵에 관한 북한 지도부들의 계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적 요인을 조성해 2차 핵실험 시도를 포기하도록 하는 등" 북한의 행동을 좌우할 '레버리지'는 미국 측이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은 결국 금융제재에 관한 미국의 입장변화가 추가 핵실험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일반의 전망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 글의 원문은 미국 노틸러스 연구소 홈페이지(www.nautilus.org)에 게재되어 있다. 다음은 노틸러스 연구소의 양해를 얻어 강 박사와 헤이스 소장이 10월 20일 발표한 글을 전문 번역한 것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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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에 대한 기술적인 분석

강정민,피터 헤이스/美노틸러스연구소

이 글에서는 2006년 10월 9일 북한의 핵실험을 분석하고, 핵실험의 폭발력이 얼마나 됐으며, 과연 그 실험은 부분적인 성공이었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어떤 정보들이 확보돼야 하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필자들은 핵실험에 따른 지진파 변동와 방사성 가스 유출물, 핵실험으로 인해 나온 플루토늄 잔해에 대한 가상분석을 통해 무엇이 확인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겠다.

필자들은 북한이 이번 핵실험으로 인해 핵보유국의 반열에 오를 수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북한이 무기화가 가능한 실제 핵폭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증명해 보이고, 다른 핵보유국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 위해 핵실험을 다시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북한은 스스로 핵무장을 했다고 선언했지만, 그에 대한 실험에 있어서는 핵무장을 했다고 할 만한 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특이하고 모호한 상태에 놓여 있다.

이같은 어정쩡한 상황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거듭 표명함으로써 2차 핵실험 날짜를 앞당기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상황을 악화시킨다거나, 혹은 핵에 관한 북한 지도부들의 계산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의 정치적 요인들을 만들어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보유 능력을 증명해 보이려는 노력을 포기하도록 하는 등 미국 측에 새로운 레버리지를 주고 있다.

1. 지진 규모와 지하 핵폭발 규모의 관계

이 둘 사이의 관계는 지질 조건에 따라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석 지질(hard rock) 성분의 지하에서 실시되는 핵실험에서 지진 규모와 TNT 120kt 이하의 핵폭발력의 관계를 해석하는 데에는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공식이 적용된다.

Mb = 4.262+0.973 logY (Mb는 리히터 규모의 진도, Y는 핵폭발 규모)

미 지질조사국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북위 41.294도, 동경 129.134도의 지점에서 리히터 규모 4.2의 지진파가 감지됐다고 발표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기구가 발표한 진도는 리히터 규모 4.0이었다.

리히터 규모 4.0과 4.2의 진도를 위의 공식에 대입하면 각각 TNT 폭탄 0.5kt과 0.9kt 정도의 폭발력이 나온다. 즉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평가된 이번 핵실험의 규모는 0.5~0.9kt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소형 전술 핵탄두의 폭발력 수준이고, 다른 핵보유국들이 실시한 첫 핵실험 규모(미국 19kt, 구 소련 25kt, 영국 25kt, 프랑스 60kt, 중국 22kt, 인도 12kt, 파키스탄 약 9kt)에 비해서는 매우 작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 실시 사실 자체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2. 핵실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방사성 핵종 측정

이는 미 국가정보국(DNI)이 "10월 11일 채취한 공기 샘플을 분석해본 결과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고 이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의 지하에서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폭발 규모는 1kt 미만이다"고 발표함으로써 해명됐다. 이 발표는 1절에서 나온 물리학적 계산의 결과와 일치하지만, 핵분열 생성물을 분석함으로써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한다.

DNI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핵실험은 고농축 우라늄이 아닌 플루토늄으로 만든 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거의 확실시된다. 소량의 플루토늄이 핵분열 연쇄반응을 통해 핵폭발을 일으킬 때는 방사성 불활성 기체 등 다양한 핵분열 생성물들이 만들어진다. 이 생성물 중에서 제논131m(Xe-131m), 제논133, 제논133m, 제논135 같은 물질들은 핵폭발을 모니터하는 데에 널리 쓰이는 지표들이다. 왜냐하면 이 가스들은 핵실험지에서 퍼져나간 오염된 기체덩어리(downwind plume)에서 공기 1입방미터(㎥) 당 수 밀리배크럴(mBq)만 있으면 될 검출될 정도로 측정을 위한 최소검출농도(MDC)가 아주 작기 때문이다. 또다른 방사성 불활성 기체인 크립톤85(Cr-85)는 제논에 비해 훨씬 덜 유용하다. 왜냐하면 크립톤85의 반감기(방사성 원소가 붕괴되어 원자의 수가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필요한 시간-옮긴이)가 10.76년으로 제논에 비해 매우 길고, 대기중의 배경농도가 높아 규모가 작은 핵실험에서 나오는 적은 양의 물질을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 붕괴 시간이 짧기 때문에 방사성 제논은 핵폭발이 이뤄진 뒤 짧은 기간 내에 채취되고 측정되어야 한다. <표1>은 방사성 제논의 반감기와 최소검출농도를 보여준다.

<표2>는 방사성 핵종의 생성과 붕괴를 계산하는 방식인 'ORIGEN2' 코드를 이용해 강정민 박사가 북한 핵실험의 폭발력이 1kt이라는 가정 하에 생성된 방사성 제논과 크립톤85의 전체 방사능 양을 계산한 것이다.

<표1>방사성 제논 반감기와 최소검출농도

<표2> 약 1kt의 핵폭발에서 나온 방사성 제논과 크립톤85의 방사능량 (단위 배크럴)
▲ 예컨대 핵실험이 있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제논131m이 11.934일 이내에 채취·측정되어야 하며 공기 1입방미터(㎥) 당 10밀리배크럴(mBq) 이상이 있어야 함. ⓒ프레시안

일반적으로 이 핵분열 생성물들은 전체 방사능량에서 매우 적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북한 핵실험에서 이 생성물들이 얼마나 누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때는 핵실험지에서 퍼져나간 기체덩어리(downwind)의 농도로써 세부 누출 상태(topography), 바람과 기상의 상태, 그리고 시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DNI의 발표로 볼 때 최소검출농도 이상이 발견되고 추출됐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오염된 공기의 확산과 핵실험으로 나올 수 있는 지질학적 폭발물 투하 경로를 세밀하게 모형화한다면, 측정된 농도를 통해 폭발 규모를 평가할 수 있고, 그것은 지진파 분석으로 평가된 폭발력과 비교해 보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변수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지 않은 상황에서, 특히 핵실험 장소의 지질과 상태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역산(逆算)은 오차범위를 크게 할 수 있고 폭발에 대한 지진파 분석에 특별히 유용한 정보를 더해주지 못한다. 따라서 이 가스들을 평가하는 것은 핵실험을 했나 안 했나를 확인하는 데에만 도움을 줄 뿐 폭발력을 평가하는 확실한 방법은 될 수 없다.

3. 플루토늄 잔해를 이용한 핵폭발 규모 확인

북한 핵실험에 대한 지진파 분석은 핵실험 규모를 개략적으로 추정하게 한다. 정확한 핵실험 규모는 폭발에서 나온 플루토늄 잔해의 일부 동위원소의 구성을 측정함으로서 확인될 수 있다.

<표3>은 강정민 박사가 'ORIGEN2' 코드를 이용한 계산으로 북한 핵실험에서 나온 플루토늄 잔해의 동위원소의 구성을 추정한 것이다.

<표3> 2006년 10월 9일 북한 핵실험에 따른 플루토늄 잔해의 동위원소 구성 추정치

이번 실험에 쓰인 플루토늄이 영변 5메가와트 흑연로의 가동으로 나온 사용후 핵연료에서 얻은 것이라는 가정 하에, 필자들은 원자로를 1년 가동했을 때의 연료소비율(burnup rate)은 약 100~150MWd/tHM, 3~4년 가동했을 때는 약 300~600MWd/tHM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관찰비와 지진파에 기초해 연료로 쓰인 플루토늄의 "생성 연도"(즉 원자로 작동 내력에 대한 정보에 기초해, 원자로를 언제 작동할 때 그 플루토늄이 만들어진 것인가를 알아내는 것) 혹은 다른 변수들에 대한 정보를 통해 폭발 규모를 결정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전체 플루토늄 양에 대한 플루토늄239의 비율과, 플루토늄239에 대한 플루토늄240의 비율을 측정함으로써-핵폭발로 인한 지진파 규모를 측정해 추정된 폭발력을 계산함으로써- 핵폭발의 정확한 규모를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이 그토록 소규모의 지하 핵실험에서 나온 플루토늄 잔해를 채취한다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이같은 방법으로 플루토늄 생성 연도를 알아내는 것이 유용하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결 론

우리는 지진파 분석을 통해 북한 핵실험의 폭발력이 1kt 이하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미 국가정보국(DNI)의 공기샘플 분석 결과 방사성 제논의 함유량이 핵실험을 감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치(최소검출농도)보다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나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것만은 확실해졌다. 만약 북한의 핵실험 결과 발생한 플루토늄 잔해의 동위원소 비율을 안다면 우리는 북한 핵실험의 확실한 핵출력을 계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현 단계에서 우리는 북한 외부에서 수집된 정보들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추정치를 산출할 수밖에 없지만 이 정보들이 정확하다는 가정 아래에서는 북한 핵실험의 출력이 0.5kt 내지 1kt 수준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북한의 핵실험의 출력이 1kt 이하로 추정된 데에는 몇 가지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폭약이 조잡하게 설비된 탓에 폭발이 조기에 발생했거나(Pre-detonation), 플루토늄이 압착되거나 투입된 플루토늄의 모양이 이상해 폭발이 산발적으로 이뤄졌을 수도 있다. 플루토늄 양이 적거나 순도가 낮은 플루토늄 핵종이 섞였을 경우, 중성자 기폭제에 이상이 생겼거나 중성자 반사기의 오작동 등 다른 주변적 요소의 영향을 받아서도 조기 폭발이 발생할 수 있다.

설명이야 어찌됐건 우리는 핵폭탄이 핵탄두로 쓰일 수 있겠느냐 하는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의 핵실험이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다른 네 가지 관점에서는 북한이 기술적인 성공을 거뒀다고도 할 수 있다.

첫째로 그리고 기술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 임계상태를 만들 수 있는 기술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핵 임계상태란 핵분열에서 발생하는 중성자와 흡수·누설로 없어지는 중성자가 평형을 이뤄 연쇄반응이 지속되는 상태다-옮긴이)에 도달하게 됐다는 것이다. 북한은 그간 수년에 걸쳐 다양한 수준의 핵폭발을 구상해 왔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북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한 번의 실험으로 많은 것을 실습할 수 있었고, 그들이 습득한 지식은 2차 실험을 구상하는 데에도 활용될 것이다. 다양한 수준의 핵폭발을 이뤄낸 것은 기술적으로 상당한 성과일 뿐 아니라 조기에 폭발한 임계질량은 여러 종류의 다른 결과물을 도출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앞으로 진행될 작업에 상당한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둘째, 북한이 좀 더 큰 규모의 핵무기를 폭발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을 것이고, 장착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크기가 작은 핵탄두를 장착하기로 마음먹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술적으로 훨씬 어려운 수준이긴 하지만 이번 핵실험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북한은 지난 20여 년 동안 원자로 작동의 어려움과 사용후 핵연료로부터 플루토늄을 추출해 내는 것의 어려움을 겪었으나 (핵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보아) 적은 양의 플루토늄을 경제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습득하고 있었다.

넷째, 북한이 방사능 유출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에 노력해 온 만큼 실험을 계속하는 데 따른 정치적 저항이 적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이 네 가지 성공요인에는 다른 요인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스스로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그리고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김정일에게 국내적인 정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일 평양에서는 "북한의 역사적인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기 위한 군중 행렬이 이어졌고 그들은 "핵실험을 성공한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들을 열렬하게 축하한다"고 쓰인 거대한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른 핵보유국들은 문제의 실상을 알고 있다. 핵실험 전까지 북한은 핵 보유 문제를 애매하게 처리한 '이스라엘 모델'을 취하는 게 가능했었다. 핵보유의 목적 자체야 어찌됐든, 모든 사람의 예상에 맡겨두고 핵보유 자체가 갖고 있는 위협은 유지했던 것이다.

핵실험을 실시하고 실패한 후 북한은 더 이상 그같은 모호함에 기댈 수 없게 됐다. 북한은 0.5kt 밖에 안 되는 '초소형 핵'일지라도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핵 억지력과 강제력을 동시에 제공한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핵보유 국가들이 북한의 핵 보유를 '비정상적이고 믿을 수 없을 뿐 아니라 파급력도 적은 핵을 보유한 것' 이상으로 받아들일지는 확신할 수 없다.

요컨대 북한은 현재 다른 국가들에게 '핵 아마겟돈'을 위협할 수 있을 만큼의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장착 능력에 관한 사실들은 의도적으로 가리면서 잠재적 핵능력이 불분명하게 알려진 상황을 이용하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통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무기에 대한 신빙성을 높이고 핵보유국 반열에 가담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추가 핵실험을 실시할 정확한 시점은 기술 외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중국의 반응'이나 '올 겨울 남한의 구호물자' 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북한 정권은 첫 번째 실험에서 보여주지 않은 능력들을 확실히 보여줄 시점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시점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는 핵이란 위협을 미국을 억지하는 데 쓸 것인가 아니면 양자 혹은 6자회담 등을 통해 협상을 하는 데 쓸 것인가에 대한 북한 정권의 기본적인 견해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점을 살펴봤을 때 미국은 북한의 추가 실험 감행 여부는 물론 그 시점에 대해서도 지속적이고 독자적인 영향력을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번역=황준호·이지윤/기자)

* 원문에 실린 참고 및 인용 주석은 생략됨.

● 필자소개

1. 강정민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

원자핵공학 박사인 강정민 연구원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핵정책 전문가다.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프린스턴대학 과학/세계안보 프로그램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그 후 미국 노틸러스 연구소 등과 수년간 북한의 전력 정책에 대한 공동연구를 수행했고, 국내에서는 평화협력원 연구위원으로 일했다.

강 박사가 객원연구원으로 있는 미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는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을 비롯해, 북한 영변 핵시설을 직접 방문한 바 있는 식 해커 박사와 존 루이스 박사 등 저명한 핵 과학자들이 연구활동을 벌이는 곳으로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 정부 및 민간연구기관들의 정보가 총집결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2. 피터 헤이스 노틸러스 연구소장

호주 멜버른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 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엔환경계획과 아시아개발은행, 세계은행, 캐나다 국제개발연구위원회, 미국 국제개발청, 유엔개발계획 등에서 일하며 개발도상국의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천착해 활동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문제에 대해 많은 글을 써 왔고, 1974년부터 76년까지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국제 환경연락센터(Environment Liaison Centre) 소장을 역임했으며, 89년부터 91년까지 호주 정부 산하 미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며 수차례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국제정책태평양위원회와 미 외교협의회(CFR), 아시아태평양 안보협력이사회의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