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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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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구조조정, 그 이후 ⑤] 우정 사업 아직도 끝나지 않은 구조조정 위협

주영두 |
. 우정사업의 이해

1) 보편적 공공서비스 우정사업
우정사업은 전국 각 지역에 분포한 우체국, 집중국, 취급소에서 주로 우편물(통상우편물, 소포우편물)을 접수, 배달하는 기본 우편역무와 부가 우편서비스(등기취급, 우편물방문접수-택배, 우편주문판매-우체국쇼핑, 민원우편 등)제공 그리고 우체국 예금, 우편환, 우편대체 업무와 더불어 우체국보험 업무를 취급하는 공공성이 강한 업종에 속한다.
전통적인 보편적 서비스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기본적인 서비스를 공평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정사업은 보편적 서비스를 기본적인 목표로 삼고 꾸준히 국가기관으로서 우편과 금융사업 역무를 이행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정보통신의 발달과 민간기업의 사업확대 그리고 대외시장 개방, 금융시장의 대형화·겸업화 및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한 외국금융기관의 국내시장 진입 확산 등으로 사업환경이 변화되어 우정사업에 대한 경쟁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보편적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의 변화가 모색되기 시작하였다.

2) 우정사업 구조조정 변화기제
우정사업은 전통적으로 국민의 기본적 통신권의 보장과 서민 금융부조에 큰 기여를 해왔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부 또는 그 대리인에 의해 독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884년 우정총국을 개국, 우편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정부부처 형태로 사업운영을 정부가 독점해 왔으나 우편사업의 재정적자가 매년 심화되어 왔다. 결과적으로 이 사실은 곧 정부기관의 독점적 경영체제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정부부처 형태로서의 우편사업은 공공성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한계성을 내포하고 있었기에 그동안 보편적인 우편서비스를 제공받아 왔던 국민들의 시선은 비교적 온정적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 운영체제개편 논의가 계속 제기되어 왔다. 1994년 1월 체신부 업무보고에서 ‘1997년 공사화방침’이 보고 되고, 1995년 1월에는 체신공사설립 추진위원회 및 동사무국이 구성되는 등 공사화가 추진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공사화는 보류되고, 정부부처형 공기업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영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운영체제가 개편되었다. 그리고 1997년 IMF체제의 국제외환위기에 처한 우리의 경제난국의 상황에서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정부기업의 비효율은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는 각계의 체제개편 요구가 빗발쳤다. 또한 우정사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도 우정사업의 경영이 과거의 공공성 위주에서 상업성 위주로 전환 할 것을 요구받고 있었다.
이처럼 오늘날의 우정사업은 정보통신수단의 발달과 대체통신수단의 급성장과 규제완화에 따른 파급효과로 우정사업의 독점적 지위는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민간업체의 국제화·다각화·다양화 전략에 따른 우정상품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으로 우정서비스시장은 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고, 우정사업의 이용패턴 및 고객의 요구도 날로 다양화 고도화됨으로써 우정서비스의 공공성은 상대적으로 감소되고 상업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공공성에 기반한 우정사업은 조직, 인사, 예산, 회계 등의 자율성 제약으로 정부독점으로서의 한계에 직면하여 이제 그 존재여부 마저 심각히 위협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Ⅱ. 우정사업 구조조정 과정

1) 제1. 2차 정부조직 개편의 인력감축
제1차 정부조직개편은 1997년말 불어닥친 IMF 구제금융 이후 정부의 일방적 구조조정, 인력감축을 단행하였다. 경영혁신의 구조조정 1차 정부조직개편(1998. 2. 28)은 기능직정년 58세를 57세로 단축하고 61세까지 가능하던 정년연장 제도가 폐지됨으로써, 기능직 정년이 사실상 4년이나 단축했다. 정보통신부는 그 동안 계속 누적적자를 보여 온 우정사업에 2000년까지 98년 정원기준 체신인력을 4,048명 감축토록 했다.
그런데, 제1차 인력감축이 진행되고 있던 중 1999년 제2차 정부조직개편을 단행하여, 이미 진행되어 오던 체신부문의 인력감축계획을 변경하여 2002년까지 98년 정원의 25%인 8,500명을 감축토록 하는 내용의 인력감축 규모를 확대하였다. 이것은 ‘안진회계법인과 아더앤더슨코리아’의 <정보통신부 경영진단보고서>를 토대로 한 ‘경영합리화계획’을 1999년 5월 확정하면서다.

2) 인력감축에 따른 파장
이처럼 1.2차 정부조직 개편에 의한 우정부문 인력감축 방안에 대해 체신노동조합은 강력하게 반발하게 된다. 1999년 5월 30일 체신노동자 2만여명이 여의도에서 인력감축저지 및 생존권 사수 궐기대회”를 개최하며 투쟁을 결의하기도 하였지만, 2000년말까지는 대체로 위와 같은 감축방안에 의거하여 인력감축이 진행되었다. 체신부문의 인력감축 문제는 노사정위원회의 공공부문 구조조정특위에서 다루어지게 되고, 2000년 8월 4일 노사정위 공공부문 구조조정특위에서 ‘체신구조조정 및 처우개선’ 문제를 논의하여 ‘체신부문 인력감축계획’에 관한 합의를 도출하고, 2000년 8월 31일 노사정위 본회의에서 "2000년도 감축분까지는 당초 계획대로 감축하고, 2001년 이후 감축분 3,756명에 대하여는 정통부에서 용역을 의뢰하여 2001년 4월말까지 정밀 직무분석을 실시한 후 감축규모 및 시기를 결정한다"고 합의하게 되었다

이러한 인력감축으로 ’98~2001까지 체신노동자 5,742명이 감축되어<표3> 남아 있는 집배원들은 하루 근무시간 16시간, 한달 초과근로시간이 150시간에 이르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살인적인 장시간·중노동으로 혹사를 당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피로가 누적되어 사망 및 중경상자가 98년 이 후 폭증했으며<표4>, 2001년 한해 중·경상자만 508명에 도달하였다.

<표3> 우편물 증가대비 인력감축 현황 우편우편물증가대비 인력감축 현황물증가대비 인력감축 현황
<표4> 조합원 사망 및 중.경상자 연도별 추이 (2003년 전국체신노동조합 통계)

더구나 집배원은 대국민서비스 사랑의 전령사로서 우체국의 최일선에서 정상적으로 우편물을 배달하려면 6개월 이상의 숙련기간이 필요하나 이러한 기능인력을 정부가 ‘신자유주의적 노동시장유연화 정책’에 따라 ‘98년부터 4년 동안 단기간에 5,742명을 감축하고 그 빈자리에 이직율이 46.2%인 비정규직 3,800여명을 대체 투입했으니 우편물 소통이 정상적으로 이루어 질 수가 없었다.

Ⅲ. 비정규직 도입 등 민간화 촉진

1) 우정사업 운영의 한계와 문제점
1997년 1월 1일자로 “우정사업운영에 관한 특례법” 발효와 함께 정보통신부는 현실성 있는 우정사업 경영개혁 방안으로, 조직 및 인력의 추가소요 없이 정보통신부 내에 「우정사업본부」를 설치하기로 한다. 그리고 「우정사업본부」는 책임경영체제 확립 및 인력의 대폭 감축을 통한 건전경영기반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2000년 7월 1일 출범하게 된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는 “특례법상” 우정사업총괄기관으로 자율성. 독립성을 확대한다고는 하지만 조직. 인사. 예산 및 자산운영에 있어 정부조직법, 국가공무원법, 예산회계법, 기업예산회계법 및 국유재산법 등을 적용 받고 있어 사실상 “ 공무원 인력증원 및 예산확보”에 한계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불완전하고 어정쩡한 우정사업본부를 총괄하는 본부장을 민간인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우정사업에게 책임운영기관의 경영합리화를 부추기며 흑자경영을 재촉하게 된다.
이미 1998년부터 우정사업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현장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2000년 7월 1일 우정사업본부의 출범은 한마디로 우정사업의 민간화 촉진그 자체였다.


2) 체신노조 대정부 협상과 파격 합의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구조조정의 인력감축 이후 날로 급증하는 우편물량과 신도시개발 등으로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해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국체신노동조합의 대정부 “조합 5대요구”를 위한 긴급 체신노사협의회가 2002년 8월 24일 열렸다. 이날 노사간의 협정에서는 우체국 부족인력충원에 대해 ‘집배원의 내부업무 지원을 위한 대무사역(파트요원)비를 확보 배정’하는 것과 도시지역 ‘소포위탁배달 추진’ 그리고 ‘대단위 아파트지역 통상우편물 배달위탁 시범 추진’을 협정하였다. 또한, 상시위탁집배원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전체 집배원의 10% 이내로 유지 될 수 있도록 3년 이내 정규직화 추진’을 합의 했다.
이번 노사간 협정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집배원의 과중한 업무부하 경감을 위하여 인력증원, 상시위탁집배원 정규직화 및 집배업무 경감대책을 노사가 함께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의 하였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비정규직 및 민간위탁을 확대하는데 노조가 묵인 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파격이었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들의 업무를 경감하기 위하여 상시집배인력 증원, 파트타이머 지원, 소포위탁배달 등을 추진하였다. 2002년 8월 26일에 상시위탁집배원이 76명 증원 배정되었는데, 이 시기에 파트타이머는 1,827명, 소포위탁배달 인원은 600명, 그리고 통상위탁우편물 위탁 인원은 305명이 증원 배정되었으며, 2002년 2월부터 2003년 2월 사이에 상시집배인원은 1,256명이 증원되었다.(전국체신노동조합 2002사업년도 사업보고, p. 360).


3) 비정규고용 및 민간위탁 확대와 문제점

우정사업의 구조조정으로 기능직 공무원 인력감축의 빈자리는 상시위탁집배원, 일용직, 파트타임(시간제), 도급(위탁)근로자 등으로 채워지고 있다. 비정규직의 고용증가는 어떻게 보면 우정부문의 정규직 공무원 정원이 감축되는 상황에서 우편물량의 증가와 택배사업과 같은 부가사업 실시로 한편으로는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지금도 우체국 현장의 집배, 집중국 및 발착, 창구영업, 운송, 관리지원 등에서 인건비 절약에 의한 경영평가 상위등급 확보를 위해 공공연히 비정규직 및 위탁을 서슴없이 계약하고 해약하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 나고 있다. 이러한 비정규직의 고용은 우정업무의 효율적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특히 집배분야에 있어서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복지혜택과 보수차이가 존재함에 따라서 직원 간 갈등이 발생하고 상시위탁집배원 이직률이 27.8%로 높게 나타나 집배업무의 안정적 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었다. 하지만, 임금 및 법정부담금을 포함하면 비정규직인 상시위탁집배원 1인당 노무비용은 정규직의 95% 수준에 이르고, 1인당 업무처리량은 90% 수준에 불과하여 오히려 비용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우정사업본부 자신에 의해 제기되었다.
그리하여 우정사업본부에서도 ‘상시위탁집배원 정규직화’를 추진하여 2002년 6월 4일에는 집배원 부족인력 2,973명의 증원을 행자부에 요청하고, 또 2002년 8월에는 체신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서 상시위탁집배원의 비율을 전체 집배원의 10%(1,515명) 이내에서 유지할 수 있도록 정규직화하기로 협의한 후, 총 700명을 정규직화하고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863명의 상시위탁집배원의 정규직화를 추진할 계획임을 밝히고, 2003과 2004년2년에 걸처 1726명을 정규직화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상시위탁집배원에 대해서는 정규직화를 추진할 방침을 밝히면서도 일용직 및 시간제 노동자에 대해서는 ‘물량증감에 대비 인력의 탄력적 운영을 위해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더구나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부의 예산편성지침에 의거, 전 부처가 공통으로 지급하고 있으므로 처우개선을 위해 범정부차원에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하여 우정사업본부 차원에서 일용직 및 시간제 근무자의 처우개선을 실현하기 곤란함을 밝히고 있다.
이로 인해 정규직 집배원과 상시위탁집배원의 보수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상시위탁집배원과 일용직, 파트타이머 등 다른 비조합원 신분의 비정규직 근로자 사이에 새로운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98년부터 지속적으로 우편물량이 증가하여 우정사업 기회요인이던 우편사업이 2002년 말을 기점으로 통상우편물량이 감소하고 금융의 예대마진율이 떨어지면서 위협요인으로 돌변하여 오히려 비정규직의 감소가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표5.6.7.8>에서 알 수 있다.

Ⅳ. 계속되는 구조조정 위협

1. 우정사업 주변환경과 동향
정부는 우정사업을 정부조직이 운영함으로써 혁신적인 변화 없이 현 상태를 지속하다보면 인건비 상승에 의한 적자로 우정사업의 투자 노력이 어려워지고, 민간업체와 경쟁으로 우정시장이 교란되어 경쟁이 심화돼 우정시장이 잠식될 것을 우려,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우정사업이 처해있는 위협요인을 살펴보면 경영체계의 심화(민간 및 해외업체간, 금융기관 간 독점범위 축소), 고객요구의 고도화·다양화, 대체통신의 발달로 인한 전통적 통신수단 이용의 감퇴, 농어촌 경제력감퇴로 인한 도·농간의 사업여건 격차 심화, 우정사업본부의 금융·택배사업에 대한 사회적 합의 부재, 우정분야 직원, 특히 집배원 노령화, 선진국과 비교해서 경쟁력 약화, 우정조직의 비합리화(책임운영기관임에도 독립. 자율권 부족)등이 있다. 한국행정연구원(‘01년) <우정사업본부 정밀직무분석>, p.23~4

이와 같은 위협요인 하에서 우정사업의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적 실천적 장치를 설계하여 ‘위협요인을 최적화’하는 획기적인 개선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노력들이 이루어 지지 않을 경우는 우정사업의 구조조정 내지 조직변경은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본다.
한편, 외국의 경우 일본우정을 비롯한 대만 등 주요 국가들이 공사화를 추진하고 민영화 수순을 밟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그 영향력이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2004년 10월 21일 국회 국정국감에서 진대제 장관은 유승희 국회의원의 민영화 방안에 대한 질의에서 “우정사업의 공사화 내지 민영화는 단기적으로 추진할 사항이 아니다“는 점을 밝혔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도 우정사업의 조직변화를 임기내에는 하지 않겠다는 점을 언론에 밝힌 적도 있다.
하지만 우정사업을 둘러싸고 있는 사업여건들은 조직 내에서 뼈를 깎는 자구의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지탱할 수 없는 어려운 행태로 바꿔가고 있음을 현장 조합원들은 감지하고 있다. 이렇듯 우정사업의 현장 어려움은 곧 우정사업 자체위기이며 제2의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2) 긴축적 예산 및 인력운영

우정사업본부는 ‘03년 경영실적과 향후전망의 경영실적 분석을 통해 그 경영부진의 원인이 경기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경직적인 인력운용”과 “고비용 저수익” 사업형태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라고 평가하고 조직. 인력운용의 효율성 및 탄력성 부족을 손꼽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동반자적 노사관계 정립을위한 노사간담회의 자료> 2004. 2월, p.5~6
이에 따라 세입축소, 업무량 감소에 상응하는 인력의 재배치, 시간외 수당.보상금 조정등 수익과 조직. 인력운용을 연계시키겠다는 의도도 내 비췄다.
이처럼 우정사업 경영이 2003년도부터 흑자구도에 비상이 걸리자 우정사업본부는 수익사업을 위한 투자는 물론 각종 수익사업을 펼칠 수 있는 각종 예산을 긴축적으로 운용하며 비용절감을 위해 비정규직 인력을 활용 및 감축, <표.7,8>으로 경영목표달성에 열을 오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장 조합원의 초과근무 수당과 연가활용을 강제하는 등 조합원의 근무여건을 압박하고 있다. 이것은 인력감축의 구조조정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우정사업본부’가 인건비를 삭감해 보려는 궁여지책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인력감축 대신 인건비를 삭감하자는 의도인 것이다.
지금 우리의 사업장 우체국에서는 우정부문의 구조조정이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이후 다시 공사화 혹은 민영화 논의가 다시 대두될 전망이며, 이러한 논의가 쉽게 이루어 질 수 있는 방법에는 “구조조정”이라는 “도구”가 활용될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비정규직의 활용과 관련한 고용형태의 재편도 계속 진행될 것이며 이는 앞으로도 우정부문 노사관계에 대해서 지속적인 긴장과 갈등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표7> 최근 현업관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인원현황

출처: 정보통신부(우정사업본부) ERP시스템, 우정사업 인원현황

<표8> 창구, 발착, 집배분야별 정규직과 비정규직 인원현황
출처: 정보통신부(우정사업본부) ERP시스템, 우정사업 인원현황

Ⅴ. 보편적 우정서비스는 지속되어야 한다.

우정사업본부가 출범하면서 우체국은 ‘국가의 공공기관’으로서 도시서민은 물론 농어촌의 산간벽지와 섬 주민들에게 우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 왜냐하면 이러한 공공기관으로서 사회복지적 우정서비스는 고스란히 우정사업의 적자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외딴 산골이나 멀리 떨어진 섬마을에 편지 한두통을 가지고 여러시간을 소비하여 우편물을 배달해 주는 수고는 발신자와 수신자 입장에서는 고맙고 충실한 서비스가 되겠지만, 우체국 경영적 측면에서 보면 엄청난 적자를 내는 부실거래 서비스가 틀림없다.
현실이 이런데도 우정사업 정책을 입안하고 관리하는 윗사람들은 우정사업 적자가 지나친 인력투입으로 인한 과다한 인건비와 조직화 되지 않은 직원들의 마케이팅 능력부족이 그 원인이라고 한다.
우정사업본부의 조직변화를 장려하는 정책자들은 우정사업이 공익성과 기업성의 조화를 모색하는 데로 옮겨지게 됨에 따라 그동안 공익성 위주의 우정사업 운영과정에서 야기되었던 만성적 재정적자 누적과 새로운 우편서비스 개발의 제약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망상에 빠져 있다.
1997년 말 IMF 구제금융의 국가재정 위기극복을 위해 정부기관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당위적인 필요성 인식과 규범적인 계획 수립만으로 구조조정 실행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우정사업처럼 민간기업이 수행할 수 없는 공공의 사회복지적 서비스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부터 국민의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우정사업에 있어 1997년 이후 단행된 구조조정과정에서 노동조합의 구조조정 철회 투쟁은 우정관료는 물론 국민들이 이러한 보편적 서비스를 통해 도시서민과 영세민 및 농어촌 산간·도서벽지의 주민들에게 인간다운 삶의 최저생활 서비스를 정부가 부담하고 보장해야한다는 보편적인 인식에서 동조했기에 가능하였던 것이다.
국내외 민영화 내지 공사화를 위한 구조조정의 사례를 살펴보면 관료적 이해관계나 노조의 반대 등으로 구조조정 정책들이 진행되기는 했지만, 계획 집행이 지체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개혁의 실패는 이해당사자들의 저항 때문이 아니라 구조조정의 정책 설계와 방법 선택의 실패에서 연유하기도 했다.
따라서 체신노동자들은 우리나라의 우정사업의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우정사업만큼은 보편적 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도록 우리의 사업장을 견고히 지켜야 할 것이다. 그러기위해선 지금부터라도 체신노동자들이 앞장서서 단결하여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투쟁하여 공공기관으로 우정사업을 지키고 더불어 이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하고 민주적인 체신노동조합을 만들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P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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