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중앙은행 연준의 양적완화정책(수량완화정책, QE)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연준 의장인 버냉키가 직접 그 의미를 해설한 글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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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The Crisis and the Policy Response

제  목 :위기와 정책대응

기  관 : Federal Reserve

발표자 : Ben S Bernanke

날  짜 : 2009-1-13

 

 

 

연방기금금리를 넘어서: 연준의 정책 도구


현재 연방기금금리는 제로에 가깝지만, 연준은 이번 위기대처에 사용할 수 있는 몇몇 정책도구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도구 중 하나는 정책 의사소통입니다. 만일 오버나이트 금리가 영(0)에 가깝다고 해도, 위원회는 미래 통화정책 방향을 일반 대중에게 알려줌으로써 장기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12월 FOMC회의 발표문에서 위원회는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평소와 달리 연방기금금리를 일정기간 낮게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이런 발표문은 대중들로 하여금 아주 낮은 금리가 더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 믿게 만들어, 총수요를 부양시키고 장기금리가 하락하도록 압력을 줍니다. 이런 종류의 발표문이 중요하긴 하나, 정책기대를 경제전망에 결부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조건부적 방법입니다. 만일 대중들이 발표문에서의 미래정책이 무조건적이라는 것을 알아챌 경우, 이것은 실질적으로 경제전망을 변경시켜, 장기금리가 원했던 방향으로 반응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책은 무엇보다도 오버나이트 금리의 현재 및 미래 예상가치와 얽매여있으며, 연준은 신용시장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통해 더 넓은 범위의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정책도구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실상 그것들을 사용해왔습니다. 앞으로 설명하겠지만, 저는 이들 도구들을 세 개 그룹으로 분류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다른 중요한 점들이 있습니다만, 이들 도구 모음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연준의 재무구조에서 자산부분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각 도구들은 연준 당국의 신용확장 및 증권매입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도구들은 건전한 금융기관들에게 단기유동성을 지원하는 중앙은행의 전통적 역할인 최종대부자 역할과 긴밀하게 맞닿아있습니다. 위기기간 동안, 연준은 금융기관들이 충분히 단기신용에 접근할 수 있도록 몇몇 특수 조치들을 취했습니다. 이런 조치들은 신용 입찰을 위한 새로운 제도들의 고안과, 은행 및 적절한 국채딜러에게도 대출해주는 할인창구의 설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7년 8월, 저희들은 재할인율과 목표 연방기금금리의 스프레드를 100bp에서 25bp로 줄였습니다. 할인창구 대출기간을 1일에서90일로 연장시켰으며, 예금기관들에게 3개월 만기 신용대출을 해주는 기간입찰대출 제도(Term Auction Facility)를 실행했습니다. 그리고 국채딜러들이 유동성이 부족한 담보물로 국채를 대출할 수 있게 하는 기간증권대출제도(Term Securities Lending Facility)를 실행했습니다. 이들 기관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서 국채딜러신용대출제도(Primary Dealer Credit Facility)를 실시했습니다.


은행간 시장이 전세계적이기 때문에, 연준은 14개국 중앙은행들과 상호통화스왑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전세계 달러자금조달시장의 상황 완화를 위한 스왑계약을 통해, 각국 중앙은행들은 연준으로부터 달러를 받아, 자국에 대출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 달러유동성 공급의 대부분은 연준 자체 자금조달 입찰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 이뤄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면, 금융기관에 신용을 공급하는 연준의 신용위험 노출 정도는 미미하다는 것입니다. 저희들의 다양한 제도를 통해 은행과 국채딜러들에게 이뤄진 대출에서 연준은 일반적으로 초과담보(Over-Collateralized)를 받았으며, 연준은 대출기관들에 대한 상환청구권이 있습니다. 연준은 은행과 국채딜러에 대한 대출을 진행하면서 손실을 입은 적이 전혀 없습니다, 통화스왑계약의 경우, 상환의무는 최종적으로 자금을 받게 될 금융기관이 아닌, 외국 중앙은행들에게 있습니다. 또한 추가 안전보장을 위해, 연준은 대출한 달러와 동등한 규모의 외환을 외국 중앙은행들로부터 받았습니다.


중앙은행에 의한 유동성공급은 시장참여자들을 안심시켜, 단기투자자의 신뢰상실이라는 시스템적 위험을 감소시킵니다. 금융기관은 잠재적으로 불안정한 자산투매 없이 현금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수요 보조는 자금조성 압력과 그와 비슷한 문제들을 완화시켜, 대출을 해주고, 시장을 창출하고자 하는 이들 기관들의 의지를 강하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은행과 국채딜러에게 대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만병통치약만은 아닙니다. 오늘날, 심지어 유동성이 넘쳐날 때에도 자본과 자산등급, 그리고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는 많은 중개기관들의 신용확대 의지를 꺾습니다. 더욱이,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기업어음 시장이나 자산유동화증권 시장과 같이, 일반적으로 미국 신용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주요 비은행시장의 불안정성이나 신용이용력의 감소까지 직접적으로 처리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슈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연준은 주요 신용시장 내 차입자와 투자자에 대한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두번째 정책도구를 개발했습니다. 특히 저희들은 고등급의 3개월 만기 기업어음을 매입하고, MMF시장에 대한 유동성보조제도들을 실행했습니다. 더욱이 연준과 재무부는 공동으로 학자금대출, 자동차대출, 신용카드대출, 그리고 중소기업청의 보증에 의해 발행된 AAA등급의 자산유동화증권들을 담보로 한 대출 실시를 발표했습니다. 이 제도에 의한 연준의 신용위험 노출 정도는 미미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들 담보들에는 “담보할인율(haircut)”이 적용될 것이며, 재무부가 추가 손실 보호를 위한 200억 달러의 자본을 지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이 제도가 다음 달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루고 있는 문제의 성격에 따라, 저희들의 다양한 제도들의 근본원리와 목표는 각각 다릅니다. 예를 들어 MMF 지원 프로그램의 목적은 고전적 중앙은행의 역할인, 최종 유동성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번 맡는 것입니다. 9월, MMF의 순자산가치가 액면가보다 하락해서, “1달러선 이 하로 떨어졌을 때”, 투자자들은 기업어음이나 CD와 같은 민간투자수단에 투자하는 MMF시장에서 대규모의 자금을 인출했습니다. 펀드매니저들은 자산을 유동화하고, 초단기 상품에 투자하는 것으로 대응했습니다. 인출속도가 빨라지면서, MMF산업의 안정성과 기업어음시장의 기능은 위협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연준은 은행들이 MMF시장에서 고등급 자산유동화 기업어음을 매입할 수 있도록 대출해주는 제도들을 포함한 몇몇 프로그램들을 이용해서 이에 대응했습니다. 이 제도는 유동성을 효과적으로 펀드로 이동시켜, 자산을 무분별하게 매각시킬 필요 없이 상환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MMF 투자자들에게 부분적 보증을 제공하는 재무부의 프로그램과 함께, 이런 노력들은 MMF로부터의 현금 유출을 억제하고 MMF산업의 안정화를 지원했습니다.


3개월 만기 고등급 기업어음(A1-P1)을 매입하는 연준의 제도는 기업어음시장의 차입자들과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을 동일하게 보조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제가 언급했던 것처럼, 9월에 차입자들이 자금조성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고금리 및 초단기(보통 하룻밤) 거래만이 가능해지면서 기업어음시장의 기능은 크게 악화됐습니다. 연준의 기업어음제도는 차입자들에 대한 유동성공급지원을 통해 만기어음을 상환하고,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차환위험”을 우려하는 투자자와 차입자의 숫자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차환위험의 감소는 민간투자자들의 대출의지, 특히 만기가 하루 이상인 대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조치들로 인해 금리와 위험스프레드가 하락하고, 발행된 기업어음의 평균만기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이 제도는 기업어음시장의 기능을 개선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재무부와의 공조 하에 조만간 시행될 자산유동화증권 프로그램은 순수한 유동성공급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연준은 이 제도를 통해 소비자 및 중소기업 대출에 의해 최근 발행된 AAA등급의 자산유동화증권을 투자자들로부터 받고, 그들에게 3년 만기대출을 제공할 것입니다. 다른 대출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이 제도는 연준의 유동성과 재무부의 자본이 결합되어 어느 정도의 신용위험을 감내할 수 있습니다. 자본과 유동성을 조합한 이 제도는 자금여력의 심각한 부족으로 인해 급격한 디레버리징과 위험회피 성향이 큰 민간부문의 여유자금을 효과적으로 대체하는 공적 여유자금이 될 것입니다. 만일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작동한다면, 금리는 하락할 것이며, 소비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가능금액은 더 증가할 것입니다. 이 제도는 시장 유동성을 늘리고 시장의 활동을 자극해서 민간대출 회복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만일 자산유동화증권제도가 성공적이란 것이 증명된다면, 상황이 허용하는대로 이 제도의 기본적인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규모를 확대하거나, 다른 종류의 증권들까지 확대해서 적용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용시장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연준의 세번째 정책도구는 장기증권 매입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연준은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정부보증기업(GSE)채권과 주택담보부증권(MBS)을 각각 1,000억, 5,000억 달러까지 매입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프로그램의 발표로 인해 모기지금리가 크게 하락했으며, 프로그램의 실시 이후에는 더욱 크게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모기지 금리하락은 주택부문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원회는 또한 장기국채 매입 가능성을 평가 중입니다. 위원회는 모기지 시장과 같은 민간 신용시장의 상황 개선 잠재성에 초점을 맞춰 매입의 실행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주요 신용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유동성제공, 그리고 장기증권 매입, 이들 세가지 정책도구는 증권을 매입시, 연준이 자산부문을 사용한다는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 정책의 장점은 현재 연방기금금리가 제로금리에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금리를 계속 하락시킬 수 있으며, 더 넓은 시장의 신용상황을 완화시킨다는 것입니다.


Credit Easing versus Quantitative Easing

신용완화 vs 양적완화


신용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연준이 취한 접근방법은 일본은행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행했던 정책접근인 양적완화(QE)와는 개념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신용완화’로 불릴 수 있는 저희 접근방법은 한가지 측면에서 양적완화와 비슷합니다. 그것은 바로 중앙은행의 자산과 부채가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순수 양적완화 체제에서의 정책 초점은 중앙은행의 부채인 은행준비금 크기입니다. 자산부문인 대출과 증권의 구성은 부수적입니다. 사실 양적완화 기간 동안, 일본은행의 정책접근은 상당히 다방면적이었지만, 전체적인 기조는 주로 은행준비금에 초점이 맞춰져 측정됐습니다. 반면, 연준의 신용완화 정책은 보유중인 대출 및 증권의 혼합비율과, 이들 자산구성이 어떻게 가계와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 차이가 일본식 접근방식과의 원칙적 불일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미국과 일본 사이의 금융 및 경제상황 차이를 나타냅니다. 특히 미국신용시장은 양적완화가 시도되던 당시의 일본보다 신용스프레드가 더 크고, 더 심각한 기능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총수요를 부양하기 위해 연준은 반드시 스프레드를 줄이고 민간 신용시장의 기능을 개선시켜야 합니다.


연준의 신용완화정책의 부양효과는, 진행되는 대출프로그램과 증권매입의 특정 혼합비율에 민감하게 의지하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이 시장유동성이 경직되고, 민간 차익거래가 재무상의 규제와 다른 요인들로 인해 손상되었을 때, 장기증권매입의 영향력은 금융시장과 경제에 같은 금액의 돈을 은행에 대출해주는 것과는 다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어음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을 해주는 것 역시 또 다른 영향력을 끼칩니다. 다양한 종류들의 대출들은 각자 다른 영향력들이 있기 때문에, 양적완화체제와 비교한 현재 연준 정책의 기조는 초과지급 준비금이나 본원통화 크기와 같은 하나의 숫자로 쉽게 요약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연준이 사용하는 신용의 대부분들은 차입자의 필요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그래서 연준의 신용사용규모는 시장상황이 악화될 때 증가하고, 개선될 때 감소합니다. 양적완화 체제에서처럼 연준의 자산과 부채 목표 규모를 설정하는 것은, 시장상황이 악화되거나 혹은 반대의 상황에서 연준이 만기와 대출가용성을 죄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된 측정값이나 정책목표의 부족은 중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위기를 야기합니다. 연준은 시장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최대한의 정책효과를 얻기 위해서 대중들에게 자산과 부채구조, 이들의 차후 이용 계획, 그리고 어떤 적절한 판단기준 등, 모든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