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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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1.1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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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1.HWP

'플랜 콜롬비아'의 지정학(地政學)

James Petras |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수
번역: 임필수(정책기획부장, 한반도위원회)

들어가며

‘플랜 콜롬비아’를 적절히 이해하려면, 콜롬비아 뿐만 아니라 중앙 아메리카의 최근 갈등을 역사적으로 조망해야 한다. 플랜 콜롬비아는 “새로운” 정책이면서 동시에 과거 미국이 콜롬비아에 개입해왔던 것의 연장이다. 1960년대 초반, 케네디 대통령의 미국은 무장봉기를 제압하려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내부의 적들”을 공격하기 위한 특수 부대를 형성하려던 것이다. 그 목표물은 스스로를 방어하고자 했던 콜롬비아 내부의 공동체들, 특히 마르께딸리아(Marquetalia)였다 [역주] 1960년대 마르께딸리아에서의 전쟁과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인민군(FARC-EP)의 기원에 대해 FARC 자신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콜롬비아의 전통적인 정치 정당들(보수당-자유당)의 전쟁으로 재앙을 겪으면서, 마르께딸리아 지역의 농민들은 스스로를 조직하기 시작하였다. 농민들은 국가에게 생산물을 수송하는 도로와 아이들을 교육하는 학교를 건설하고, 당시의 준군사집단이었던 ‘파라호스’(parajos)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콜롬비아 정부는 마르께딸리아가 ”독립공화국“이 되려고 한다면서, 매카시적인 방식 즉, 산적, 무법자, 국제공산주의의 첩자 등으로 그들을 몰아 부쳤다. 이후 정부의 군사공세가 임박해가고, 이를 막기 위한 의회, 교회, 국제사회에 대한 호소마저 미국과 콜롬비아 정부의 간섭으로 무위로 돌아가게 되자, 그 지역의 농민들은 마누엘 마루란다 벨리즈(Manuel Marulanda Velez)를 중심으로 무장하게 된다(48명의 마르께딸리안 그룹). 1964년 5월 27일 미국은 마르께딸리아를 포위하는 군사작전을 시작하고, 이를 직접 지휘하였다. 이때, 마르께딸리안 그룹이 FARC-EP의 모체가 된다. 이후 37년 동안 미국과 콜롬비아 정부는 ‘‘콜롬비아 작전’, ‘절멸작전’, ‘협공’, ‘파괴’ 등 다양한 명칭의 군사작전을 수행하였다. 최근의 ‘플랜 콜롬비아’ 역시 그 연장이다.” (FARC 홈페이지 http://www.farc-ep.org)
. 그 결과, 펜타곤은 콜롬비아에서-그 강도에 있어서는 변화가 있었지만- 군사적 개입을 지속할 수 있었다. 따라서 플랜 콜롬비아란 케네디 당시부터 시작된 내부 전쟁의 확장과 심화이다. 과거 초창기의 군사교리와 현재의 것 사이에는 미국의 간섭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정당화하는 방식, 규모와 범위, 그리고 지역적인 배경 등에서 차이가 있다.

케네디 시절에는 국제적인 ‘공산주의’의 위협에 근거하여 군사개입을 정당화하였지만, 지금은 ‘마약’이다. 두 경우 모두 갈등의 역사적-사회적 기초를 완전히 부정한다.
두 번째 주요한 차이는 간섭의 범위와 규모이다. 플랜 콜롬비아는 현대적 무기의 대규모 이전을 포함하여, 수백억 상당의 달러가 투입되는 장기적 프로그램이다. 군사 작전의 규모는 전략적 혹은 정치적 차이 때문이 아니다. 1960년대의 게릴라들은 작고 고립된 집단이었으나, 현재는 전국적인 규모로 활동하는 만만치 않은 군대이다. 또한, 케네디는 인도-차이나에 군사력을 집중해야 했으나, 오늘날 미국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따라서 플랜 콜롬비아는 미국의 정치-군사 정책의 지속이며 단계적인 확대이다.
세 번째로 고려해야 할 역사적인 요인은 이 지역에서의 최근 갈등이다. 이른바 중앙 아메리카에서 ‘평화 협정’(미국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의 게릴라 세력들과 체결한)을 체결한 이후 미국은 자신의 헤게모니를 다시 확보하는데 성공하였고, 플랜 콜롬비아는 여기서 강한 영향을 받았다. 이 성공은 미국의 중앙아메리카에서 국가적 테러, 인구의 인위적 대이동, 장기적인 대규모 군비지출, 군사고문의 파견, (게릴라 지도자들을 선거 정치에 통합시키는 것을 포함하는)정치적 화해에 기반한 것이다. 플랜 콜롬비아는 콜롬비아에서도 똑같은 결과를 반복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다. 즉 미국은 안데스 지역의 국가들도, 플랜 콜롬비아를 통해 중앙아메리카의 평화 협정을 반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 글에서, 플랜 콜롬비아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지정학적이며 이데올로기적인 이해관계, 미국이 군사개입을 확대한 결과, 그리고 미국이 “콜롬비아 문제”를 잘못 진단하여 나타난 문제점들을 분석할 것이다. 그리고 결론에서는 플랜 콜롬비아는 미국이 예기하지 못한 정반대의 결과만을 낳게 될 것임을 논할 것이다.

플랜 콜럼비아와 급진 삼국(Radical Triangle)

비판가들은 플랜 콜롬비아의 본질이, 게릴라들을 제거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농촌의 농민공동체를 억압하기 위한 미국의 정책이라고 평한다. 하지만,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플랜 콜럼비아를 게릴라의 영향이 미치거나 통제하는 지역의 마약 생산 원료지를 공격하여 마약 생산 및 거래를 뿌리뽑는 시도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게릴라가 코카나무 생산 지역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은 “마약게릴라”(narco-guerrillas)라고 부르는 세력을 파괴하는 활동에 그들의 군사고문단과 군사지원을 보내는 것이다. 최근 두 개의 주요한 게릴라운동인 ‘콜럼비아무장혁명군’(FARC)과 ‘민족해방군’(ELN)이 정치적, 군사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미국은 이번 전쟁의 초점이 게릴라들의 반란을 무찌르는 것이라고 조금씩 인정하고 있다.

워싱턴의 전략가들은 몇가지 핵심적인 지정학적인 문제점을 검토하고 있다. 콜럼비아 반란이 야기한 첫 번째 문제는 그것이 남 아메리카 북부와 파나마 운하 지역에서 미국의 헤게모니가 도전을 받고 개조되는 과정의 지정학적인 모형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석유라는 요인인데, 이는 이 지역과 다른 지역(멕시코와 OPEC 등등)의 도전과 연결된다. 셋째, 현재 미 제국과의 핵심적인 갈등을 빚는 나라들은 콜럼비아, 베네주엘라 그리고 에콰도르(급진삼국, Radical Triangle)인데, 이들의 인근 국가들, 특히 브라질, 페루도 좌파적이며 민족주의적인 불만을 높이고 있다. 넷째, 급진 삼국에서 성공한 저항은 이미 파라과이나 볼리비아와 같은 남쪽 국가들로 퍼지고 있다. 이는 에콰도르 고지에서의 농민-원주민 운동과 베네주엘라 차베스 대통령의 “볼리바르의 호소”(Bolivarean Appeal) [역주] 이는 시몬 볼리바르(Simon Bolivar, 1783-1830)에서 유래한 말인데, 그는 오늘날의 베네주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파나마, 페루, 볼리비아의 독립 전쟁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남아메리카의 혁명가이다. 그는 영연방(Great Britain)을 모델로 하여, 스페인이 점령했던 아메리카 지역의 독립과 통일된 공화국 정부를 구성하자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그는 1817년 베네주엘라를 재점령하면서 의회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1819년 안데스산맥을 통과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투중의 하나를 성공적으로 치룸으로써, 그레이터 콜롬비아(Greater Colombia, 오늘날의 콜롬비아, 베네주엘라, 에콰도르, 파나마)의 대통령이 되었다. 또한 오늘날 페루와 볼리비아 지역의 독립에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 1826년 그는 남아메리카의 통일을 목적으로, 새로운 공화국 구성을 위한 대표를 소집하였다. 이는 범 아메리카니즘(Pan-Americanism)의 시초가 되었으나, 실제 성과는 거의 없었다. 이후 분리주의 운동이 지속되었고, 베네주엘라와 에콰도르의 이탈로 인하여 그레이터 콜롬비아도 붕괴되었다.
가 일으킨 성공적인 정치투쟁에 따른 것이다. 급진 삼국의 강화, 특히 차베스 대통령의 오일 외교와 독립적 정책 수행은 쿠바 혁명을 고립시키고자 했던 미국의 의도를 무력화시키고, 더더욱 쿠바를 지역경제로 편입하도록 하였다. 게다가, 차베스 대통령의 우호적인 오일 정책(보조금이 지불된 가격으로의 거래)은 카리브해를 자신만의 배타적 '호수‘로 만들려는 미국에 대해 카리브 연안 및 중앙 아메리카 국가들이 저항하도록 하고 있다 [역주] 1998년 12월, 세계 제3위의 석유수출대국 베네주엘라에서 우고 차베스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는 '평화혁명'을 외치면서 '제5공화국당', '사회주의운동당' 등 좌파정당들의 연합인 '애국의 기둥'의 대선 후보로 나섰고, 56%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그는 국내적으로는 제헌의회를 소집하여 각종 대중단체를 참여시키는 한편, 선거를 통해 새로운 헌법을 통과시킴으로써 행정부 권력의 확대, 대법원 판사와 검찰총장의 국민투표제 등을 확립하였다. 또한 대외정책의 경우,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였고, OPEC에서 석유 생산량 감축에 대한 합의를 주도하여 저유가 체제를 끝장내었다. 그리고 2000년 8월 이란과 (미국의 격추 위협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등을 순방함으로써 미국의 OPEC 지배를 위협하였다. 이에 따라 클린턴 정부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면서 OPEC에서 ‘중앙파’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나이지리아를 방문하여 대대적 원조와 정치적 후원을 약속하는 한편, 베네주엘라의 접경국가인 콜롬비아를 방문하여 월남전 이래 최대의 군사원조(플랜 콜롬비아)를 약속하게 된다. (「자본의 세계화시대에 되살아난 아옌데의 꿈?」, ꡔ진보정치ꡕ, 2000.7.28. 「도전받는 미국의 산유국 지배전략」, ꡔ진보정치ꡕ, 2000.9.22)
.
게릴라들과 대중운동이 이 지역의 미국 지배력에 대한 중대한 정치적․사회적 도전이라면, 베네주엘라의 OPEC 내에서 지도력과 비동맹 외교 정책은 카리브 연안과 주변 지역의 외교적, 정치적, 경제적 도전이다.

보다 일반적 수준에서, 급진 삼국은 미국 헤게모니의 강고함이라는 신비감과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의 불가피성이라는 통념을 크게 침식하였다. 구체적 수준에서, 급진 삼국과 미 제국사이의 갈등은 “세계화”로 묘사되는 대부분이 생산의 사회적 관계와 민족국가 내에서의 계급들간의 세력관계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주목하게 하였다. 이것은 콜롬비아에서 미국과 FARC간의 갈등을 이해하는데 특히 적합하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가정은, 제국주의의 강고한 사회적, 정치적, 군사적 기초들이 민족국가 내에 없다면, 제국주의 기업의 활동과 그에 동반되는 세계적 네트워크의 형성은 위험하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콜럼비아에서 보이는 대리 전쟁의 성격을 보다 상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워싱턴에 대한 도전의 지리학

1960년대, 1970년대 미 제국의 권력에 대한 도전은 칠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볼리비아 등 라틴아메리카의 남쪽 원뿔(the Southern Cone of Latin Africa)에서였다. 미국은 이에 대해, 군사 쿠데타를 지지하고, 정부의 전복 및 공포정책을 위한 국가 테러로 대응했다. 1980년대에는 중앙 아메리카가 미 제국의 권력에 대한 혁명적 도전의 중심이 되었다. 니카라과의 혁명,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에서의 대중적 게릴라 활동은 대미 종속 정권과 지역적-정치적-경제적 이해에 중대한 도전을 제기했다. 워싱턴은 수 십억 달러의 돈을 투입하여 니카라과의 군대를 기계화하고 엘살바도르, 과테말라에서의 반정부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함으로써, 이 지역을 군사화 하였다. 워싱턴이 수행한 소모전으로 미국과 예속정권은 결국 평화협정을 강제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20만 명의 과테말라인, 7만 5천 명의 엘살바도르인, 최소 5만 명의 니카라과인이 죽은 대가였다.

1990년대부터 새로운 밀레니엄에 이르는 시기, 저항의 지리학은 남아메리카의 북부, 즉 콜롬비아, 에콰도르의 동부 고지대, 베네주엘라로 이동해왔다. 콜롬비아에서 게릴라 연합군은 수도 보고타로부터 남부 에콰도르 국경에 이르는 지역, 그리고 북부 파나마에 이르는 지역, 그리고 동부와 서부의 몇몇 작은 지역 등 넓은 영역을 통제하거나 영향을 행사하였고, 도시의 시민군들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게릴라 운동과 나란히, 대규모 농민의 동원과 노동조합의 총파업은 파스트라나 정권을 더욱더 흔들고 있다. 베네주엘라에서 차베스 지도부는 몇차례의 선거에서 승리하였고, 국가기관(의회, 헌법, 사법부)을 개혁하고, 대외정책에서 자주적인 태도―OPEC의 석유가 인상 주도, 이라크와의 관계 개선, 쿠바와의 외교적․상업적 관계의 확대-를 취하였다. 또한 에콰도르에서 강력한 원주민-농민운동(CONAIE)은 하급 장교 및 노동조합 활동가를 결합시켰고, 1999년 1월 노보아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비록 군부가 대중적인 임시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개입하였으나, CONAIE와 동맹세력들은 그 이후 입법부 구성을 위한 선거에서 에콰도르 산맥 지역을 석권하였다. 그 결과, 에콰도르(Manta)에 군사기지를 건설함으로써 콜롬비아 게릴라를 포위하려는 펜타곤의 군사계획은 심각한 공격을 받고 있다. 이 세나라의 무장세력 및 민간인 운동, 그리고 차베스 정권은 워싱턴의 간섭과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저항이 발생하고 있는 세나라들은 석유가 풍부하다. 미국에게 베네주엘라는 주요한 석유 공급자이며, 콜롬비아는 산유국이면서 상당한 미개발 석유 자원을 갖고 있으며, 에콰도르 역시 그 규모는 비교적 적지만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석유 문제는 칼의 양날이다. 즉 미국의 공격적인 간섭의 자극제이며, 동시에 차베스가 보여준 것과 같이 미국의 지배에 도전하기 위한 권력의 지렛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플랜 콜롬비아는 남아메리카 북부의 석유가 풍부한 세나라의 지리-경제적 모체와 분리되어 사고할 수 없다.

플랜 콜롬비아는 또한 콜롬비아에서 혁명의 진전과, 그것이 라틴아메리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봉쇄하고 잠식하기 위한 전략이다. 서로 인접한 FARC, CONAIE 및 차베스 정권의 존재는 서로를 지탱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베네주엘라의 민족주의-인민주의(nationalist-populist) 프로젝트는 구 정치기관들의 타락과 부패에 대한 대중적 혐오감과 인민 대다수의 극빈 상태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므로 강력한 사회혁명 운동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베네주엘라의 국경지역을 탈안정화 하려는 미국의 정책은 쉽게 성공할 수 없다. 예컨대, 게릴라들을 수색하고 공격하기 위해 미국의 정찰비행기가 베네주엘라 영공을 통과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차베스 정권은 거부하였고, 이는 게릴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압력을 약화시켰다. 에콰도르 대규모의 농민-원주민 운동이 에콰도르-콜롬비아 국경을 군사 지대화 하는 것을 반대한 사실 역시 미국의 전쟁수행 노력을 약화시켰다. 현재 에콰도르 정권은 경제의 달러화(dollarization)와 미국의 군사기지 건설을 수용하였지만, 이는 빈곤의 증대와 사회적-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현 정권의 정당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급진 삼국 및 미제국과의 갈등은 인근 국가들로 넘쳐날 수 있다. CIA와 비밀경찰 총장이었던 블라드미르 몬테시노스(Vladmir Montesinos)에 의해 미국의 든든한 종속국이 된 페루의 경우, 현재 불안정한 시기를 겪고 있으며, 대중운동들은 신자유주의 정치가들과 경쟁하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개량주의(reformist) 좌파인 노동당은 상파울로 시장을 비롯하여 일련의 지방자치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반면, 카르도소 대통령의 당에 대한 지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땅없는 노동자들의 운동‘(MST)는 대지주들의 소유지 점유 운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국가의 억압에 저항하고 있다. 볼리비아와 파라과이의 경우 주요한 농민 및 도시민들의 운동은 점점 더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방들에서 지속적인 반란이 발생하여 고속도로를 차단하고 지방자치 기관들을 공격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플랜 콜롬비아를 미국의 지역적 헤게모니에 대해 가장 발전되고 급진적이며 잘 조직화된 반대를 잘라내기 위한 시도로 보는 것이다.

현재까지, 급진 삼국에서의 다면적인 저항은 미국의 정책을 좌절시키거나 역전시키고 있다. 쿠바혁명을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으로부터 고립화하려는 워싱턴의 역사적 정책은 효과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차베스의 쿠바 방문과 석유협정은 쿠바의 에너지 원천을 강화한다. [쿠바경제봉쇄의 일환인] 헬름스-버튼 법안(Helms-Burton Act)을 종식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2000년 파나마에서 열린 이베로-아메리칸 회의(The Ibero-American Conference)에서는 미국의 외교관들을 완전히 고립시켰다. 차베스 정권을 약화시키기 위해 워싱턴이 주의 깊게 고안한 단계들은 거부되었다. OPEC은 조직의 대표로서 베네주엘라의 알리 로드리게즈(Ali Rodriguez)를 선출하였다. 카리브해 지역의 나라들은 베레주엘라와의 유리한 석유협정을 갈망하였고 합의하였다. 중동에서의 갈등은 차베스 정권의 미국 협상력을 강화하였다. 그는 플랜 콜롬비아에 대해 공식적으로 공격하였고, 브라질, 멕시코 및 기타 핵심국가들로부터 우호적인 외교적 대응을 얻었다.
워싱턴의 전략은 “도미노 접근”을 따른다. 즉 플랜 콜롬비아로 처음에는 게릴라를 패퇴시키고, 그 다음 베네주엘라와 에콰도르를 포위․압박하여 내부적 불안정성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목표는 남아메리카의 북부 지역에서의 미국의 권력을 강화하고, 석유에 대한 무제한적인 접근을 보증하고, 라틴아메리카는 세계화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을 강요하기 위함이다.

신비감의 유지

플랜 콜롬비아는 ‘무적의 제국’, 그리고 ‘신자유주의 정책의 비가역성’이라는 신화를 유지하고자 한다. 워싱턴의 권력엘리트는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되는 만큼, 억압받는 인민들과 이들 지도자들의 신화에 대한 믿음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틴아메리카의 정권들과 그 반대자들이 미국의 헤게모니 이외에는 아무런 대안이 없다는 믿음을 지속하는 한, 그들은 워싱턴과 그들의 대변자인 국제금융기구의 주요한 요구를 따르게 될 것이다. 미국의 권력이 의심할 바 없으며, 그들의 명령은 민족국가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믿음은 미국의 물질적 지배(즉 경제적 착취, 군사기지 건설 등)를 강화하는데 일차적 요인이 되어왔다. 하지만, 일단 미국의 지배가 문제가 되고 인민들의 투쟁이 성공을 거두게 될 때, 그러한 신화는 침식되고, 인민들과 정권은 미국이 자신들의 정치적 행동을 규정한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그 신화가 도전을 받게 되면, 이의 제기는 대륙차원으로 확산되며, 신자유주의의 지배와 경제적 약탈을 조장하는 규칙들에 대해 도전하는 반대세력이 힘을 얻게 된다. 지배가 문제시되면, 민족주의 및 사회주의 개혁의 부활 또는 기존 구조조정의 프로그램의 격변을 매우 두려워하는 자본은 외부로 빠져나가게 될 것이다. 더욱 제약된 시장과 위기의 억제로의 복귀, 이윤의 감소는 달러를 약화시킬 것이다. 달러로부터의 도피는 현재 미국의 거대한 재정불균형을 감당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다. 이와 같은 연쇄반응에 대한 두려움이 미국의 적대감의 뿌리이다.

콜롬비아는 바로 이러한 사례이다. 콜롬비아 그 자체에 대한 미국의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가 어마어마하게 큰 것은 아니다. FARC, ELN [역주] ELN(1964~)은 자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많은 측면에서 마르크스주의 및 레닌주의의 원칙 위에 건설되었지만, 이를 넘어서 우리에게는 다른 뿌리가 있다. 우리는 혁명적 크리스챤이었던 Camilo Torres 신부(1929~1966), 체 게바라, 그리고 다른 라틴 아메리카인들 예컨대 페루의 Marriategui 등으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웠다. ELN이라는 이름은 1960년대의 게바라주의적인 게릴라운동으로부터 얻은 것이다. 우리는 북아메리카의 제국주의에 맞서 우리 대륙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으며, 우리는 아직 진정한 독립을 쟁취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는 콜롬비아 민족주의자들이 아니며, 라틴 아메리카 전체의 해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우리에게 있어서 정의란 동구권 사회주의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곳에서는 관료주의가 정치적 억압, 가부장제, 인민에 대한 통제로 되어버렸다. 사회주의에 대한 우리의 관념은 다르다. 그것은 인민들의 자기 결정, 소수자에 대한 존중,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이다. (…) 게릴라가 변혁을 위한 유일한 세력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사회적 변혁 과정은 많은 주역들과 많은 전위를 요구한다. 우리는 집단적 전위(collective avant-garde)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나아가 주변화되거나 이중적 착취의 대상이 되고 있는 여성, 원주민, 흑인의 권리를 방어하기 위한 혁명을 위해 투쟁할 것이다.” (ELN의 영문 홈페이지는 http://www.web.net/eln 이다.)
및 그들의 대중적 동맹자들의 해방투쟁이 성공하게 될 경우, 미국의 신화는 침식될 것이며, 이는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운동들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플랜 콜롬비아는 다른 대안이 가능하며 미국이 패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발생되는 것을 미연에 막으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쿠바-베네주엘라-콜롬비아 동맹이 강력한 정치적 경제적 블록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쿠바의 사회적․군사적 문제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 베네주엘라의 에너지에 대한 영향력, 콜롬비아의 석유-노동력-농업-산업이 결합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미 제국에 대항하는 대안적 블록을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플랜 콜롬비아는 정치적 동맹의 잠재적 중심부를 파괴하기 위해 조직된 것이 아닐 수 없다.

공허한 말과 구체적 현실

플랜 콜롬비아는 미국이 직접적으로 지도하는 군사작전이라는 장점을 갖는다. 마약반대라는 수사적인 말은 실제 군사행동의 작전 지침이라기보다는 미국 국내용에 불과하다. 게릴라운동과 그 지도자들은 이 점을 이해하고 있으며, 따라서 그들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층을 동원하고, 그들의 병참을 확보하며, 적절한 전략을 형성하고 있다. 각각의 반대자들에 의해 분명하게 정의된 적나라한 정치적-군사적 양극단에 직면하여, 아카데믹하며 말로만 진보적인 많은 지식인들은 현실적인 권력 배치와 계급투쟁과는 분리된, 정치적인 의미가 없는 추상으로 후퇴하고 있다. 그들은 "세계자본주의체계", "세계적 규모의 축적", "역사적 패배", "극단의 시대" 등을 말하고 있다―이처럼 주문(呪文)과도 같이 많이 반복되고 있는 공허한 말들은 성장하고 있는 반제국주의 운동의 구체적인 계급적 정치적 기초에 대해 아무 것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그 시각을 흐리고 있다.
워싱턴이 바라보는 콜롬비아의 전략적 중요성과 역으로 이 지역에서의 투쟁들이 라틴아메리카에서의 미국 헤게모니의 붕괴의 절단면이 될 잠재적 가능성을 고려해 볼 때, 미국 자본의 축적은 민족-국가 내부에서의 계급투쟁의 결과에 의존한다는 점을 주목하는 게 중요하다. 게다가 미국의 에너지 자원의 일차적 원천으로서 석유가 중심적이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콜롬비아에서의 미국의 정치-군사적 승리는 차베스 정권을 고립시키려는 노력을 촉진시킬 것이다. FARC/ELN이 (워싱턴의 시각에서) “대악마”로서 존재하므로,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은 차베스 정권이 콜롬비아의 좌파와의 일치하여 국내 정책을 급진화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따라서미국은 차베스 정권에 대한 대외정책을 조심스럽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 차베스 정권은 민족주의적 대외정책을 발표하는 동안, 매우 정통적인 재정정책을 따랐으며, 새로운 해외 투자자들을 존중하였고 심지어는 그들을 초대하였으며, 베네주엘라의 대외(및 대내) 외채를 성실하게 지불하였다. 따라서 워싱턴은 적대자들에게 복합적인 정책들을 수행했고, 차베스 정권과 냉랭하지만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FARC/ELN에 대한 전쟁지원을 급격하게 증가시켰다.

워싱턴의 멀티트랙 정책

미국은 이 지역의 서로 다른 적대자들의 관계 속에서 멀티트랙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의 종속정권이 국가장치를 통제하고 있는 한편, 게릴라의 편성이 체계적인 도전을 의미하는 콜롬비아에 대해서, 미 국무부는 총력전을 선언하였고, 전쟁무기를 집중화하고 확대하며, 시민사회의 자율적인 대중조직을 주변화하였다. 워싱턴은 평화협정이 이루어진 곳에서는 비무장지대는 허용하는 한편, 콜롬비아 지역에서의 군사적 포위를 강화하고, 국경 지역(특히 에콰도르-콜롬비아 국경)을 군사적으로 통제하며, 궁극적으로 게릴라들에 대한 총력 군사공격을 감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의 군사전략은 점점 더 준(準)군사집단(paramilitary groups)을 확대하여 그들을 군사작전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왔다. 10년 전부터 CIA는 표면적으로는 마약카르텔과의 전투라는 명분 하에서 준군사집단의 형성을 지원해왔다. [역주] 현재 콜롬비아에서 가장 대표적인 준군사집단은 우익 민병대인 AUC(콜롬비아 연합자위군)이다. 10년 전 겨우 몇백명에서 출발한 AUC는 그동안 세력을 크게 넓혀 왔는데, 인권단체들은 이러한 급성장의 배경에는 콜롬비아 군부와 경찰조직의 비호, 그리고 대지주들과 마약조직의 자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지적한다. 현재 약 8000명 병력을 지닌 AUC는 그동안 노조 지도자, 대학교수나 언론인 등 지식인과 좌파 동조 혐의자들을 납치․암살해 왔다. 한편 이 조직의 지도자인 카를로서 카스타노가 2001년 6월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는데, AUC의 인권 유린에 대한 비판여론으로 콜롬비아 정부가 AUC에 대한 검속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극우집단의 정치세력화를 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내전과 테러」, ꡔ주간동아ꡕ, 2001.8.2) 또한 최근 미국 정부는 테러집단의 명단에서 FARC/ELN은 남겨둔 채, AUC를 제외하였다.
최근 3년 동안 워싱턴은 콜롬비아 정부군에 대한 군사 원조를 매개로 하여, 준군사집단에 대한 은밀한 지원을 확대하여 왔으며, 준군사집단의 마약관련 활동을 묵인하여 왔다. 이 준군사집단의 테러리스트들은 플랜 콜롬비아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즉 게릴라에 대한 동조자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전 지역의 농민활동가들에 대해 공격적인 “사회정화”가 바로 그것이다. 1만명으로 추산되는 준군사집단은 평화협상을 중단시키거나 콜롬비아의 갈등을 전면적인 전쟁으로 전환시키는데 사용되는 “카드”의 역할을 한다. 워싱턴의 전술은 평화협상에서 준군사집단을 참석시킨 후, 파스트라나가 중립적인 위치에서 양자 극단들을 중재하도록 하여, 그 결과 사회-경제적인 현상유지를 지속하는 것이다. 이는 협상의 중단과 전면전의 재발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워싱턴은 준군사집단과 이중트랙 정책을 결합하고 있다. 즉 국무부의 연례 보고서를 이용한 “문서로의 공격”(paper criticism)과 미국 군부를 통한 콜롬비아 군대에 대한 대규모 물질적 지원이 그것이다.
미국은 콜롬비아에 대해서는 거의 오로지 군사적 트랙을 따라 움직이지만(대체 농작물을 위한 활동을 펼치는 NGO들을 포섭하기 위해 약간의 장려금을 제공), 베네주엘라의 경우 워싱턴은 주요한 군사적 대립이 조속히 발생되는 상황을 막고자 한다. 국무부는 베네주엘라 내부의 세력균형이 어떠한 직접적인 군사 정치적 행동에도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 차베스는 사법부를 개혁해왔고, 의회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헌법에 충실한 고위관리를 임명했으며, 대다수 대중들의 굳은 지지를 확보해왔다. 오늘날 베네주엘라의 경제 엘리트들, 전통적인 당들, 그리고 국가장치에 있는 워싱턴의 동맹자들은 워싱턴을 위한 효과적인 채널을 제공할 수 있는 자리에 있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베네주엘라에 대한 미국의 현재 전략은 미래의 전면적인 불안정화와 민간-군부 쿠데타를 위해 유리한 조건을 창출하기 위한 선전전을 벌이는 것이다. 미국의 전술은 콜롬비아의 정권에 대한 정책들의 역이다. 차베스에 대항하여, 워싱턴은 차베스의 권력 집중화라는 독재의 위험을 떠벌리고 다닌다. 국무부는 미국에 종속적인 엘리트들이 시민사회에서의 목소리를 높이도록 고무하는 것이다. 베레주엘라에서 워싱턴은 권력의 파편화를 모색하면서, 미국의 신뢰를 잃은 전통적인 정당들을 재조직하기 위한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콜롬비아에서 IMF-파스트라나의 긴축정책을 지지하면서도, 베네주엘라에서는 대중들의 빈곤과 실업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불만을 자극하고자 한다.
콜롬비아와 같이 에콰도르에서, 미국은 행정부 권력의 중앙집중화, 사회운동에 대한 억압, 의회에서 반대파들의 무시 등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에콰도르의 달러화와 미군 기지의 수용은 에콰도르가 미국의 종속국으로 전환되었다는 가장 분명한 표시이다.
미국은 콜롬비아에서 국가장치와 준군사집단을 매개로 하여 군사적 대결을 위한 멀티트랙 정책(즉 플랜 콜롬비아)을 구사하고 있으며, 베네주엘라에서는 시민 사회의 엘리트들을 매개로 외교적 정치적 압력을 가하며, 에콰도르에서는 행정부를 정치 경제적으로 선출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들은 미국의 외국에 대한 간섭의 복합적인 양식들을 정의한다.

미국의 멀티트랙 정책의 성공 여부에 관한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 초기 단계에서, 플랜 콜롬비아는 준군사조직의 더욱 공격적인 사용으로 나아갔고, 아주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냈지만, 게릴라를 효과적으로 “격퇴”하지는 못했다. 콜롬비아에서의 앞으로의 경제 악화는 도시에서의 불만을 강화시키며 파스트라나의 정치적 위치를 약화시킬 것이다. 이는 2000년 후반의 지방자치 선거에서 득표가 크게 감소한 것에서 증명되었다. 베네주엘라에서, 차베스 정권은 제도적 권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자유선거를 통해 노동조합의 지지를 쌓아 나가며, 대중적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에콰도르에서 사회운동과 원주민-농민 동맹은 지지를 결집할 수 있는 힘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개입의 단계적 확대의 결과

미국이 플랜 콜롬비아―전형적인 저강도전쟁, 즉 대규모의 미국의 재정과 무기들이 동원되며 낮은 수준의 지상군 작전이 결합된다―를 단계적으로 확대한 결과는 이미 (농민과 노동자에게) 고강도의 영향을 끼쳐왔으며, 분쟁을 국제화하고 있다. 미국의 항상적인 부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군부와 정보부는 콜롬비아의 준군사조직이 농촌의 FARC/ELN 민간인 지지자들(대개는 농민)의 1/10을 살해하도록 적극적으로 촉진해왔다. 의심을 받는 수많은 농민들, 공동체 활동가들, 학교 선생들 등이 암살되었고, 다른 대중들은 위협을 당하였다.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이들의 소탕 작전은 수만명의 농민들의 이주를 낳았다. 준군사조직의 테러는 농촌에서 농민들을 몰아내어, 게릴라에 대한 병참 지원, 식량 지원 및 새로운 지원자들을 막기 위한 전형적인 反폭동 전술의 레파토리 중의 일부이다.
플랜 콜롬비아가 폭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에 따라, 수천명의 농민들이 국경을 넘어서 베네주엘라, 에콰도르, 파나마, 브라질로 피난을 떠나고 있다. 피난민들에 대한 국경에서의 공격은 불가피하게도 군사 분쟁을 확장해왔다. 게릴라 활동가의 가족과 친척들은 싸움에 나서거나, 게릴라들과의 관계와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 국경은 전쟁 지역이 되었고, 비참한 상태에 있는 불법 난민들은 콜롬비아 정부군의 목표물이 되고 있다. 플랜 콜롬비아는 내전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확대하고 국제화한다. 즉 주변 국가의 인근 지역에서의 불안정성을 악화시킨다.
플랜 콜롬비아는 콜롬비아에서의 미국이 개입하는 수준과 그 가시성을 분명히 확대한다. 이미 300명으로 추정되는 군사고문들과 추가적으로 하청계약된 용병들이 군사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역주] 콜롬비아의 용병들은 미국무부와 계약을 맺고 활동 중에 있다. (일례로 헬기와 비행기를 조종하는 용병들은 1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제적인 용병회사들이 민간기업의 형태를 갖추면서 급팽창하고 있다. 남아공의 EO, 미국의 MPRI, 영국의 SI, DSL 등이 대표적이다. 용병회사들의 주요 활동무대는 내전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아시아, 동유럽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중 대부분은 자국의 정규군 사용이 꺼려지는 경우 또는 군사력이 취약한 정부가 반군에 대항하기 위한 경우이거나, UN 등의 국제기구가 소극적인 평화유지작전을 공세적으로 마무리짓기 위해 고용되고 있는 경우들에 속한다. 예컨대 미국의 MPRI는 크로아티아를 지원해 세르비아군을 격퇴함으로써 미국이 데이턴 평화협정을 이끌어 내는데 중요한 기여를 한 바 있으며, EO는 앙골라 내전과 시에라리온 내전에서 정부군을 도와 반군을 공격함으로써 반군을 평화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낸 경력을 갖고 있다. 당시 EO가 시에라리온 정부로부터 받은 계약금은 22개월간 3,500만달러. 유엔이 책정한 평화유지 활동비는 8개월간 4,700만달러였다. (「강대국 분쟁개입 회피, 용병회사들 분쟁지역서 돈벌이」, ꡔ주간한국ꡕ, 2000.1.26)
미국의 개입은 전쟁계획 수립 및 지도로부터 전술적인 작전 개입의 수준으로 보다 직접적이며 가시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콜롬비아의 군부 내의 유순하고 협조적인 간부들에게는 보상을 해주고, 미국의 명령이나 권고에 충분히 호응하지 않는 자들을 징벌하거나 굴욕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금전적인 지렛대를 사용하고 있다.
콜롬비아인들의 인식은 플랜 콜롬비아가 내전을 민족전쟁으로 전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군사 개입이 더욱 확대되거나 노골화 되더라도 콜롬비아의 중상층 부문이 그것을 반길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농민들에게, 미국의 존재는 화학 고엽제(枯葉劑)의 더 많은 사용, 코카나무와 다른 농작물들을 박멸하고 여기에 방해되는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공격적이며 파괴적인 군사적 침략의 증가를 의미한다. 결국 플랜 콜롬비아는 내전에서 민족해방투쟁으로 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쟁이 민족해방전쟁으로 전화된다는 것은, 게릴라 투쟁에 대한 도시 지역의 학생, 전문가, 노동조합 등의 지원이 추가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비정치적 농장주들이 가족의 생존을 위해 게릴라 편에 서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플랜 콜롬비아가 취하고 있는 군사적 접근의 가장 일차적인 강조점은 콜롬비아 사회를 군사화한다는데 있다―전문가들의 해외 유출을 증가시키며, 다른 이들도 도시에서 준군사집단 및 정규부대의 고삐 풀린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해외로 도피하도록 유도하는 것. 콜롬비아를 전시체제로 몰고 가는 것은 평균적인 콜롬비아인들 모두를 위협하는 것이지만, 특히 자의적인 수색 및 의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중하층의 콜롬비아인들을 매우 위협하는 행위이다. 콜롬비아인들이 공적 담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제한적인 도시 공간의 상실은 일련의 지하 활동들을 증가시킬 것이며, 공적 생활로부터의 후퇴를 강요할 것이다. 노동조합을 비롯한 공공의 요구는 정부의 전쟁 수행을 파괴하는 것으로 간주되며, 시민들의 반대행동는 게릴라의 편을 드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 결과, 이미 다수 존재하고 있던 노동조합 활동가 및 언론인들에 대한 암살 행위의 더욱 증가하고 있다.
플랜 콜롬비아는 콜롬비아 국고로부터 수십억 달러(35억 달러)를 끌어왔다―이는 콜롬비아 정부가 긴축조치를 부과하고 사회적 지출을 감축함으로써 임금노동자와 봉급생활자들에게 악영향을 시킨 때와 같은 시점에 벌어진 일이다. 플랜 콜롬비아로 인하여 군사비 지출의 증가됨에 따라, 대중들의 국가에 대한 반대가 확대되고 있으며, 동시에 억압적 국가장치를 거대화하라는 군부와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의 요구도 확대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과 분쟁의 군사화는 더욱 거대하며 중앙집중화된 국가를 요구하며 시민사회의 축소와 억제―최소한 시민사회의 민중 계급에 대한 억압―를 필요로 한다. 국가의 재강화와 이중 전선―농촌에서 무장 전쟁과 도시에서의 신자유주의 긴축 정책―은 정권과 민중들간의 양극성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정권을 고립시켜, 결국 콜롬비아 정권이 워싱턴과 정부군/준군사조직에 대해 더욱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
플랜 콜롬비아는 의도하지 않은 많은 결과들을 낳고 있으며, 이는 갈등의 봉쇄와 기존 정권에 대한 지원을 확립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갈등을 확대․심화시키며 정권을 고립시키고 있다. 본질적으로 이는 워싱턴과 콜롬비아의 종속 정권이 오늘날의 혁명적 도전의 구체적 현실을 잘못 읽어냈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진단: 약점들과 사실들

플랜콜롬비아는 핵심적으로 세가지 잘못된 가정으로부터 작동하고 있다. 1) 중앙 아메리카에서의 승리와 유사한 양상으로 사태가 진행될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 2) 콜롬비아 게릴라들의 성격과 그들의 힘의 원천에 대한 일련의 잘못된 가정, 3) 게릴라들의 정치적 힘의 기초가 마약에 있다는 잘못된 가정.

FARC/ELN의 도전은 1980년대 중앙 아메리카에서의 게릴라 투쟁들과 비교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시간적 요소 때문인데, 콜롬비아의 게릴라들이 더 오래된 역사적 궤적을 갖고 있으며, 실천적 경험들을 풍부하게 축적해왔으며, 특히 평화협정이 함정 노릇을 할 뿐 평화협정의 정착과정에서 국가와 구조조정을 변화시키는데 실패하였다는 점을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둘째로, FARC 게릴라의 지도부는 대부분 농민 지도자이거나 농촌과 깊은 연계 속에 있는 개인들로부터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반면 중앙아메리카의 지도부의 대부분은 도시 생활로 복귀하여 선거에서 정치적 경력을 쌓기를 간절히 바라는 중간계급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었다. 셋째 지리적 조건이 다르다. 콜롬비아의 지리적으로 훨씬 더 클 뿐만 아니라, 그 지형이 게릴라 전쟁에 유리하다. 게다가 게릴라의 정치적-지형적 관계가 더욱 유리하다. 사회적 기원과 생활의 경험 때문에 게릴라들은 전쟁이 벌어지는 지형에 훨씬 친숙하다는 말이다. 넷째, FARC의 지도부는 정치협상 시기에 사회경제적 개혁에 치중하였다―반면 중앙아메리카에서는 지도자들을 선거 과정에 다시 진입시키는 것을 우선시하였다. 다섯 번째, 콜롬비아의 게릴라는 완전히 스스로 재정을 조달하고 있으며, 외부의 지지자들의 압력이나 요구에 종속되어 있지 않다―이 역시 중앙아메리카와는 다른 점이다. 여섯 번째, FARC가 평화협정 시기(1984~90)를 거치는 동안, 수천명의 지지자들과 동조자들이 암살을 당했으며 [역주] 1984년 평화협정의 틀 내에서, FARC는 애국자연합(UP)이라는 독립정당을 결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통령후보, 시장과 의원 후보자들을 포함한 3000명의 운동가들이 전격적으로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로 인하여 콜롬비아의 게릴라운동은 자신들이 제도 정치권에 진입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한 교훈을 얻게 되었다. (「콜롬비아 플랜」, ꡔ불량국가ꡕ, 두레)
, 사회경제적 체계를 개혁하는데 있어서 아무런 진보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게릴라들은 중앙 아메리카에서의 결과를 관찰해왔으며, 그 결과에 대해 동요하지도 않았다. 중앙아메리카에서의 결과는, 신자유주의가 급격하게 우세해지고, 인권을 침해한 군부에 대한 처벌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으며, 기껏해야 이전의 게릴라 지도자들 중 다수가 사적으로 부를 얻는 것이었다(이전 게릴라 지도부들 중의 일부는 미국의 콜롬비아 군사개입을 지지하는데 합세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들 속에서, 미국이 한편으로는 평화와 대체 농작물에 대한 재정지원을 말하며 다른 편으로는 전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 농작물의 박멸을 조장하는 이중트랙 정책은 결국 실패할 운명에 처해있는 것이다. 미국은 평화정착이라는 당근을 제시하고 있지만, FARC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 미국 정책결정자들의 그릇된 가정은 FARC의 힘의 원천을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분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의 전략가들은 FARC를 마약거래와 동등시하면서, 마약거래를 통해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벌며, 이를 통해 새로운 전투원들을 모집하며, 이들에게 테러 전술을 가르치며, 이들이 대중들을 위협하여 농촌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획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다음과 같이 단순한 방정식이다. FARC=마약, 마약=$$, $$=게릴라 모집, 게릴라 모집=테러, 테러=지역에 대한 통제권의 증가.
이러한 표면적인 접근은 어떠한 역사적, 사회적, 지역적 차원에 대한 분석도 결여하고 있으며, 따라서 FARC의 영향력 증가의 사회적 동학을 완전히 놓치고 있다. 첫째, 미국의 접근은 FARC의 형성과 성장의 역사적 과정, 특히 지역적 계급적 성격을 보지 못하고 있다. FARC는 만만치 않은 게릴라 편성을 갖추어 왔는데, 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세력을 축적해온 결과이며, 이 과정은 단선적이지 않으며 후퇴와 전진을 거듭해온 결과이다. 국가로부터 버림을 받거나 시달림을 받은 지역들에서, 가족들간의 연계와 공동의 생활 및 노동의 경험은 게릴라들의 모집과 운동에 있어서 거대한 역할을 하였으며, 이는 35년에 걸친 기간 동안 형성되어온 것이다. 시행착오, 반성과 연구를 거치면서, FARC는 게릴라전쟁과 대중 동원의 심리적․물질적 기초에 대한 실천적 이해를 거대하게 축적해올 수 있었다. 토지개혁과 농민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를 통해서, FARC는 상당히 성공적으로 농민 간부(세포)들을 창출할 수 있게 되어왔으며, 농민 간부들은 농촌민들과 지도자들을 연결하며, 양방향의 교통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역사적 결합과 경험이 마약거래 세금보다 훨씬 더 FARC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 사실 FARC의 마약판매 세금의 역할은 역사적-정치적 전개에 의해 형성된 것이지, 그 역이 아니다. [역주] 콜롬비아의 농민들이 생계책으로 코카나무 재배에 나서게 된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같은 호에 실린 「푸투마요 지역과 플랜 콜롬비아」을 참조할 것. 한편 FARC는 2000년 3월 중앙참모부 비서의 명의로 「마약 소비의 합법화, 마약거래의 제거를 위한 유일하게 진지한 대안」이라는 문서를 발표했다. 그 요지를 살펴보면, “마약 거래는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현상이며, 무엇보다도 미국 사람들의 현상이다. 자국 내에서 마약에 대한 요구는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1차 생산단계를 그들의 전략적 적국의 위치로 상승시키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자유시장 원칙, 즉 ‘공급은 수요의 함수이다‘라는 점을 망각하고 있으며, 그들의 오만한 분노를 단지 살아남기 위해 일하고 있는 농민들에게 분출하고 있다. 마약 거래는 FARC가 유발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마약 거래를 거부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마약 거래의 존재를 콜롬비아 인민에 반하는 범죄 행위의 구실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마약 소비를 합법화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야만 마약사업의 불법성으로 인해 얻어지는 거대한 이익이 억제되며, 마약 소비가 통제되며, 마약사용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 병폐가 최종적으로 제거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그들은 이러한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 충분한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만 마약생산을 중단하기 위한 교육 캠페인과 식품 생산으로의 대체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플랜 콜롬비아와 같은 정책이 유지된다면 내부적 갈등에 불을 지르는 결과만을 낳게 될 것이다.”(FARC 홈페이지) 한편 ELN 역시 “마약 거래의 문제는 콜롬비아의 자율성과 주권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국제적인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추구되어야 한다. 마약의 재배 및 거래를 박멸하기 위해서는 농민들을 위한 경제적 대안이 매우 필수적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ELN 홈페이지)
마약거래자들에게 세금을 물리며, 운동을 위해서 자금을 집단적으로 재투자하는 것은 그 운동의 정치적 성격을 드러낸다―개인적 치부를 목적하였던 몇몇 사례들이 존재했다는 점도 물론 사실이다. 또한 FARC가 통제하고 있는 지역에서 마약 판매 및 소비는 금지되어 있다. FARC는 농민생산자들을 보호하지만, 미국의 정치적․군사적 동맹자들과 은행은 마약을 상업화하며 불법적인 자금세탁을 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FARC는 농촌민들을 상호연결하고 농민들의 이해를 보호하면서 계급투쟁에 개입하였다. FARC는 농민들과 도시빈민들로부터 신병들을 모집하며, 농민과 도시빈민들과 함께 활동하며, 많은 경우 그들과 가족관계를 맺고 있다. 콜롬비아의 군부/준군사집단의 약탈이 농촌민들을 뿌리째 뽑아 내는 만큼, 젊은 농민들은 게릴라 부대에 자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는 코카나무 박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농민들의 호구지책에 대한 파괴는 무장하자는 게릴라들의 호소에 농민들이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호조건을 창출하고 있다.
지방에서의 게릴라의 힘은 경제 엘리트들의 착취와 모욕을 동반하는 지배로부터 파생되는 것만은 아니며, 오히려 보고타와 다른 주요 도시들에서 지출과 소비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농촌간의 역사적 양극화는 게릴라와 마찬가지로, 지역 정치인들이 농민부대를 형성하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보고타의 정치엘리트들과 지방의 지주들에 봉사하기 위해 군부가 자의적이며 폭력적으로 간섭하는 행위는 정치가들과 농민들간의 괴리를 증대하였으며, 농민들의 다수는 게릴라들에게 친근감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게릴라들이 마약으로부터 얻는 수입의 중심성을 과잉되게 강조하고 있다. 마약에 대한 세금이 무기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 원천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거의 충족될 수 없다. 플랜콜롬비아의 이데올로기스트들이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점은, FARC가 기본적으로 농민들의 이해(토지, 신용, 도로 등)의 편에서 투쟁하고 있으며, 정치적 교육과 이데올로기적 호소에 기반하고 있으며, 사회복지에 복무하며, 법과 질서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농촌 대중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FARC는 질서, 청렴, 사회정의를 의미한다. 비록 마약에 대한 세금을 통해 무기를 구입하고 있지만, 이는 사회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활동 전체의 일부일 따름이며, 그 활동들이 농민들과 공명하고 농민들이 무장하도록 이끌고 있다. 계급에 대한 소속감과 농촌에 대한 헌신은 마약 세금이나 무기를 통해서 살 수 없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콜롬비아 군부와 준군사조직은 불패의 군대가 되지 않았겠는가? FARC의 힘은 매일매일의 농민들의 삶의 현실에 기반한 것이다.
FARC를 침식시키려면 워싱턴은 사회-경제적 현실을 변화시켜야만 하지만, 플랜 콜롬비아는 현존 질서를 방어하기 위해 계획된 것일 뿐이다.

“잘못된 분석”의 결과와 전망

워싱턴의 플랜 콜롬비아는 충성스러운 종속국(파스트라나 정권)를 지탱하기 위해 무기와 돈을 쏟아 붓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이 지도하는 군사화 프로그램은 징집된 사병들과 하위 장교들의 낮은 사기를 올리는데 실패하여 왔다. 군사전술은 징집병들이 선발되는 바로 그 민간인 그룹들을 목표물로 삼고 있다. 농작물과 농촌의 대규모 파괴는 보통의 부대원들이 군사전술에 대해 전혀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원인이 된다―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군부는 “더러운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준군사집단 내의 암살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플랜 콜롬비아는 농민들 속에서 공포와 도피를 유발하며, 이때 삶의 뿌리를 잃게된 일부 젊은이들이 준군사집단에 가담하게 된다. 그러나, 역사적이며 사회-경제적 배경 때문에, 준군사집단이 FARC/ELN에 필적하게 신규 단원을 획득할 수 있는지 여부는 매우 의심스럽다.
전쟁의 지속과 심화, 정권의 고립은 미국의 군사적 개입의 확대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미 미국의 군사고문들은 하이테크 전쟁을 지도하고 있으며, 전장에 밀착하여 작전 지휘를 제공하고 있다. 워싱턴은 새로운 지역에서 작전기지들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들 주둔 기지는 게릴라군들의 목표물이 되고 있다. 콜롬비아 군대가 미국 군사고문들이 활동하고 있는 전진 기지들을 방어하는 임무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이는 미국이 그 기지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군대를 파병하기 위한 구실로서 이용되지 않을 것인가? 이는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을 시작하기 위한 연계고리가 될 것이다.
향후 미국의 군사적 개입의 단계와 그 심도에 대한 여러 심각한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지만, 플랜 콜롬비아는 전쟁의 심화를 의미한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분명하게도 이는 향후 콜롬비아 경제의 침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국가재정은 전쟁으로 인해 고갈될 것이며, 공중전과 지상전은 난민들의 대규모 증가를 야기하며, 지역 경제(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민족 경제)를 불안정화 시킬 것이다. 난민수용소는 종종 급진적인 정치의 온상이 되어왔다―즉 뿌리뽑힌 자들의 정치. 마약, 밀수품, 기타 범죄 활동이 넘쳐나며, 주변 나라들의 국경 경비력에 긴장을 유도할 것이다. 역사는 미국이 자신의 전쟁 수행을 지역화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가르친다. 주는 대로 받는 법이다.

결론: 미국으로의 역류

여기에서 ‘미국으로의 역류’(blowback)는 미국의 해외 전쟁 개입이 낳은 예상하지 못한 반대효과들에 관한 것이다. 예컨대, 쿠바에서 미국으로 추방된 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군사 훈련이라든가, 공산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아프간의 이슬람주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군사 훈련은 고도로 조직된 마약 갱들을 낳았다.
콜롬비아의 거대 마약거래상들은―플랜 콜롬비아의 이데올로기를 방어하고 있는 자들이 선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인민들이 아니다. 이른바 ‘마약게릴라’와 코카 재배 농민들은 수입의 10% 미만을 받을 따름인데, 이는 그들이 원료만을 생산하거나 원료에 대해서만 세금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익의 큰 몫은 마약제조 공정, 해외시장으로의 판매 과정, 그리고 돈세탁 과정에 있다.
마약 거래를 위해 거쳐가는 각각의 거점들의 경우, 그 나라들의 권력은 실제로 반혁명전쟁 과정에서 세워진 미국의 전략적 동맹자들이다. 우리가 카리브해와 중앙아메리카 지역을 통과하는 마약의 운반경로를 관찰해본다면, 이는 미국에게 가장 중요한 종속 정권들을 통과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들 정권의 관리들은 분명히도 마약 운반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는 남아시아와 중동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과거 또는 현재 미국의 종속국들을 통해 마약의 생산, 제조 및 운반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컨대, 아프가니스탄, 버마, 前소비에트 공화국들/터기/보스니아, 알바니아/유럽/미국 등이 그러하다.
터기는 유럽의 전체 마약 거래의 중심부이며, 터키의 군부와 정보기관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보호되고 있다. 터키는 보스니아와 깊은 연계를 맺고 있으며, 특히 알바니아의 갱들의 활동은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지원과 알바니아/코소보 및 보스니아의 정치적 지지에 의해 촉진되고 있다. 이들 갱들에 대한 정부 관리들의 지지는 마약, 매춘, 총기밀수와 결합되어 왔다.
한편, 몇몇 경우들에서,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들과 반공 종속국들은 미국에 반기를 들어왔으며, 대부분 CIA의 무기 지원 및 훈련이 이루어진 이후 벌어졌다. 예컨대 이전에 CIA의 지원을 받은 자들이 테러리스트 세포를 조직하여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 폭탄공격을 한 바 있다. 콜롬비아는 이와 유사한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
코카 잎을 구입하여 최종생산물(분말)을 만드는 마약 거래상들은 거의 대부분 준군사 그룹들, 고위 군사관리, 지주들과 함께 일하거나 그 구성원들이며, 적지 않은 수의 은행가들과 상당한 자본가들이 부동산 투자나 건축을 통해 자금을 세탁하고 있다. 과거 및 현재의 많은 조사과정에서 밝혀낸 바와 같이, 미국과 유럽의 손꼽히는 은행들이 해외로부터의 자금 세탁에 참여하고 있다. 콜롬비아에서의 미국의 핵심적인 정치동맹자들과 미국 은행의 영향력 있는 경제 엘리트들이야말로 마약 거래의 주요한 행위자들이다. 이러한 사실은 플랜 콜롬비아의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처럼, 오늘날 핵심적인 마약 거래자들이 미국의 지지를 받게 되면서, 그들의 활동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먼저 마약 거래자들은―특히 소수자집단에 속하는 젊은이들의―마약 남용과 도시에 퍼져있는 범죄를 적극적으로 촉진하고 있다. 둘째, 그들의 미국인들과 유럽인들에 대한 납치 행위의 증가를 낳고 있다. 셋째, 마약 관련 준군사집단은 폭력적 대치 상태에 개입하면서 군사적으로 포위된 지역을 불안정화할 것이기 때문에, 이는 위험을 영구화하며 [마약거래를 위해] 장기적인 포위 상태를 교란할 것이다.

미국의 마약반대 이데올로기와 마약관련 군부/준군사집단과의 결합 사이의 모순적 불일치가 점점 더 분명해짐에 따라, 미국 내의 불만도 점점 더 커질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미국에서의 대규모 반대 운동이 벌어질 전망은 없다. 그러나 콜롬비아, 베네주엘라, 에콰도르와 다른 라틴 아메리카에서 미국 제국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에 온몸으로 맞서면서, 콜롬비아의 혁명적 투쟁의 진전은 그들의 미래에 관한 위대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2001.4월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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