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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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3.6.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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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6특집-문문주.hwp

서울민중연대 준비위원회 결성에 부쳐

문문주 | 민주노총 서울본부 조직차장
3년을 끌어온 전국민중연대 준비위원회가 마침내 5월 21일 본조직을 출범시켰다. 본조직 출범에 따라 각 지역별 민중연대 건설도 탄력이 붙고 있고, 서울지역도 지난 5월 20일 준비위원회를 결성했다. 서울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과는 달리 지구 민중연대가 먼저 건설되고 서울지역 민중연대(준)가 나중에 건설되었다. 그렇다고 기층이 먼저 준비해서 광역단위 조직을 추동했다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서울지역 연대운동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측면이 강하다.

이러 저러한 대책위와 연대조직이 난립하는 가운데에도 서울지역만은 예외였다. 서울이 곧 중앙을 의미했고, 중앙사업의 대부분이 직접적으로는 서울 나아가 수도권 사업을 의미했기 때문에 서울지역 연대기구가 굳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연대조직뿐만 아니라 각 부분의 대중조직들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민주노총의 경우 총연맹과 각 연맹이 서울에 주재하는 관계로 별도의 서울단위가 필요하지 않거나 절박함을 느끼고 있지 않은 듯 하다. 전빈련이나 학생단위 또한 비슷한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 서울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연대기구의 필요성을 느끼기 힘든 구조였다. 민주노총의 경우 하나 더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민주노총의 출범과 함께 조직의 기본이 업종별로 구성되면서 지역 연대 운동의 기풍이 약해져왔고, 타 부문과의 연대운동 뿐 아니라 민주노총 내에서조차 이러한 경향은 강해지고 있다. 물론 내용적인 측면에서 서울지역의 독자적인 연대기구나 연대투쟁이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서울민중연대를 실질적인 연대의 구심으로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주요 과제들

서울지역의 연대운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그 중요성이 높다. 서울이 가지는 역할 때문이다. 서울은 명실상부한 정치, 경제, 행정, 문화의 중심지이다. 그만큼 지배계급의 사회재편 전략이 가장 적나라하게 표출되는 지역이며 노동자, 민중, 시민의 입장에서 공동대응이 요구되는 중요한 사안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서울지역의 독자적인 사업 내용이 아니라도 전국적인 쟁점에 대해 서울 차원에서 제대로 실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그만큼 실천적 파급력을 높일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당장 주요한 현안이며 실천적 연대운동을 통해 서울민중연대(준)의 실질적 구심을 만들어가야 할 핵심 사업 몇 가지만 꼽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계천 복원 및 강북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대응투쟁이다. 사실 청계천 복원 문제가 야기하는 문제는 대단히 다양하다. 직접적으로는 주변의 상인, 도시빈민들의 생존권 문제와 직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교통문제, 문화문제, 생태문제 등 서울이라는 도시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를 둘러싼 다양한 계급 계층 간의 치열한 투쟁의 장이기도 하다. 농촌지역의 경우 노-농간의 연대가 핵심이라면 서울의 경우 노-빈의 연대가 핵심일 수밖에 없다. 당장 생존권 박탈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노점상을 비롯한 도시빈민과의 연대투쟁이 낮은 수준에서나마 시작되어야 한다.
나아가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후 주변지역 발전전략으로 "동북아의 중심도시, 국제적인 상업도시, 금융거점 도시로의 개발"이라는 목표 하에 경제자유구역 지정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운동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둘째, 상암지구 경제특구 지정 저지 투쟁과 WTO 개방 저지 투쟁이다. 작년 경제자유구역법이 통과된 후 각 지자체들의 경쟁적인 경제자유구역 지정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닌데, 서울시는 이미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하에 작년 '한국외국기업협회'와 마포구 상암동에 '디지털 미디어 센타'를 조성키로 하고 지난 2월 대통령직 인수위에 이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 한 바 있다. 나아가 현재 추진되고 있는 청계천 복원사업과 맞물려 주변지역으로 이를 확대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 파급시키는 모델로 활용 가능하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서울에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된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곧바로 전국화 된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의 대응은 오히려 타 지역에 비해 빈약하다. 별도의 대책기구 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서울지역의 유일한 상설적 연대기구인 서울민중연대(준)의 역할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셋째, 지하철과 대중교통 시스템 재편의 공공성 확보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저지 투쟁이다. 지난 2월 대구 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지하철의 안전문제가 전국적인 이슈로 등장한 바 있었다. 그러나 일부 운동진영에서 1인 승무제를 중심으로 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문제를 지적하고, 공공철도 건설이 유일한 해결책임을 주장했으나 전혀 쟁점이 되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하철과 대중교통 시스템의 재편 문제는 앞으로가 더욱 더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수도권 광역교통망 구상을 통해 "수도권 광역도시계획의 도시공간구조변화에 대비하는 순환방사형 교통망 구축"이라는 기본방향 하에 전철, 도시철도 와 경량전철, 고속도로, 자동차전용 간선도로 등의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지하철과 대중교통 시스템의 재편은 노동자들에게는 구조조정의 이름으로, 주변 주민들과 도시빈민들에게는 생존권 문제로, 시민들에게는 안전과 삶의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환경과 교통관련 전문 단체들 이외에 운동진영의 관심은 거의 전무한 형편이다. 노동자, 빈민, 시민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이러한 사안에 대한 노동자, 빈민, 시민의 입장에서 실천적인 고민이 있어야 한다.


노동운동에 있어서 서울민중연대(준)가 가지는 의미

한편, 서울민중연대가 노동운동에 있어 가지는 의미도 특별할 것 같다. 95년 민주노총의 출범 이후 노동운동의 핵심 슬로건은 산별노조 건설이었다. 애초 목표에 미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산별노조 건설은 꾸준히 진척되어 왔고, 어느 정도의 성과도 있었다. 금속노조의 산별교섭에서 보듯이 대자본, 대정부 교섭력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되어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역연대나 타 업종과의 연대가 부족해진 것도 사실이다. 자신의 노동조합이 속해 있는 연맹이나 산별의 문제가 아니면 전국적인 이슈 외의 일상적인 연대투쟁을 기대하기가 힘든 것이 솔직한 현재의 상황인 것 같다. 심심치 않게 불거져 나오는 연맹과 지역본부간의 마찰, 점증하는 지역노조의 필요성에 대한 강조, 사회운동적 노동운동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 등은 역으로 현재의 산별노조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지적이기도 하다.

사실 청계천 복원사업의 문제나 서울지역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시도, 거대한 교통시스템의 변화 등에 대한 노동운동의 입장과 대응이 빈약하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것은 노동운동의 대응력이 업종별 관심에만 묶여 있다는 반증이며 노동운동 내에서조차 제대로 연대가 안되고 있다는 증거다. 업종이나 산별 위주로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드러나는 현상이다. 서울민중연대를 통해 다른 부문과의 연대뿐 아니라 노동운동 내에서도 산별과 업종을 넘어 지역연대의 초석을 쌓아야 할 때이다. PSSP
주제어
민중생존권
태그
국제주의 노조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