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정세초점 | 2020.04.21

21대 총선 평가와 전망

코로나 사태와 무능한 야당이 만든 정치위기

사회진보연대
 
 
미증유의 코로나 위기가 정부 여당의 핑곗거리를 없애 버렸다. 더불어민주당이 위성정당과 함께 180석을 차지했고, 미래통합당은 주요 중진의원 다수가 탈락하며 참패했다. 정의당도 현상유지에 그쳤다.
 
코로나 위기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을 다시 높였고, 야당은 무능했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위기 대응이라는 시험대에 놓였다.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문재인 정부는 위기를 극복하기보다는 더 큰 위기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 위기가 가린 정권 실정

 
코로나 사태는 2월 말까진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했다. 자기 당을 비판하는 칼럼(“민주당만 빼고”)을 쓴 임미리 씨와 해당 칼럼을 게재한 경향신문을 이해찬 대표가 검찰에 고발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초기 확산방지 조치 과정에서 일관적이지 못한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다.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폭증하며 방역에 허점이 드러났고, 마스크 부족사태와 함께 불만이 폭발했다. 대통령 지지율은 41~4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3월이 지나며 전 세계적 확산이 시작되자, 한국의 코로나 유행이 여전히 진행 중인데도,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60% 수준으로 상승한다. 여기에는 늦장대응과 강대국에 휘둘리는 행보로 비판을 받고 있던 WHO의 칭찬도 한몫했다. 이런 과정에서 코로나 사태는 오히려 민주당에 강력한 호재로 작용하게 된다. 코로나 사태는 소주성 실패, 북핵협상 실패, 내로남불 조국사태 등 문재인 상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을 오히려 가려버렸다.
 
[출처: 한국갤럽]
 
미래통합당은 우여곡절 끝에 유승민 등 탈당파와 통합을 했지만, 지리멸렬했다. 김형오 공천위원장,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와 갈등을 빚고, 공천결과를 번복하는 등 내분이 끊이지 않았다. 그동안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뤄지는 총선은 정권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했다. 이 경우 차기 대권주자도 중요한데, 황교안의 지지도는 이낙연의 절반에 불과했다.
 
미래통합당은 보수라는 이념에 매달릴 뿐, 중도 유동층을 유인할 대안적인 의제도 없었다. 선거운동 막바지에 “폭주냐 견제냐”를 내세우고, 울고, 큰절을 하는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정립과 정서적 호소만 있었을 뿐, 자신들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개혁 목표가 하나도 없었다.
 
코로나 대응이 상징적이었다. 민주당의 재난기본소득 제안은 미래통합당에게 일종의 덫으로 작용했다. 이들이 이것에 반대하면 무상급식 때와 같은 프레임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김종인 영입 이후 황교안은 전 국민 1인당 50만 원을 주장했다. 이 또한 결과적으로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정작 민주당은 코로나 사태로 대통령 탄핵요구가 나오자 ‘문재인을 지켜줘야 한다’는 명분으로 비례위성정당을 합리화하는 데 이용했다. 이재명, 박원순 등 민주당 소속 지자체가 신속하게 지자체 차원의 재난지원금을 집행한 것도 여론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포퓰리즘 정치의 위험

 
‘바닥 민심’의 변화에 주목하는 분석도 있다. 2040대 5070구도가 아니라 2050대 6070구도가 형성되었다든지, 자기가 ‘진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 층이 두꺼워졌다는 분석이다. 한국 사회가 근본적으로 ‘보수’를 내건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힘든 구조로 바뀌었을까? 이번에 정당투표에서 더불어시민당이 33.35%밖에 받지 못한 점, 50대들이 부동산 투표를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진보층이 구조적으로 많아졌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민주당을 중도 진보를 아우르는 민주화세력 내지 자유주의로 과대평가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실제 민중운동 내에서도 이번 선거가 “수구 파쇼”대신 “자유주의 세력”이라는 차악을 선택했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위기마다 나타나지만, 정작 집권 뒤에는 경제위기와 정치위기를 심화시킨 무능한 정치세력이다. 민주당의 역사적 실패는 우연이나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민주당의 근본적 성격에 근거한다. 그것은 자유주의에 근거한 경제학과 법치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이러한 특징을 포퓰리즘(인민주의)이라 정의할 수 있다. ‘집권86세대’가 장악한 문재인 정부에서 포퓰리즘적 성격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 <계간 사회진보연대> 2020년 봄호특집은 민주당의 성격에 대한 역사적 평가(바로가기)문재인 정부 집권86세대의 포퓰리즘에 대한 비판(바로가기)을 담았다. 이를 참고하라. )
 
이번 총선 승리로 민주당은 더욱 포퓰리즘 정치를 강화할 것이다. 지난 2018년 민주연구원의 보고서 <‘대한민국 중심정당’의 길>이 그 증거다. 이 보고서는 민주당이 “안정적 중심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패치워크[조각천을 짜깁기한 것]정당, 네트워크 정당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론을 80대 20으로 구분해, 박근혜 탄핵에 찬성한 80을 아우르는 것이 중심정당이고 나머지 20을 가지고 선명성 경쟁을 하면 주변정당이다. 정체성과 이념을 강조하면 “주변정당”이 되기 때문에, 민주당은 보수-진보를 넘어 민생제일, 국익 우선 노선으로 가야한다 제안한다. 중심정당론은 일관적 이념이 아니라 반보수, 민족주의와 같은 정념에 기댄 진영논리다.
 
어찌보면 이 전략을 양정철이 민주연구원장으로 부임하고, 유시민이 유튜브를 통해 외곽지원을 하면서 실행했다. 내로남불 비례위성정당을 만들고, 이를 지지하면서 제2교섭단체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패치워크’란 말 그대로 각종 정치지망생, 기소된 범죄용의자까지도 짜깁기한 것이다. 또한 이념적 논쟁이 소모적이라며 민중당과 녹색당을 배제한다. 민생중심이라며 공공와이파이를 1호 총선공약으로 내고, 미래통합당과 정의당, 민생당을 철저히 “주변정당”화 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중도 자유주의가 아니라 일관적인 포퓰리즘 정치를 수행한 것이다. 이런 포퓰리즘 정치는 안정적 지지기반을 만들 수 없고, 휘발성이 크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경제성장도 만들지 못하고, 노동자 간 갈등, 노동자와 자영업자가 갈등을 만든 것을 상기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냐 심판이냐 말고는 새로운 쟁점이 없었다. 문재인 정부의 지기기반이 불안정해지면 민주당은 더욱 선거공학적 정치, 내로남불 진영논리에 매달릴 것이다.
 
 

어용야당, 현실이 될 것인가

 
사회진보연대는 총선 이전부터 문재인 정부의 정치사법화, 경찰국가화, 민주주의와 법치 파괴를 비판했고, 어용야당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이전 <사회운동포커스>를 참고하라) 어용야당의 위험성은 현실화되고 있다. 위성정당에 이어 위성정당들끼리 ‘위성교섭단체’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2 교섭단체’를 만들면 국고보조금 및 국회 상임위 배분, 공수처장 임명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이라 열린민주당(3석)과 합치면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 시민당 우희종 대표는 “검찰개혁을 위해서라면 당규 변경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강욱 등 조국사태, 선거개입 등으로 기소된 이들은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을 악마화, 무력화하려는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런 행태들은 어용야당의 명분을 만드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게다가 명분을 위해 정의당(6석)을 들러리로 삼으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정의당은 “한 번 시작된 비례위성정당 꼼수에 의원꿔주기와 국고보조금 강탈이 뒤따랐고, 총선이 끝난 이제는 위성교섭단체 구성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이 보이니 통탄스럽기 그지없다”는 논평을 낸 상태이긴 하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첫 공세는 국회법 개정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매월 국회 임시회 소집을 의무화하고 그 뒤 자동으로 상임위를 열도록 명문화하고, 결석할 경우 제재하는 방안을 추가한다. 또한 법사위의 ‘법안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도 추진한다. 관례적으로 법사위원장은 제2당에서 했는데, 법사위가 한 번 더 법안 심사를 하면서 제1당을 견제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야당의 견제를 무력화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당선된 민주당 의원이 대부분이 친문으로 사실상 정부를 견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국회에 입성하는 20여 명의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들은 문재인표 정책의 돌격대가 될 것이다. 한국의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민주당의 “중심정당”화란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파시즘을 예고하는 것일지 모른다.
 
 

경제위기를 심화시킬 정치위기

 
총선 이후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위기 대응은 시험대에 놓이게 될 것이다. 보건방역적 대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종식되기는 어렵고 2차 대유행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경제의 취약한 기저상태에 정부의 무능이 겹쳐 경제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전 산업을 아우르는 경제 대안이 부재하므로, 개별 기업 내지 특정 부문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고, 통화정책은 현재 정책수단이 거의 없으므로. 재정정책과 관련해 갈등이 발생할 것이다.
 
경제위기가 장기화되거나 급속히 악화될 경우, 민주당은 차기 대선주자 경쟁을 중심으로 일련의 시민사회 동원전략을 사용할 것이다. 반일 민족주의 선동과 비현실적인 남북관계 개선 공약 등을 강조할지도 모른다. 대외정책은 문재인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더욱 제약되어 있어, 수동적 민족감정은 더욱 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퓰리즘 정치는 보편적 대안의 출현을 막고, 각자도생, 사익추구를 위한 정치 행위를 촉발한다. 코로나 경제위기가 몰아치는 가운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선거법, 국회법을 개정하고 자의적 운영을 강화하면, 국론분열은 더 극단화될 것이다. 현재 사회운동은 민주당의 포퓰리즘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도 버거워보인다. 비판의 부재는 위기를 심화한다. 문재인 정부의 성격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이에 대한 비판을 바탕으로 전선을 재구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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