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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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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_공무원투쟁.hwp

공무원노조 총파업의 의의와 이후 투쟁 전망

서형택 |
공무원노조 총파업의 의의와 이후 투쟁 전망

서 형 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

공무원노조는 11월 15일부터 3일간 역사적인 총파업을 단행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기관에서 파업 참가자에 대한 탄압으로, 가장 손쉬운 공직배제 징계(파면, 해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늘 그렇듯이 왜 그들이 파업투쟁을 벌이게 되었는지는 뒷전이고 법을 지켜야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공무원들이 법령을 위반하고 집단행동을 벌인 것은 잘못이라는 시각들이 대부분이다. 한데 이쯤 해서 국가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지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입안하고 사회적 평등이 이루어지도록 공공의 선이 달성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가 아닌가? 그런데 국가가 나서서 일방의 주장을 무시하고 자신의 지배논리만을 내세워 여론을 조작하고 왜곡된 여론을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를 통해 국민의 자유의지를 말살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 현 정부의 모습이다. 공무원노조가 앞장서서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을 아래로부터 해 나가겠다는 내부 자정의지가 무엇이 그리 잘못이라는 말인가? 부패구조를 끊어 놓겠다는 우리의 의지가 기득권의 밥줄을 끊는 일이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번 총파업을 통해 여실히 확인했다. 지연, 학연, 선거연, 매관매직 등으로 얼룩진 공직사회를 상식이 통하는 능력사회로 바꾸어 누구나 자신의 노력에 대해 행복한 결과를 누리는 사회를 공직사회부터 만들어 일반사회에 전파하여 국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겠다는데 수구세력들은 한사코 만류하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총파업을 단행하게 된 사유는 미국의 일방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이 도입되어 시행된 지 십 수 년이 지난 지금 국가 운영의 대부분에서 폐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고, 확대하여 일반화해 가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번에 정부에서 제정하려고 하는 공무원노동조합법에 관해서도 성격규명을 해 보면, 우선 위헌적인 법률이라는 것이다. 헌법 제33조의 규정에 의해 공무원노동자에게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 권리를 부정하고 있다. 당연히 최소한의 제한이라는 헌법상의 규정도 무시한 것은 짐작할 만하다. 두 번째로 반 인권적인 법률이다. 공무원도 노동자로서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여야 하고 그 노동기본권은 공무원노동자에게 있어 인권에 해당하므로 이를 부정하는 것은 반 인권적인 구시대적 발상이다. 세 번째로 반민주적 법률이다. 사회구성원에게 필요한 법령을 제정하면서 당사자에게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기 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며 민주를 가장한 또 다른 국가 폭력이며 독재 잔재의 반영이다. 네 번째로 반역사적 법률이다. 정부는 1953년에 제정된 법령과 전교조 법령보다 후퇴하는 법령을 입법하려고 하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 마치 공무원에게 보다 나은 권리를 보장하면 세상이 뒤집어질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꼴이 안타깝기만 하다.
공무원노조는 정부의 이런 기만적이고 후안무치하고 양상군자 같은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총파업에 나섰다. 총파업의 성과는 여러 측면에서 분석되고 조직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아직 조직 내에서 전체가 공감하는 평가는 없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성과를 몇 가지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무현 정권의 일방주의에 대해 정권 내부에서 저항이 있음을 알리는 직접적 타격투쟁이었다. 두 번째로 공무원노조 총파업은 남한 사회의 전민중진영의 지지와 엄호 속에 강력한 연대투쟁의 힘을 보여주었다. 세 번째로 공무원이 노동자인가 라는 정체성의 인정여부를 뛰어 넘어 노동기본권의 구체적 인정 범위까지를 사회적으로 쟁점화 시켜낸 대중 투쟁이었다. 네 번째로 공무원노조가 초기 직장협의회라는 협의체에서 벗어나 당당히 노동조합으로서 조직사업의 경로와 모범을 확인한 조직 강화 발전을 위한 많은 과제를 풍성히 안긴 소중한 투쟁이었다. 마지막으로 철밥통이라는 이기적인 면을 부각시킨 정부를 향해 파면과 해임이라는 희생을 통해 공무원노동자들이 집단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닌 국가사회 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목표의 순수성을 확인시켜 주었으며 탄핵정권, 부패정권과 비교하여 도덕적 우위를 지키는 고귀한 투쟁이었다.
이러한 공무원노조 투쟁의 정당성을 훼손하기 위해 정권은 안간힘을 다 쓰고 있다. 3,500명 전원을 기필코 파면 처분할 것이고 복직은 꿈도 꾸지 마라는 둥 헛소리를 해대고 있다. 그리고 파업에 동참하는 조합원이 적어 희생자만 낳는 무모한 투쟁이었다느니 하는 선전을 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노무현 정권과 그 똘마니들이 있는 정권에서는 복직을 시켜줘도 복직하지 않고 연장 투쟁을 전개할 것이니 걱정 마시오. 그리고 77개 지부에 45,000명이 참가한 총파업 투쟁을 간사한 잔꾀로 무력화시키기 위해 당신들이 저지른 수작들을 기억하라. 총파업에 참가한 일선 지부장의 노모를 협박, 함께 사는 후배를 겁박하고, '오전에 복귀하면 없었던 일로 해 주겠다', '15일까지만 복귀하면 전원 경징계로 마무리 하겠다', '상부에서 시키니까 직위해제는 어쩔 수 없다' 등등 반동의 역사를 쓰려는 너희는 분명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요즘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악의 이를 드러내고 우리 공무원노동자들을 사정없이 물어뜯고 있다. 지부 사무실을 폐쇄하라, 직장 내에서 노조 홈피도 열람하지 마라, 조합비도 원천징수 안 된다, 사무실 간판도 내려라, 조합도 탈퇴하라, 노동조합을 해산하라 는 식의 비양심을 강요하는 너희는 다시 한번 반동의 역사에 치욕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렇다고 물러설 우리가 아니다. 우리 14만 공무원노동자는 또 다시 똘똘 뭉쳐 일어설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공무원노동조합법 입법투쟁을 승리적으로 마감하고 총파업을 마무리 할 것이다. 정권이 그토록 주창하던 정기국회 내 입법을 저지해 내고 임시국회도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충분한 자리를 마련하고 동의 하에 입법절차가 추진되도록 총력투쟁을 벌일 것이다. 징계저지 투쟁은 우리의 너무나 분명한 정당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읍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잘 판단하라고 당당히 요구하고자 한다. 하지만 징계처분은 받은 조합원 동지들을 위해서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따뜻하게 조직적으로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다. 금전적인 피해는 물론 우리의 정당한 투쟁인 반드시 승리하는 날까지 모든 희노애락을 함께 할 것이다.
비합조직의 한계를 안고 싸운 우리의 투쟁은 노동조합 역사에 올바른 투쟁이었으며 승리한 투쟁이었다고 기록될 것이다. 우리가 다시 적들의 탄압을 분쇄하고 다시 일어설 때 저들이 갈 길은 단 한 가지 역사의 뒤안길로 초라한 모습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부릅뜬 14만 공무원노동자의 두 눈이 세상을 밝게 하여 너희의 죄상을 낱낱이 공개해 민중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다. P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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