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앙 원고 2014년 6월 21일]
 
이라크 위기, 내전으로 격화되는가?
-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후 11년, 카오스에 빠진 이라크
 
임필수 | 사회진보연대 반전팀
 
2014년 6월 19일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250㎞ 떨어진 바이지의 정유공장을 두고 이라크 정부군(보안군)과 수니파 민병대가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라크의 반군 세력이 북부 주요도시를 장악하며 매우 빠른 속도로 바그다드 방향으로 진격하자 세계가 놀랐다. (초기에는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이 바그다드로 진격했던 속도보다 더 빨라 보였다.)
 
[그림] 이라크 위기. 이라크 수니파 민병대는 6월 10일(화) 모술을 장악했고, 11일(수) 이라크 최대 정유시설이 위치한 바이지를 포위하고 사담의 고향인 티크리트를 장악했다. (그 와중에 6월 12일(목)에 쿠르드는 자신의 정신적 고향이라고 말하는 키르쿠크를 장악했다.) 수니파 민병대는 13일(금)에 사디아를 점령했다. 같은 날 시아파 종교지도자 아야톨리 시스타니는 ‘영토와 성지를 지키라’며 무장 항쟁을 호소했다.
 
2003년 3월 20일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시작된 미국-이라크 전쟁은 2011년 12월 15일 오바마 정부의 공식적인 종전 선언으로 막을 내린 듯 보였다. 이라크에서 열린 종전 기념식에서 페네타 국방장관은 “수많은 이라크 국민과 미국인이 흘린 피로 이제 이라크는 스스로 정부를 꾸려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종전 선언 후 2년 반이 지난 후 이라크는 격렬한 내전 위기에 봉착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이라크 내전의 당사자는 누구인가? 이라크 내전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내전이 격화된다면 전쟁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가? 미국의 군사개입은 미국의 의도와 목적을 실현시킬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 중에서 아마도 위기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원인을 이해해야 내전의 전개 양상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며, 미국의 군사개입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전투원은 누구인가?
 
대개 언론에서는 내전의 당사자로 ISIS(또는 ISIL로 표기한다,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를 의미한다)를 지목한다. 하지만 미국의 자유주의 성향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선임연구원 케네스 폴락이 발표한 <이라크 군사정세 보고서>(2014.6.14.)에 따르면, 수니파 민병대는 단일 집단이 아니라 동맹군이다. (보고서의 저자는 현재 진행 중인 군사행동의 동역학을 이해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자인한다. (필자는 1990-91년 페르시아만 전쟁 동안 중앙정보국(CIA)의 군사 분석가였다.) 관련자들조차 왜 승리하는지 또는 왜 패배하는지 모르며, 심지어 자신이 통제하는 지역이 어디인지, 자신의 부대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때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것을 포함해 모든 분석 보고서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전제한다.)
IS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가)는 그 동맹세력을 이끄는 리더다. 알카에다-이라크(AQI), 나크쉬밴디스, 바아스 당, 자아쉬 알-무하마드(무하마드의 군대), 안사르 알-순나(순나 조력자회) 등이 군사행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부족들과 최소한 암묵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그 집단들은 수많은 전투경험을 지니고 있다. 외부자는 그들을 구분할 수 없으며 심지어 이라크인도 민병대원이 아니라면 구분하기 어렵다.
이라크 정부는 ISIS에 외국인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지만 이라크인이 훨씬 더 많다. ISIS는 전국에 걸쳐 테러 공격을 가하기도 했고, 라마디와 팔루자에서 이라크보안군과 6개월에 걸쳐 일반적인 전투를 치르기도 했다. ISIS는 수니파 이라크인을 모집하여 훈련시키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이라크인 비중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다.
폴락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와 미국 관리는 수니파 민병대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잘못된 시각이다. 즉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게 미국의 빌딩이나 비행기를 폭파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주된 동기가 아니다. 그들은 공동체간 내전을 수행하는 전통적인 종족/종파적 민병대다. 그들은 영토를 점령하길 원하며, 게릴라 전술이나 일반적인 재래식 전술을 활용한다. 그들은 남쪽으로 진격하면서 (테러리스트나 게릴라가 활용하는 전쟁방식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경보병이 취하는 공세를 가했다.
그들을 단지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한다면 미국이 즉각,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면 그들을 격퇴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오류를 낳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공격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야 말 것이다.
그렇다면 시아 동맹군의 상황은 어떠한가? 이라크보안군이 시아파 민병대와 마찬가지로 급조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3-4년 전 말리키 총리가 수니파와 쿠르드인 장교를 군대에서 축출하면서 이러한 경향이 시작되었다. 따라서 최근 사태가 벌어지기 훨씬 전부터 수니파와 쿠르드인은 이라크보안군을 ‘말리키 민병대’라고 불렀다. 6월 10일부터 보안군에 남아 있던 수니파와 쿠르드 군인 중 많은 수가 탈영한 사실이 알려졌고, 아직 남아 있는 병사나 장교단도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미국이 현존 이라크보안군을 비정치적인(중립적인) 정규군으로 간주하고 그들에게 무기와 기타 군사지원을 제공한다면 이라크 내전에서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 편을 지원하는 셈이 된다. 더군다나 현재 미국은 (시아파) 이란과 핵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의 수니파뿐만 아니라 다른 수니파 아랍 국가들도 미국이 수니파에 대항하여 시아파를 지지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 이라크보안군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이라크 내전 시나리오와 변수는?
 
폴락에 따르면 현재 시점에서 가장 가망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수니파 민병대의 신속한 진군이 바그다드에서 또는 바그다드 북쪽에서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수니파 민병대가 바그다드를 점령하고 남부 시아파 심장부로 계속 진격하거나, 반대로 시아파 동맹군이 반격을 가해 수니파를 그들의 최근 점령지에서 몰아낼 가망성은 낮아 보인다.
수니 민병대가 주로 수니파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신속히 진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 지역에서 이라크보안군은 허물어졌을 것이다. 이라크 정부가 (정확히) 관측한 것처럼, 북부에 배치된 사단들은 쿠르드인과 수니파 아랍인으로 불균형하게 구성되었다 그들 중 다수는 말리키 총리가 권력을 독점하고 그들 공동체를 주변화하자 좌절과 소외를 느꼈다. 결코 그들은 말리키를 위해, 수니파 민병대에 대항하여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을 것이다. 그와 유사하게 북부지역의 시아파 부대도 수니파가 다수인 모술, 티크리트, 바이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울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그림] 2014년 1월 12일 현재 이라크 지역별로 통제권을 행사하는 집단
 
하지만 바그다드는 전혀 다른 문제다.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의 인구는 200만 명이 안 되지만, 바그다드의 인구는 거의 900만 명에 이른다. 게다가 수니파 민병대는 주로 수니파 아랍인이 거주하는 모술의 서부 지역을 확보했을 뿐이며, 쿠르드인이 지배하는 모술 동부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바그다드와 같은 규모의 도시를 점령하는 것은 완강한 방어군이 존재한다면 정말로 만만치 않은 일이다.
게다가 2006-2008년 이라크 내전 동안 여러 전투가 벌어진 후, 바드다드는 시아파 주민의 비중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대략 75~80% 정도가 될 것이다). 따라서 시아파 부대는 바그다드와 남부에 있는 자신의 고향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용맹을 발휘할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이라크보안군은 시아파 민병대에 의해 강화되고 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의 파견으로 향상되고 있다. 시아파 민병대의 다수는 ‘영토와 성지를 지키라’는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시스타니의 요청에 부응한 신참이지만 일부는 2006-2008년 이라크에서나 2011년 이후 시리아에서 전투를 경험한 베테랑이다.
종족/종파적 분할에 따른 공동체 간 내전의 경우 그 분할선에 따라 전선이 교착되는 경향이 있었다. (현재 시리아, 1980년대 레바논, 1990년대 아프가니스탄 등등.) 내전기 동안 민병대는 자신의 종족/종파 집단이 거주하는 지역을 유지하는 것이, 다른 집단이 거주하는 지역을 점령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쉽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에 따라 점령한 지역에서 다른 집단을 제거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런 시나리오가 진행된다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는 장기전으로 나아갈 것이다. 양측은 외부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얻고자 것이며, 어느 쪽이 확실한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수년간 수십만 명이 죽는 전투가 지속될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에 두 가지 변수가 있다. 하나는 안바르 지역에서 수니파 민병대의 동향이다. 그들이 안바르에서 공세를 취한다면 (1) 바드다드로 진격하기 위한 또 다른 축을 열고, 고전적인 협공작전으로 바그다드를 점령할 수 있으며, (2) 카르발라, 나자프와 같이 시아파의 성지로 여겨지는 지역으로 직접 진격할 수도 있으며, (3) 따라서 시아파 군대가 군사력을 과대하게 넓은 지역에 분산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바르 지역에서 공격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른 하나의 변수는 이란의 개입이다. 이란이 보병, 기갑, 포병 부대로 구성된 대규모 지상군 전투병력을 파견하지 않는다면, 시아파 군대가 바그다드 방어를 넘어서 수니파가 지배하는 북부를 탈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이라크보안군은 2006-2009년 미군에 의해 건설되었고, 매우 낮은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했다. 주로는 봉기진압, 테러 대응능력, 주민통제작전 등을 염두에 두고 구성되었다.) 현재까지 이란은 혁명수비대 산하의 정예부대인 쿠드스(Quds)에서 뽑은 3개 대대 규모의 인원을 이라크에 보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훈련과 자문을 위한 인원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 두 변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주목해야 한다.
 
이라크 정부의 교체로 사태가 진정될까?
 
폴락은 특히 말리키 총리가 이라크보안군을 ‘사유화’하여 마치 자신의 민병대인 것처럼 정적을 공격하는 데 활용한 게 현재와 같은 상황을 불러일으킨 직접적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수니파의 좌절감과 소외감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이라크 정치구조의 구체적 변화가 있어야 하며 특히 시아파 총리의 권력을 제한하고 이라크 보안군의 중립화를 추구하는 게 미국의 우선적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란 출신의 정치학자 쉬린 헌터는 <이라크 문제의 진정한 원인>(2014.6.17.)라는 글을 통해 다른 요인을 강조한다. (<외교정책 초점>www.fpif.org에서 볼 수 있다.)
그녀에 따르면 말리키 총리는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그는 서방세계의 사랑을 받다가 버림받은 정치지도자의 길고 긴 명단에 최근에 이름을 올린 자가 되었다. 이제는 말리키의 결함, 그의 잘못된 정책이 현재 이라크 문제의 뿌리라는 게 일반적 상식처럼 여겨진다. (총리 교체도 미국이 검토하고 있는 방안 중 하나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라면 더 잘했을까? 이는 단지 현재 이라크 지도부의 과오를 과소평가하려는 의도로 던지는 질문은 아니다. 다른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첫째, 애초부터 이라크 수니파는 시아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정부를 수용할 의사가 없었다. 이라크의 인구 구성을 볼 때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그들이 정부 구성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 시점부터 이라크 수니파는 시아파가 이라크를 통치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물론 수니파가 주로 시아파로 구성된 정부를 수용하는 데 겪는 심리적 어려움은 이해할 수 있다. 수니파는 오토만 제국과 독립을 거치며 수 세기 동안 이 지역을 통치했으며, 시아파를 억압하면서 그들을 이단자 또는 사회적 소수자로 간주했다. (쿠르드도 독립을 꿈꾸면서 시아파 정부의 권위를 약화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했다.) 그러나 시아파 세력을 정부에서 배제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둘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카타르와 같이 수니파 주변국도 시아파 정부를 지지할 수 없었다. 그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의 와하브주의 교리가 반-시아파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이라크와 이란의 시아파 정부가 서로 협력함으로써 지역의 세력균형을 뒤바꿀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수니파 주변국은 이라크 정부를 무시하거나 고립화시킴으로써 주변국에 대한 시아파 정부의 두려움을 악화시키고, 시아파 정부가 수니파에 대해 더욱 포용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셋째, 현재 미국은 너무나 모순적이며 양립 불가능한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현재 이라크 위기의 뿌리다. 말하자면, 미국은 (1)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되 이라크에 안정을 창출한다, (2) 이란을 고립시키며 가능한 한 체제변화를 추구한다, (3) 시리아에서 아사드를 제거하되 내전을 악화시키지 않는다, (4) 시아파 이란에 대항하기 위해 수니파 국가와 이스라엘의 동맹을 구축한다, (5) 지역 내의 시아파가 계속 수니파에 비해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득한다는 목적을 추구했다.
그녀에 따르면 이라크 내에 존재하는 단층선, 서방의 모순적 정책, 이라크 주변국의 약탈적 행위는 이라크 시아파 정부의 정책적 선택 폭을 좁혔다. 하지만 이라크의 시아파 역시 ‘사담 없는 사담’ 정권 하에서의 삶을 다시금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또는 시아파를 죽어 마땅한 이단으로 보는 살라피-탁피리 정권을 용납하지도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녀에 따르면 이라크 수니파, 주변국, 미국과 서방이 시아파 세력을 정치적 실체로서 존중해야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이라크 내전의 진정한 원인은 무엇인가?
 
폴락과 헌터의 주장을 검토해보면 이라크가 매우 위험한 국면에 도달했다면 결론을 얻을 수 있다. 폴락은 수니파 민병대가 부족집단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정규군과 비슷하게 일반적인 전투를 수행하는 경보병군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면, 헌터는 시아파 역시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억압을 받았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단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폴락은 미국의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군사개입이 사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주장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그는 말리키 정부가 미국의 의사에 역행하여 (특히 군사부문에서) 편향적인 정책을 실시한 것이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지목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근원적 책임을 회피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반면 헌터는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 주도 정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수니파의 거부가 시아파 정부의 무능을 낳은 토대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갈등이 과연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라크 사회를 지배하는 화해할 수 없는 갈등선인가 질문해야 할 듯하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라크 사회의 세속화나 민주화는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화의 실패가 종파 갈등을 부활시킨 원인이지 그 역은 아닐 것이다. 나아가 미국이 개시한 전쟁과 점령은 이라크 사회의 민주화를 저지한 근원이었다. 전쟁이 민주화의 조건이 될 수는 없으며 오히려 평화가 민주화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이 즉각적, 직접적으로 공습을 감행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점에서는 세계 사회운동의 의견이 아마도 일치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처럼 이라크 내전이 수년 간 지속되며 수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태로 격화되면 세계 사회운동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미국의 범죄적인 이라크 침공으로 인해 문이 열린 카오스에 직면하여 어색하게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또 다시 미국과 서방이 ‘평화유지군’이라는 이름으로 군사 개입하도록 요청하는 모순적 요구를 내야하나? 이라크 위기는 다시금 세계 사회운동의 무능력을 유발할 것인가? 이 모든 문제에 대한 철저한 토론이 긴급하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로 세계 사회운동이 이라크에 다시금 주목해야 할 국면에 도달했다. 어쩌면 미리 예견되었던 것처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