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노동보다 | 2023.09.04

10문 10답을 발간하며

<민주노총 선거연합정당 무엇이 문제인가 10문 10답>

사회진보연대
 
지난 4월 24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양경수 위원장이 제출한 선거연합정당안을 두고 대의원들이 찬반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찬성하는 대의원들은 “현장의 요구를 법안으로 통과시킬 국회의원이 절실하다” “민주노총이 나서 진보정당을 합치면 국회 20석은 당선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한계를 노동자 직접 정치로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찬성 대의원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와 진보정당이 처한 현실은 초라합니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 연구원이 발표한 ‘민주노총 확대간부 정치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대선에서 응답한 간부들의 42.6%가 민주당을 지지했으며, 절반 이상이 진보정당을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주노총 조합원의 규모는 계속 늘어나도, 선거 때 진보정당의 지지율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습니다.
 
물론 찬성 대의원들의 주장대로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선거연합정당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말이 그럴 듯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지와 당위를 앞세우기 전에 왜 우리는 이런 상황에 도달해 있는지, 역시 많은 수의 대의원이 반대의견을 내며 “역사 성찰이 먼저”라는 주장을 했는지 찬찬히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사회진보연대는 선거연합정당안을 정확히 비판하려면 조합원과 기층 간부들에게 일종의 ‘오답노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책자를 준비했습니다. 이미 아는 문제를 푸는 건 쉽지만 한 번 틀린 문제는 계속 틀립니다. 스스로 무엇을 모르고 있고 왜 틀렸는지를 정확히 알지 않으면 똑같은 오답을 반복하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가 지난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4월 24일 대의원대회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쟁점들을 공론화해 기층과 현장에서 이를 치열하게 토론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본 책자는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던 쟁점들을 10개의 문답 형식으로 다루었습니다. 먼저 진보정당을 하나로 통일하자는 일견 바람직해 보이는 주장이 왜 실제로 분열을 부르는 길인지 설명하고, 통일된 선거방침을 위해 이번에 고안된 가설정당이 그래도 합리적이지 않냐는 반문에 대해 답합니다.
 
둘째로 진보정당이 분열하고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방침이 소멸하게 된 역사를 살펴보면서 다수파의 패권주의가 왜 특히 문제가 되었는지 돌아봅니다. 셋째로는 선거연합정당 문제에서 북한 문제, 특히 북핵에 대한 견해가 왜 중요한지, 이를 정확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짚어봅니다.
 
다음으로는 오랜 시간 누구도 공공연하게 비판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지금에 이르러 노조운동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자주파의 ‘당중심 노동운동론’의 문제가 무엇인지 자세히 따져봅니다. 진보정당이 민주당과의 야권연대에 몰입했던 행적을 보았을 때, 가설정당이 결국 야권연대를 위한 가교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배경이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는 진보정치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민주노총이 지금 당장 혁신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제안합니다.
 
물론 이 책자로 모든 의문을 완벽하게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이 책자가 제기하는 쟁점들이 조합원, 간부들의 진지한 생각과 언어로 재해석되어 선거방침 논의가 더 풍부해지길 바랍니다. 건강한 토론을 통해 조직 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막고 민주노총이 역사의 바른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갑시다. 
 
주제어
노조
태그
민주노총 선거방침 총선방침 선거연합정당 패권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