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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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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여성노동조합을 찾아서

박지영 | 사회진보연대 인천지부 집행위원
전국여성노동조합을 찾아서

9월 26일 1시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실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최상림
인터뷰와 정리: 사회진보연대 인천지부 집행위원 박지영


Q. 전국여성노조는 언제 설립되었으며 배경은 무엇입니까?

A. 99년 8월 29일에 설립이 되었는데요. 직접적인 배경은 97년 말 IMF가 터지면서죠. 안그래도 열악한 여성노동자의 고용조건이 훨씬 열악해지고, 생산직의 경우는 90년 들어서 거의 폐업하고 해외이전 했지만, 사무나 금융 여성노동자들의 경우는 87년대 투쟁의 성과를 이어왔는데, IMF를 맞으며 그 영역의 여성노동자들도 해고되고, 특히 은행을 중심으로 그랬죠. 그래서 노조운동이 위기를 크게 느꼈어요. 그래서 다양한 방식의 조직화를 시도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했었죠. 실제 70년도에는 여성노동자 조직률이 20%정도 되었는데, 90년도가 되어서는 여성노동자의 조직률이 6%로 떨어졌거든요. 사실 전통적으로는 민주노총을 지원하고, 여성간부를 훈련하는 방식이었는데, 그러한 방식이 10년 20년 동안에 실패한 것이 아닌가했죠. 그래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여성노동자들이 어떻게 조직될 수 있는가하는 케이스를 만들 필요가 있겠다는 것이 설립의 주요한 배경이었지요.

Q. 전국여성노조 이전에 여성노동자회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노조라는 형태와 조금 다른 부분이 있을텐데, 특히 노조운동에 착목한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A. 여성노동자회의 기반은 70년대 민주노조운동을 했던 노동자선배들과 80년대 현장으로 들어왔던 학생운동출신의 여성활동가들이 토대가 되어 87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거든요. 처음에는 제조업에서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것을 지원하는 활동을 했었는데 90년에 들어서서 전자사업장들 같은 여성노동자사업장들이 폐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으로 나가거나 하청에 하청을 주거나, 그래서 지금은 아남 정도만 남아있는데,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단일기업으로는 힘드니까. 그래서 기존 노조가 포괄하지 않는 영역에 대다수의 여성노동자가 있는데, 이 노동자들에 대한 접근에 대하여 90년대에 계속 고민을 했습니다. 고민을 하다가 인도의 세와, 덴마크의 KAD라든지, 일본의 여성노조라든지 사례를 보고 방문하고 교류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이 기반이었고, 처음에 우리는 단체였으니까 우리가 직접 노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IMF가 계기가 되어 단체의 역량 중 절반을 노조를 건설하는데 배치를 한 거죠.

Q. 조직 형태나 구조는 어떠합니까?

A. 처음에 만들면서 전국단일노조로 만들었어요. 어차피 노동자들이 전국적으로 하나로 묶어나가야 하는데, 지역단위 연합체가 되기에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조합원이 가입하면 전국여성노동조합이라는 하나의 조직체에 가입하는 거고 지역에 9개 지부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과 광역지역을 지부라고 명칭하고, 전국적인 업종을 지부라고 합니다. 그래서 업종별로 방송사, 영양사, 사서, 과학실험실 이렇게 4개의 지부가 있습니다. 이런 지부 밑에 사업장단위들은 분회가 되는 거죠.

Q. 그럼 주로 어떤 직종의 여성노동자가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습니까?

A. 업종별 지부가 있으니까 그 업종에 있는 조합원이 있고, 주로 서비스업종이죠. 여성노동자들이 분포상으로도 제일 많고. 조합원의 85%가 비정규직이고, 평균연령은 30대 후반에서 40대이고, 평균 소득 70~80만원수준입니다. 주로 비정규직에 나이가 많고, 저임금을 받고 있죠. 그래서 사업도 이것에 맞추어서 최저임금이라든지 이런 것이 중심이 되죠. 그 외에는 청소용역이 많아요. 대학교 청소, 호텔청소 이런 것과 파출과 같은 가사서비스업종도 있습니다.

Q. 지금까지 어떠한 투쟁을 진행해왔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유의미한 투쟁들이 많았다고 생각하는데, 처음에 99년 초에 골프장 경기보조원싸움이 있었어요. 88컨트리클럽인데, 그 때 40세 조기정년이라고 해서 40세 넘은 사람들 나가라고 한거죠. 그 때 여성노조가 없을 때였는데, 그 싸움을 지원하고 승리하고 이후에 여성노조 건설된 이후에, 최초의 분회가 되었죠. 그 때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처음 접했고, 재능과 함께 이 문제가 최초로 이슈가 되었죠. 여성계와 연대하여 조기정년 문제를 제기하고, 특수고용직이 80%가 여성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보호가 필요하다는 제기를 처음으로 했지요.
그 다음에 한 것이 대학청소용역 노동자의 싸움이었는데, 상담을 받다 보니까 청소용역 노동자가 사십몇만원정도 받더라구요. 그래서 최저임금이라는 게 있고, 이런 직종에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죠. 그런데 이미 용역이라는 것이 단가를 책정해놓고 하는거라 용역회사와 싸워봐야 소용없어요. 그래서 최저임금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9개 지부에서 대학교에 있는 청소용역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보도하고, 여론화하고 최저임금위원회가 생기고 나서 처음으로 관련 당사자들이 그 앞에서 집회를 했죠. 그전에도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 최저임금위원회에 위원이었지만 그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받는 사람이 없으니까 수틀리면 퇴장하고 한건데, 그 해에 절대 퇴장하지 말아라, 한 푼이라도 올려야지 왜 퇴장하냐 해서 그 해에 꽤 많이 올렸어요. 그 다음부터 관심들이 높아지면서 작년부터 최저임금연대회의 이런 것도 만들어지고 했죠.
그리고 작년부터는 학교비정규직 투쟁을 하고 있는데, 그것도 학교 조리원 상담을 받았는데 교육기관이니까 사기업보다는 조건이 낫겠지 했는데, 조리원들이 1인당 학생 200명 정도를 배정 받는데, 아침에 출근해서 12시에 점심이 나가야 하니까 2~3시간동안 200명 분량의 조리를 해야하니까 노동강도가 엄청 강하고 쎈데, 그러니까 집에 경조사가 있거나 할 때 결근도 하지 못하죠. 자기가 빠지면 그 시간에 애들 밥을 해 줄 수가 없으니까 자기가 빠지려면 돈을 줘서 다른 사람을 배치를 하고 빠지는 거죠. 학교에서 대체인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사기업보다 더 심하더군요. 조사해보니 평균근속 4년 정도인데, 근로계약을 할 때 방학은 제외하니까 연차수당은 하나도 적용 안되고 굉장히 열악했어요. 그래서 작년과 올해 실태조사하고 교육청과 교육인적자원부와 계속 싸움을 하고 있죠. 전국적으로 학교 비정규직이 10만 정도가 되거든요, 학교가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있는데, 청소하는 사람, 밥하는 사람, 도서관 보조, 과학실험실 보조원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학교가 굴러가는데, 이 사람들은 다 비정규직이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존재했지만, 알려지지 않았던 문제인 거 같아요. 얼마 전에 가입한 과학실험보조원인데, 19년 일했는데, 일용직이니까 19년을 일하나 올해 들어온 사람이나 똑같고.

Q. 투쟁과정에서 여성노조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A. 어려움이 있죠. 여성노조이기도 하고, 우리가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같은 데 가입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일단 사업주가 두려움을 안 느끼는 게 있고. 그런데 그건 하다보면 아는 거고. 여성노조이기 때문에 여성들의 지도력이 성장하는 게 좋으면서, 그렇게 여성지도력을 세워내는 게 어려워요. 보통 노동조합에 남자 10명 있고, 여자 90명이 있어도 남자들을 위원장 시키고 여성들은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데 우리는 모두 여성들이니까 이 안에서 다 나와야 하니까 한편으로는 성장하는 거지만 한편으로는 안 하려고 하면 그것을 세우고 하는 게 굉장히 힘들어요. (그럼, 내부적으로 그런 지도력을 세워내기 위한 프로그램들도 많겠네요. 교육이라든지?) 간부학교라든지 그런 게 있죠. 그런데 여성노조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요. 애들을 키우잖아요. 남자들은 자기가 노동조합하고 남는 시간에 자기시간을 가지는데, 여자들은 집에 가서 또 가족을 돌본다든지 그런 것들이 있으니까 모임을 하기가 어려워요. 교육이나 모임 같을 걸 하면 빨리 집에 가야하니까 짧게 해야하고, 모임이 많아지면 피곤해 하는 거죠. 거기에 맞춰서 해 나가야 하니까 여성노조는 어려운데, 그렇기 때문에 여성노조가 가지고 있는 존립근거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반 혼합일 경우에는 아줌마들은 가라하면서 자기들끼리 주도하고 여자들은 따라가게 되는데, 그러면 여성들이 성장하지 못하게 되니까요. 동전의 양면이죠.

Q. 현재 노무현 정권의 여성노동정책에 대하여는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보육이나 모성보호와 육아에 관련해서는 잘 이행할 거 같아요. 출산율 저하의 상황에서 사회적 저항이 별로 없잖아요. 사회저항이 없으니까 이행할 거 같은데, 나머지는 노동정책이 상당히 보수화되고 있으니까. 이번에 비정규직 입법하는데 노사정위보다도 더 후퇴되어 있고 파견법 같은 경우에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안이 나오니까 차라리 입법을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공약으로 내세운 것들이 어떻게 이행이 될지 회의적이죠. 여성노동정책이라는 것을 두 가지범주로 접근한다고 했을 때 여성 재생산 영역, 육아, 모성보호, 성희롱을 포함한 여성의 성에 관련한 부분이 있을 거고, 그 다음에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많이 있는 저임금, 비정규직 그 영역에서의 정책 측면이 있을 텐데, 앞의 부분은 별 무리 없이 갈 거 같은데, 후자 부분은 노동시장 유연화라든지 큰 경제논리에 밀려서 잘 되지 않을 거 같습니다.

Q. 노동운동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전국여성노조에서는 현재의 노동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하나는 내부에서 여성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죠. 예를 들어 최저임금위원회에 4명이 티오가 있다면 거기도 항상 여성지도력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당장에 여자가 나가나 남자가 나가나 같아도 지도력을 성장시켜서 일정한 밸런스를 갖는 것이 앞으로 여성노동자를 조직해 나가고 확대하기 위해 상당히 중요한 영역이고, 세계적으로나 우리나라에서나 노동조직 확대에 있어서 개척해야 하는 영역이 여성, 청년이거든요.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지도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목적의식적인 계획을 가져야 되는데 노동운동이 눈앞에 있는 급한 불만 끄려고 하잖아요. 정부도 그렇고. 큰소리 내는데 먼저 하다가 정책방향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는데, 노총도 그렇지 않는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또 최저임금 관련해서 양대 노총이 굉장히 보호해야 한다 목소리는 내는데 실제적으로는 감각이 안 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에 최저임금위원회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의 대표로 나갔으면 사퇴를 했을까. 단위사업장으로 보면 교섭하고 싸우다가 퇴장할 수 있는데, 퇴장이라고 하는 것은 다음 번 교섭을 전제로 하는 퇴장이지 조합원들의 대표로 교섭을 들어갔는데 거기서 아무런 것도 합의를 안 하고 퇴장해서 나오면 불신임 당하는 거 아니에요? 다른 교섭단을 꾸려서 내 보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최저임금 당사자들의 대표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퇴장을 했을까, 한푼이라도 더 올리려고 하지 않았을까. 원칙 그런 게 아니라. 그런 거에서 나는 감각이 안 와있다 안 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위치 자체가. 정규직 위치에 있고, 비정규직 확대해야 한다는 게 이론적인 틀이니까요. 비정규직이나 최저임금 받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나아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 주5일제 경우에도 비정규직은 월 1.5일 휴가라는 걸 따 주는 게 중요하죠. 그런데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사업장들을 이미 단협을 통해서 그런 조건을 확보하고 있고, 단협을 통해서 하면 되는데 한국의 노동자들의 89%는 미조직이라는 거죠. 미조직은 제도에서 하나라도 더 확보를 해 줘야 자기 것이 되는 거죠. 있더라도 안 지키는데. 그래서 목소리는 높은데 현실에서 전술을 채택하거나 싸우는 걸 보면 명분중심이구나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반기 활동계획을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

A. 올해 중점사업이 학교비정규직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인권인권위원회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업도 잡아서 10월에 토론회하고 12월까지 정책 권고안을 만들려고 합니다. 공공부문에서부터 조금이라도 비정규직 영역을 선도적으로 개선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그걸 우리는 학교비정규직이라는 영역을 통해서 계속 싸워나가는 거죠. 각 지방교육청별로 집회도 하고 일인시위도 하고. 학교급식 조리사 같은 경우에는 학교장과 집단교섭을 하고 있고 그 영역을 하반기에 성과가 나오도록 싸우는 계획이 주된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특수고용직이 굉장히 어려운데, 지금 노동부의 입장도 굉장히 후퇴를 했고, 재판에서 깨지면서 위축되어 있는데, 특수고용직 관련해서 문제를 계속 알려가고 입법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두 가지가 하반기에 핵심적인 두 개의 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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