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정세초점 | 2022.07.08

경찰국 설치 논란, 문민통제를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

사회진보연대
지난 6월 21일,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개정에 따라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과 불송치 결정권이 부여된 것을 비롯하여 (…) 경찰 수사권의 법적 성격과 범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였기 때문에 경찰의 민주적 관리, 운영과 효율적 업무 수행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면서 행안부 내 경찰지휘조직, 이른바 ‘경찰국’ 신설을 권고했다. 그리고 6월 27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국 설치를 확정했다. 이후 경찰국의 상이 구체화되었는데, 7월 5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행안부는 경찰국에 대해 경찰 인사와 정책, 자치경찰 업무 지원 등 크게 3가지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기사는 이 중 인사지원과가 주무 부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 설치 이유로 인사제청권의 실질화를 꼽기도 했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임용 전반에 관한 사무, 즉 신규 채용·전보·승진·면직 등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총괄정책과(가칭)에서는 행안부의 경찰 관리·감독과 관련한 정책지원을, 자치경찰지원과(가칭)에서는 자치경찰제도에 대한 정책지원을 맡을 예정이다.
 
권고안이 발표된 직후부터 경찰국 설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거세게 불거졌다. 급기야 7월 4일부터 일선 경찰들은 릴레이 삭발 시위에 나서며 강경하게 반발했다. 반대하는 측의 주장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우선 1991년 경찰청 독립은 민주화의 상징으로, 경찰국 설치는 이를 되돌려 경찰을 다시 정권의 입맛대로 활용하려는 시대착오적 조치라 강조했다. 또, 정부조직법상 행안부 장관에 ‘치안’ 업무가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위법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더불어 정말 민주적인 통제를 위한다면 오히려 경찰위원회가 강화되어야 하지 행안부의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좋지 못한 방법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끝으로 지나치게 급하게 추진하는 졸속행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검수완박 법안의 졸속 추진이 경찰국 설치의 속도전을 부추겼다

 
우선 왜 경찰국 설치라는 쟁점이 이렇게 급작스럽게 부상할 수밖에 없었나. 이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전에 벌어진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통과와 관련이 있다. 대통령실은 경찰국 신설에 대해 “검·경 수사권 조정 입법 때 경찰(권한)의 비대화를 견제, 관리 감독할 방안을 만들었다면 지금과 같은 조치는 필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어느 정도는 사실로 보인다. 이렇게 급박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말이다. 다만 검수완박 법안 통과가 없었다면 경찰국 설치가 필요 없었느냐에 대해서는 달리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관련해서는 뒤에서 다룬다.)
 
다수의 전문가는 검수완박 법안이 9월 시행 전에 헌법재판소에서 무효화되기는 일단 시간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비슷하게 입법독주라고 비판받은 공수처법은 심리에 13개월이 걸렸다. 심지어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 뒤에도 위헌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다수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소위 진보 재판관이라는 점이 그 근거다. 이렇듯 검수완박 법안의 9월 시행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법안 시행 전에 경찰의 비대해진 권한을 충분히 견제할 기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9월 이후 사법체계상 매우 큰 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는 매우 현실적이다. 따라서 정부가 경찰국을 설치에 속도를 높인 것이 다소 불가피했음은 어느 정도 인정된다고 하겠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검수완박 법안이 매우 졸속으로 추진된 법안이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검수완박 법안은 절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편법을 동원해 졸속으로 통과됐는데, 그 내용에서도 문제가 상당하다. (관련하여 자세한 내용은 이유미,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평가와 ‘검수완박’의 문제점」, 《계간 사회진보연대》 2022년 여름호를 참고할 수 있다.) 먼저 법안 통과의 시급성을 이유로 검찰에게 박탈한 수사권을 어디로 넘길지는 결정하지도 않았다. 또 경찰이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한 경우 고발인은 이의신청이 불가능해져 해당 사건의 경우 경찰의 무혐의 불송치 결정이 사실상 대법원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니게 했다. 게다가 검찰의 보완 수사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로 제한하여 종전보다 공범이나 여죄를 묻기 어려워졌다. 수사권이 증발하면서 국민이 받을 범죄 피해가 커질 것이 우려되는 가운데, 경찰의 권한은 너무나 비대해져 중국 인민경찰(공안)에 비유할 수준으로 만든 것이 바로 검수완박 법안이다.
 
현재 경찰의 권한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말에는 누구나 동의할 만큼 경찰은 거대한 권한을 갖게 됐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 민주당식 검찰개혁의 목표였다. 돌이켜보면 경찰의 권한 비대화라는 문제 제기가 이번에 최초로 된 것은 아니다. 2020년 1차 검경수사권 조정 때에도 이미 제기된 문제였다. 당시 검경수사권 조정 결과, 수사-기소 분리라는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검찰의 직접수사를 사안별로 존속시키고 나머지에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함으로써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를 약화했다. 게다가 국가정보원이 담당하던 대공 사건도 2024년까지 경찰로 이관되면서 이미 이때부터 경찰의 권한 비대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경찰국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런데 검수완박 법안은 1차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평가와 보완은커녕 오히려 경찰 권한을 더욱 키웠다. 경찰 권한 비대화 방치 내지는 적극적 추진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경찰 권한 비대화의 맥락을 고려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경찰국 신설을 통한 경찰 통제는 ‘공안’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편이 오히려 적절해 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2020년부터 이미 경찰 감독 강화 방안으로 경찰위원회 실질화가 떠올랐다는 점이다. 그러나 경찰도,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제야 경찰위원회가 민주적 통제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는 이유다. 물론 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여 경찰을 견제하는 방안을 원론적으로 배제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경찰의 권력은 남용되었을 때 인권침해적 요소가 다분하므로 이를 다양한 통로로 견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경찰위원회의 실질화를 통한 견제 장치 마련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그런 방안은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경찰 권한에 대한 통제장치 마련이 시급한 현 상황에서는 경찰국 설치의 불가피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공식기구를 통한 경찰 문민통제는 필요하다

 
경찰의 권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모두 공감하는 가운데, 그 수단이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가 민주주의의 퇴행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경찰과 검찰의 차이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흔히 경찰과 검찰은 한 묶음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일상적으로 무장하고 있는 무력기관이고, 검사는 법을 다루는 법무기관으로 무력기관이 아니라는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 둘에 대한 통제 및 견제는 구분되어야 한다. 본 글에서는 경찰에 대한 통제에 대해서만 다루도록 하겠다. (검찰에 대한 견제에 대해서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 배제, 문민독재의 새로운 수법 아닌가」, 《사회운동포커스》 2020년 10월 28일을 참고할 수 있다.)
 
경찰이 무력기관이라는 점에서 경찰에 대한 통제는 군대에 대한 통제와 연관시킬 수 있다. 보통 무력기관에 대한 민간의 통제를 문민통제라고 한다. 문민통제의 대표는 역시 군대이므로 이를 참고해볼 수 있다. 현재 군대는 탈정치화하는 한편 국방에 관한 전문인력으로 존재하는 방식의 문민통제가 실행되고 있다. 군대는 민간을 철저히 우위에 두고 민간지도자(대통령, 국방부 장관)가 결정하는 정책을 수용하여 집행만을 담당한다. 즉, 민간지도자에 완전히 종속되어 있다. 만약 군대에 독립성을 부여하게 된다면, 당연히 군대의 정치적 자율성도 언제든 부활할 수 있다. 따라서 군대는 독립성이 아니라 정부, 즉 민간에 대한 종속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탈정치화라는 방식으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한다.
 
그런데 치안은 무력을 통한 국내 질서유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경찰은 이를 실행할 무력을 갖춘 무력기관이다. 그러므로 군대와 마찬가지로 문민통제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문민통제의 원칙은 대통령의 명에 따라 무력기관이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대통령의 조각에 따라 구성된 행안부에 치안 업무를 일임해 관리하는 게 시스템적으로 잘못되었다 할 수는 없다. 게다가 현재 편제상 경찰은 행안부 소속이다. 치안을 담당하는 보안경찰(치안경찰)은 사법경찰에 대응하는 행정경찰에 속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행안부 시스템 내에 있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할 수 있다.
 
그러면 1991년에는 왜 경찰청으로 독립시켰나. 장세정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사설에서 “경찰 권한이 시·도 지사에게 고스란히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시 내무부가 국가경찰 조직인 경찰청을 만들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그 과정에서 경찰청장은 경찰의 인사·조직·정책(법률) 권한을 사실상 행사해왔다.”라고 쓰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경찰청 설치는 민주화의 상징으로 적극적으로 옹호할 제도라기보다는 국가경찰 체제를 어떻게든 유지하려 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동시에 지적하듯 경찰청은 상당한 자율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든 통제할 필요가 있었다. 이후 경찰 통제는 대통령 민정수석실과 치안비서실, 즉, 비공식적인 경로로 이뤄졌다. 그런데 문제는 청와대 조직은 총체적으로 공식기구가 아니라 병렬기구라는 점이다. 민정수석, 치안비서관은 법률에 따른 자리도 아니고 청문회를 거친 자리도 아니다. 이런 비공식기구가 거대한 무력기구인 경찰을 통제하는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책임정치’에 위배된다. 최근의 논란을 통해 이런 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렇게 본다면 병렬기구인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치안비서관을 없애고 행정부의 공식기관으로서 경찰국을 설치해 경찰을 통제하는 것이 오히려 민주주의에 좀 더 부합하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수사권에 대한 제도적 개선은 동반되어야

 
그렇지만 경찰국 설치에 대해 제기되는 우려 중,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사라진 뒤 공백으로 남게 되는 수사 권한에 대한 우려는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수사지휘는 경찰청 내부면 몰라도 한 단계 건너서 행안부에서 수사를 지휘한다는 것은 제 생각에는 대단히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수사는 경찰청 내에서 알아서 하는 거고, 제가 수사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또 “지난 정권에서 수사가 됐어야 할 것들 중 수사가 안 된 것들이 꽤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 발언은 행안부 장관이 수사에 개입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만약 행안부 장관이 수사에 관여한다면, 이는 비판자들의 말처럼 시계를 30년 그 이전으로 되돌리는 일이 될 수 있기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다. 따라서 2022년 현재 이런 일이 쉽사리 시도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권한 남용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따라서 수사 권한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수사 권한에 대한 제도적 개선에서 문제는 사법경찰이다. 행정경찰의 경우 행안부에서 통제하는 것이 시스템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경찰을 행정부가 통제하면 한국 경찰제도 특성상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의 분리가 명확하지 않아 사법경찰 역시 행안부 통제하에 들어가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도개선을 통해 명확히 분리할 필요가 있다.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을 명확히 분리하자는 제안은 이미 제기되어 온 경찰개혁의 과제 중 하나였다. 이를 실질화해 경찰청, 검찰청과 독립된 가칭 ‘국가수사청’을 설치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행정경찰과 사법경찰을 분리하고, 검사도 수사검사와 공판검사를 분리한 뒤, 사법경찰과 수사검사를 통합해 ‘국가수사청’을 설치하고 여기에 수사업무를 일임한다. 그리고 검찰청의 검사는 기소만을 담당해 수사-기소 분리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런 방안이 수사-기소 분리를 통한 권력의 분산, 견제와 균형이라는 점에서 더 나은 방향이라 할 수 있겠다.
 
정리해보자. 경찰국 설치는 비대해진 경찰 권한에 대한 통제의 필요성에서 제기된 것이다. 이렇게 급하게 추진될 수밖에 없던 원인은 바로 민주당의 졸속적인 검수완박 법안 통과다. 당장 9월에 검수완박 법안이 시행되면 비대해진 경찰 권한에 대한 어떠한 통제 장치도 없는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기에, 다소 급하지만 이를 보완하고자 추진된 측면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검수완박 법안 통과가 없었을지라도 시간을 두고 경찰국 설치와 비슷한 방안이 고려되었을 수는 있다. 윤석열 정부의 공약대로 민정수석실과 치안비서관이 폐지된 상황에서 경찰에 대한 문민통제 방안을 강구해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민통제라는 맥락에서 경찰국 설치를 본다면, 기존에 비공식기구를 통해 이뤄지던 경찰에 대한 문민통제를 공식기구를 통해 수행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방향이라 평가할 수도 있다. 다만 보완이 필요한데,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의 미분리라는 문제로 사법권을 침해할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도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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