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12월 3일, 사무실에서 가까운 홍대입구 전철역 주변에서 여러 사람들이 '무기제로팀'이란 명의로 선전물을 나눠주면서 집속탄 문제에 관한 캠페인을 펼치더군요. 알고 보니 <집속탄 금지 협약 1주년 평화행동> 행사더군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올해 8월 오마이뉴스에 관련 기사가 실린 게 있습니다. 참조하세요.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 무기 수출?
이윤을 위해 전쟁 벌이는 집단들을 감시하라
  최정민 (chrc) 기자
 
 

전쟁을 통해 이윤을 얻던 시대는 끝났다. 현재는 이윤을 위해 전쟁을 하는 지극히 군사화 된 시장이다. 이 시장의 상품은 각종 무기이다. 따라서 이 시장의 주요 행위자는 무기상인들(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초국적 기업들 거의. 이러한 기업들은 자동차, 가전제품, 각종 생필품 등의 생산자로 인식되기 때문에 무기 상인이라 했을 때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과 국가이며 상황에 따라 주연 혹은 조연으로 무대에 등장한다.

 

20세기 후반 군비경쟁은 전쟁의 산업화, 첨단화에 힘입어 더욱 성장했다. 전쟁을 통해 이윤을 얻는 자들은 군비지출과 전쟁준비를 위해 강력한 로비를 한다. 오늘날 주요 무기제조업체들은 미국의 록히드마틴, 보잉, 노드롭 그루만(Northrop Grumman), 레이시온(Raytheon), 제너럴 다이나믹스, 그리고 유럽의 BAE 시스템스(BAE Systems), 탈레스(Thales), EADS이다.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민간 계약업자들, 전후 재건회사들, 은행들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 무기 수출?

 

한국의 경우 지난 4월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한 '2008년 보고서'(SIPRI ARMS TRANSFERS DATA, 2008)에 따르면 2004~2008년 기간 동안 무기 수입량이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였으며, 2007, 2008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재래식무기를 많이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세계 15위 내외이며 세계 100대 군수업체 중 4개 업체가 한국 기업이다. 국제 무기거래액은 매년 10% 안팎으로 증가하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무기 수출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기를 팔아서 먹고 사는 것, 과연 윤리적으로 정당할까?

 

그 중 대표적인 비인도 대량살상 무기이자 한국의 기업인 한화와 풍산에서 제조되고 있는 집속탄(Cluster munitions)의 경우를 살펴보자. 집속탄은 확산탄 또는 모자탄으로 불리는데 하나의 커다란 폭탄 안에 자그마한 폭탄이 수십, 수백 개들이 들어있는 형태로 공중에서 떨어뜨리거나 땅에서 쏘아 올려 작은 폭탄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게 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는 폭탄이다.

 

넓게는 축구장 5~6개정도 지역으로 흩어지며 불발탄(10~40%)이 많아 사용 이후에도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는 대표적인 무기이다. 민간인과 군인을 구분하지 않는 무차별적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음식물, 물, 수로 등을 파괴, 오염시키고 불발탄의 위험으로 경작 등 모든 활동이 불가능하며 특히 소형탄들의 형태나 색깔들이 밝고 다양해서 주요 피해자들이 아이들이다.

 

이러한 집속탄의 폐해 때문에 최근엔 자폭장치 혹은 열, 시각 감지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불능상태가 되는 장치 등이 달린 스마트 소형폭탄이 모(母)폭탄에 장착되는데 2003년 이라크, 2006년 레바논 공습 때 사용되었으나 이전 집속탄과 별다른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은 집속탄 생산국

 

  
(주)한화 홈페이지 '사업영역'란에는 특수사업으로 정밀 유도무기체계, 다련장 로켓 체계, 정밀 탄약체계, 공병탄약/폭파자재 등 무기와 관련한 생산품을 소개해 놓았다.
 
(주)한화

전체 집속탄 생산국 34개국 중에서 한국은 중국과 함께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하게 집속탄을 생산하고 있는 나라다. 모든 종류의 미국산 집속탄을 수집하며 한화·풍산에서 생산·개발되는 집속탄은 외화벌이를 위해 수출도 하고 있다. 한화는 집속·하적탄으로 분류될 수 있는 다연장로켓시스템, 2.75인치 다목적소탄 로켓들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 홈페이지 생산품 명단에는 "항공기를 위한 산란폭탄(집속탄)"이라는 품목으로 올라가있으며 2008년 3월에는 정확히 그 양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M261 다목적소탄 로켓들을 파키스탄에 수출하였다.

 

풍산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집속탄 생산품들을 광고하고 있으며 2004년 11월에는 파키스탄 군수품공장들과 공동생산을 위한 생산계약을 맺기도 하였다. 이러한 '대략난감 시츄에이션'으로 풍산은 2006년 12월에 한화는 2008년 1월에 노르웨이석유기금의 윤리지침 하에서 집속탄 생산을 위한 투자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한국은 대표적인 집속탄 제조국, 수입국이자 비축국이나 남북분단의 특수한 상황 하에서 자기방어 논리를 내세우며 아직 집속탄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집속탄금지협약의 진전·교섭·채택을 끌어냈던 2008년 5월 더블린 회의를 비롯해 2007~2008년의 과정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으며 2008년 12월 오슬로에서 있었던 조인식에는 옵서버로 참석하였다.

 

한국은 재래식무기금지협약(이 협약 역시 집속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의 당사국이며 2008년 1월 23일 동 협약 전쟁잔존폭발물 제5 의정서에 비준하였지만 집속탄 금지협약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집속탄을 실제 전쟁에서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고 민간인들에게 어떠한 위해도 가하지 않았으며 집속탄의 비축은 군관계자의 엄격한 감독과 관리 하에 실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풍산은 홈페이지에서 5.56미리 소구경 탄약에서부터 8인치 곡사포탄에 이르기까지 군이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탄약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해 놓았다.
 
풍산

또 구형 집속탄의 생산은 중단했고 최근 집속탄의 생산은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은 자폭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집속탄금지협약과 관련하여 한국정부는 집속탄과 관련된 진짜 문제는 그들의 무책임하며 무차별적인 사용에 있는 것이지 무기시스템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따라서 집속탄을 금지하기보다는 집속탄의 사용, 전쟁잔존폭발물의 효과적인 제거를 위한 정보공유, 피해자 지원, 그리고 현존하는 국제인도법의 적용가능성에 관한 규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기술의 발달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 협약에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브라질 등 집속탄을 다량 비축하거나 생산하는 주요한 나라들이 빠져있다는 것. 그리고 협약 가입국이라 하더라도 이 협약에 빠져있는 국가들과 군사행동을 하는 것은 허용된다는 것이다. 또한 대량살상으로 사용되지 않는 특정한 집속탄(위에서 언급된 소위 스마트 집속탄)은 금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과제가 더욱 많이 남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협약조차 가입하지 않은 한국은 'ㅤㅁㅝㅇ미'?

 

무기상인들을 감시하자

 

90년대 중·후반 이후 기존의 통일담론에서 한발 비껴난 평화운동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수준의 평화의제와 실천영역이 도출되었고 평화운동의 저변이 상당히 확대되었다. 특히 지난 10년간의 병역거부 운동과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비폭력평화운동의 담론형성과 주체형성에 기여하였다.

 

마침 지난 정권에서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 도입을 약속하고 병역거부 운동 내부에서도 징집되는 남성들만이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 현재의 운동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면서 좀 더 다양한 차원에서 군사주의 문제를 제기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있었다. '무기제로팀'의 아이디어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왜 하필 무기감시냐 라고 질문할 수도 있다. '무기제로'팀의 구성원들은 물론 어떤 의제를 채택하는 가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어떻게 운동하는가 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공통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평화인권연대 초창기 비슷한 활동에 관심을 갖고 살짝 발을 담가본 적이 있었고 마침 2006년 독일 파더본에서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ar Resisters' International, WRI)에서 주최하는 국제회의에 참가하여 전쟁수혜자(War Profiteers) 관련 워크샵을 들은 것이 계기라면 계기가 된 셈이다.

 

현재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에서 진행하고 있는 전쟁수혜자 관련 캠페인은 2004년 1월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된 세계사회포럼의 아룬다티 로이의 연설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이라크 점령을 통해 이윤을 얻고 있는 거대 기업들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다.

 

2년 전 작은 세미나 모임에서 출발하여 '무기제로팀'은 '(가칭)착한무기프로젝트'를 거쳐 현재 집속탄 관련 운동을 중심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려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 대체복무제 도입 약속을 취소하고 모임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삶의 문제 때문에 얼마나 활발히 활동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련다. 무얼 해야 한다고 정해진 일은 없다. 그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면 그뿐.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부터 촉발된 한국의 반전평화운동이 거리에서 가정에서, 공동체에서, 그리고 국가정책이나 군대를 바꾸기 위한 활동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지금, 무기상인들을 감시하기 위한 활동은 또 하나의 반전운동으로서 새로운 도전이 되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최정민 님은 '무기제로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기사는 천주교인권위원회 월간 소식지 <교회와 인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8.24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