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정부와 국회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해직공무원노동자를 즉각 복직시켜라!

"아! 이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던 순간인가 … (중략) … 지난날 군사정권에 의해 빼앗긴 노동자라는 이름을 되찾는 것이며, 민주노동운동에 노동자로서 참여하여 역사발전에 기여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권력과 가진 자들에 의하여 흔들려온 공직사회를 곧추세우고, 오랜 세월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온 공직사회를 내부로부터 혁신함으로써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창립선언문 中)

2002년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 공무원노동자의 노동 3권 쟁취를 내걸고 14만 조합원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출범한 지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공무원노조는 출범 이후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빛과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부당한 정책과 노조탄압으로 2,944명이 징계를 받았으며 500여명이 파면, 해임으로 직장에서 쫓겨나 아직도 137명이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해직공무원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로 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10여 년 동안 공무원노동자들이 정부의 부당한 정책에 맞서 투쟁하고, 개인적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정부와 국회의 반쪽짜리 ‘공무원노조법’ 제정에 그 원인이 있다. 공무원노동자의 노동 3권을 보장하라는 국제노동기구(ILO)와 OECD 노조자문위원회(OECD-TUAC) 등 국제노동단체와 국내 주요 시민사회단체의 수많은 비판과 항의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시기 2002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공무원노조법’은 파업을 원척적으로 금지하고, 6급 이하로 노조 가입대상을 한정하고 직무에 따라 다시 가입 제한을 둠으로써 단결권의 범위도 심각히 제약할 뿐 아니라 단체교섭권도 정책결정이나 예산, 인사 등 핵심적인 사항을 교섭에서 제외시켰다. 국제적 기준에 현격히 미달하는 그야 말로 허울뿐인 공무원노조법에 대한 공무원노동자들의 반발과 저항은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한 불가피한 항변이었던 것이다.

한편 이러한 공무원노조법의 제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2009년 12월 1일, 2010년 2월 25일, 2012년 3월 26일 무려 3차례에 걸쳐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하였으나, 해직자가 조합원에 포함되어 있다거나 노동조합 규약에 ‘정치적 지위향상’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 등으로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모두 반려하였다. 현행법상 노동조합 설립신고행위는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그 설립허가를 얻기 위하여 출원하는 행위가 아니라 노동조합을 보호·육성하려는 행정관청의 노동정책적인 고려에 협조하기 위한 것이다. 노동조합 신고제를 마치 노동조합 설립에 대한 허가 내지 승인의 근거규정인 것처럼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노동조합의 설립을 제한하려는 고용노동부의 태도는 헌법과 노조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관련하여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자유위원회(CFA)는 2012년 3월 313차 회의에서 ILO의 권고와 입장을 담은 363차 보고서를 통해 한국정부의 계속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설립신고 반려를 문제 삼으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한 ‘불법단체’ 규정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모든 대선 후보들이 앞 다투어 국민들의 행복과 국민통합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의 발언이 대선에서 국민들의 표를 얻기 위한 얕은 거짓말이 아니라면 지금 한국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일자리의 문제, 즉 비정규직,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해법을 반드시 내놓아야 한다. 이 땅 노동자들의 저임금, 불안전한 고용,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경제민주화와 복지정책은 얕은 속임수에 불과하다. 정부의 부당한 정책으로 인해 10년여 동안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공무원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또한 지금 당장 해결해야할 중요한 과제이다.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공직사회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양심적 행정과 투명한 공직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법적지위 인정’과 노조활동으로 해고된 ‘해직공무원의 복직’ 문제의 해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 국회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법적 지위 인정’과 ‘해고자 복직’이라는 공무원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이 G20, OECD, ILO 가입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을 지키는 길이 아닌가?

사회진보연대는 정권의 하수인이 아니라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의 주체로, 당당한 노동자로 서기 위해 정권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노조를 사수해온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투쟁에 경의를 표한다. 민주노조답게! 조합원의 단결된 힘으로 공무원노조의 당면 과제인 설립신고, 해고자 복직, 임금인상, 대학자녀학자금, 정치기본권 보장 및 근속승진제를 요구하는 10.20 전국공무원노조 총회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공무원노조의 요구를 쟁취하는 그날까지 연대 투쟁할 것임을 밝힌다.

- 이명박 정부와 국회, 대선 후보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적지위를 인정하고, 해직자 복직을 위한 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
- 이명박 정부와 국회, 대선 후보는 허울뿐인 ‘공무원노조법’ 개정하여 공무원 노동자의 노동 3권을 보장하라!

2012년 10월 3일
사 회 진 보 연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