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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9.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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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와 도박의 '바다'에 빠진 신자유주의 부패 정권

김병수 | 정책편집부장
최근 사행성 게임기인 ‘바다이야기’ 파문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 논란은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 노지원이 ‘바다이야기’를 제작, 판매하는 업체가 인수한 우전 시스텍의 이사로 밝혀지면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작년 하반기부터 명계남이 도박 사업에 직접 개입하면서 대선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나라당은 곧장 권력형 비리라며 정권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고, 청와대는 초기 진화에 나서며 권력형 비리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노지원과 직접 연결된 권력형 비리가 아니더라도 연일 터져 나오는 사행산업의 문제점들과 수많은 피해 사례는 정부의 실패를 여실히 드러냈다. 열린우리당은 정부에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한나라당은 내각총사퇴를 주장했다. 정부는 애초부터 선조사- 후사과의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결국 한명숙 총리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의혹들
현재 ‘바다이야기’와 관련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여기서 밝혀질 의혹은 크게 세가지다.
첫 번째는 상품권 발행 과정에서의 비리 의혹이다. 2001년 성인오락실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 ‘딱지 상품권’이 사용되기 시작하고 ‘스크린 경마 게임’이 전국에 퍼지기 시작했다. 게임장이 늘어나면서 ‘딱지 상품권’이 문제가 되자 정부는 2004년에 공식 상품권을 도입하고, 이에 상품권 발행업체들이 난립하기 시작하자 상품권 발행을 지정제로 전환했다. 엄청난 수익성을 가진 상품권 발행 사업이 지정제로 바뀌면서 이를 따내기 위한 로비가 들끓었다. 그리고 현재 정부가 ‘바다이야기’ 파문을 진정시키기 위해 상품권 발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히자 사업을 그만둘 위기에 놓인 게임장 업주들이 “돈을 받아먹은 공무원을 100명 씩 불고 자폭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성인오락실을 둘러싼 크고 작은 비리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다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또 ‘바다이야기’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의 문제가 있다. ‘바다이야기’는 게임기 앞에 한 시간을 앉아 있으면 평균 9만원이 들어가지만 한 번에 몇 백만 원의 이익을 낼 수 있을 만큼 사행성이 높아서 도박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사행성 게임과 관련된 규제가 엄연히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바다이야기’가 심의를 통과했는지에 대해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심의통과에 책임이 있는 문화관광부와 영등위는 서로 누가 사행성을 부추겼는지를 두고 상호간에 오고 간 구체적인 이야기들까지 폭로해가면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끝으로 ‘바다이야기’ 제조사인 지코 프라임과 에이원 비즈가 게임기 판매로 얻은 순이익 1,000억 원 가운데 행방이 묘연한 400억 원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도 검찰 조사의 대상이다.
단기간에 엄청난 규모로 성장한 성인오락실에서 드러나는 투기산업의 막대한 이권이 각종 로비와 부패, 비리로 이어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리고 이 부패, 비리의 인맥이 다시 다른 투기산업의 활성화에 동참하여 비리 행각을 벌인다. 여기에는 항상 정·관계의 고위급 인사들이 결탁하여 비리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정치자금을 모은다는 것도 여러 차례 발생한 비리사건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특히 정·경·관을 아우르는 기존의 부패, 비리의 고리에 조직폭력배들까지 직접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도박 공화국’ 피해자는 누구인가?
하지만 이번 파문으로 우리는 노무현 정권에서 이미 익숙해질 정도로 많이 터져 나온 부패, 비리 의혹 자체보다 너무 커져버린 사행산업의 규모에 놀라게 된다. 실제 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바다이야기’와 같은 오락실들은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으로도 ‘도박 공화국’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의 규모다.
전국에 성인오락실이 2만 3천, 성인오락실에 발행하는 상품권 규모만 30조 원 가량이고, 실제 유통액은 이것의 3-5배가 된다고 한다. 오락실 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했던 2002년의 130개에서 180배 증가한 것이고, 오락실의 매상도 2002년 3800억 원에서 26조원으로 기하급수로 불어났다. 노무현이 당당하게 이야기한 것처럼 게임 산업 발전 및 규제 완화의 결과가 이렇게 ‘도박공화국’으로 나타났다.
성인오락실 이외에도 합법 5대 사행산업인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로또에 이르기까지 도박은 넘쳐난다. 작년 한해 합법 사행산업에서 로또를 제외한 부분의 이용자만 2,500만 명에 이르고 성인 중 242만 명이 도박 중독에 빠져있다고 한다. 그리고 국가가 성인오락실을 제외한 사행산업에서 세금 등으로 거둬들인 돈이 지난해만 2조 5000억 원이다.

이렇게 커져버린 사행산업의 직접적 피해자는 물론 서민들이다. 성인오락실들이 상대적으로 빈곤한 지역이나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밀집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성인오락실 이용자의 42.3%가 한 달 수입이 200만 원 이하라는 수치도 이를 보여준다. 사행산업이 문제가 되면 항상 단속이 강화되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새로운 게임이 출현한다. 선풍을 일으킨 스크린 경마장에 ‘바다이야기’, ‘인어이야기’, ‘황금성’, ‘야마토’와 같은 릴게임들이 이어졌다. 이제 이런 릴게임들이 퇴출되면 디지털 대국의 명성답게 온라인 도박이 활개를 칠 것이라는 예상이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온라인 도박의 규모는 이미 엄청나다고 알려졌다. 이렇듯 현재 사행산업은 마치 소매치기처럼 국민들의 소득 중의 일부를, 서민들의 쌈짓돈을 계속해서 털어가고 있는 것이다.

‘도박공화국’의 주범은 노무현정권이다

노무현 정권은 온갖 사행산업과 함께 등장했다. ‘인생역전’이라는 카피와 함께 광풍을 일으키며 로또가 발매되기 시작한 것이 노무현이 대선에서 당선된 2002년 12월이다. 또 이때부터 성인오락실에 상품권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것이 결국 커지고 커져서 ‘바다이야기’ 파문에 이르게 된 것이다. 또 같은 해에 대형화된 강원랜드 카지노가 완공되고, 경마, 경륜에 이어 경정 사업이 시작된다.
한국사회는 이미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편입되어 있다. 벤처에 대한 ‘묻지마 투자’ 붐, 온갖 펀드들이 각각 수익률을 자랑하면서 난립하여 돈을 긁어모으는 등 도박과 전혀 다를 것이 없는 ‘돈 놓고 돈 먹기 식’ 투기는 이미 일상화되어 있다. 이런 가운데 사회는 계속해서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투자문화에 적응하고, 투기에서의 성공을 노리며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고 있다. 투기와 사행성이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사람들이 쉽게 도박에 빠져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노무현 정권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의 결과는 이미 극단적인 빈곤의 확산과 민중들의 삶의 위기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정권의 입장에서 이런 문제들이 투기의 활성화를 가로막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에 노무현 정권은 신자유주의의 결과로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에게 ‘인생역전’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며 로또를 들이밀었고 이제 이것저것 아무것도 안 되는 사람들에게 ‘바다이야기’로 고래를 잡으며 스스로 위안하라고 한다. 노동의 불안정화, 항상적인 실업의 위협, 빈곤, 정권의 수많은 실패로 숨 막히게 살고 있는 민중들에게 도박을 부추기며 쌈짓돈까지 털어가는 것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개혁’, ‘서민’을 외치며 등장한 노무현 정권은 집권과 함께 시작된 대선자금 비리에서부터 끊임없이 계속된 부패/비리와 온갖 게이트들, 한미FTA, 평택 미군기지 확장, 하중근 열사의 죽음에 이르는 ‘부패’, ‘반민중성’으로 전 민중의 환멸과 불신을 더 이상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주제어
경제 민중생존권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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