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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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1999.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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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b특집-바른생활.hwp

정글스토리의 주인공, 바른생활지식인

박주영 | 출판편집팀
<b>성공을 예약한 신지식인?</b>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들어본 적 있나? 이 책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한국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내한, 김대중대통령까지 만나 국정전반에 대한 훈수까지 두기도 했다. 게다가 그 아들은 <성공하는 10대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내, 아버지가 가르쳐 준 7가지 습관을 자신의 삶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체험을 담아냈다. 성공하는 사람들, 성공하는 10대… 하지만, 꼭 그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아주 고맙게도 정부에서는 21세기 국제화·정보화 시대의 바람직한 인간형을 제시해 주었으니 말이다. 엄격한 자기관리와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사고, 장인정신을 갖고 업무에 임하며 친절·봉사정신까지 갖추고 있는 신지식인. 끊임없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은 기본이다. 이렇게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 누가 그걸 모르나?


<b>고객이 만족할 때까지</b>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심형래는 '누가 그걸 모르나?'라는 이 질문에 '안하니까 못하는 겁니다!'라고 한큐에 정리한 바 있다. 알다시피 제2건국위원회에서 내놓은 신지식인운동은 학력과 무관하게 자신의 일터에서 전문지식을 쌓아 생산성을 높이는 사람들을 양성하자는 것이다. <당신도 신지식인입니다>라는 사례집에서도 밝히듯 이들의 정신자세와 행동양식을 보고 배움으로써 국민 모두가 신지식인이 된다면, IMF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란다. 이제, 하필 왜 이 시점에서 신지식인운동이 나왔는가에 대해 알 수 있을 듯하다.
자, 그럼 어떻게 하면 신지식인이 될 수 있나?
<table border="0"><tr><td><img src="journal/199908/ppp.jpg" width=300>
</td></tr></table>
그렇다면 이 과정이 결국 어디로 귀결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없이 소개된 신지식인사례의 가장 공통된 특징 말이다. 돈 잘 버는 직업인. 결국은 생산성이라는 이름의 돈이 문제다.


<b>21세기 신인류와 구인류 </b>

모 광고의 대화가 떠오른다.
"넌 어떻게 공부하니?"
"열심히 하는 거지, 뭐."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여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업무에 적용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신인류가 되지 못한 채, 졸지에 구인류가 되어버린 열등생의 갑갑함. 그냥 자기 일을 열심히 해 왔을 뿐이라는 신지식인, 신인류의 자신감. 순간 모든 인간을 신인류와 구인류로 구분하는 선이 그어지고, 새천년을 이끄는 신인류로 살아가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다. 남을 밟고 올라서는 경쟁이 아니라, 이제는 나와의 싸움이다. 외국어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영어학원에 등록하고 정보기술 활용능력을 키우기 위해 인터넷을 배운다. 갑갑함은 '내가 도태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두려움으로 바뀌는 것이다.


<b>또다른 정글의 논리, 착취의 논리</b>

IMF 경제위기는 그동안 진행되었던 한국의 시장관리체제, 그리고 경제성장논리가 그 수명을 다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땀흘려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나라를 다시 일으킬 수 없다. 새로운 발전논리, 새로운 생산성과 효율성의 잣대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렇게 유연하고도 신축적인 시장경제의 논리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일류가 아닌 사람들, 엘리트가 아닌 사람들은 모두 퇴출대상에 속하게 된 것이다. <br>
학력은 필요없지만, 기술력과 외국어능력은 필요하다. 모든 이를 고객으로,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자신의 24시간을 쪼개어 끊임없이 지식을 습득하고 개선,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국민의식 개혁운동으로 시작된 신지식인운동은 결국 전국민이 자신의 상품성을 높여야 하는 새로운 밀레니엄시대의 경쟁체제를 낳고 있다. 2000년은 이렇게 새로운 정글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주제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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