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정부는 리비아 폭격을 중단하라
- 서방 개입은 리비아 민주화를 좌절시킬 것이다




3월 20일 새벽, 리비아에 대한 서방 강대국들의 폭격이 시작됐다. 미국, 프랑스,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5개국은 ‘오디세이 새벽’ 작전을 시작해 리비아를 폭격했다. 서방 강대국들은 ‘카다피의 학살을 막고 자유를 위해 싸우는 리비아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폭격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말을 믿을 수 없다. 같은 시각 미국 동맹인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바레인의 민주화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바레인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진주 광장은 피로 물들었다. AP 통신은 바레인군대가 심지어 병원에 입원한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한 사실을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 정부는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여전히 지원하고 있다. 바레인 시위대는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지 않다는 말인가. 아니면 친미 독재 정부이기 때문에 못 본척하는 것인가. 게다가, 폭탄을 퍼붓는 것은 결코 자유와 민주주의를 가져 올 수 없다. 다국적군의 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과 폭탄은 카다피보다는 무고한 리비아인들의 머리 위로 떨어질 것이다. 실제로 언론에 따르면 이번 폭격으로 다수의 민간인이 사상했다.

미국과 서방 군대들이 민주주의와 자유의 이름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저지른 짓들을 떠올려 보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폭탄은 툭하면 결혼식장 등에 떨어져서 민간인들을 대량 살상했다. 지난주에도 미군 무인 폭격기 공격으로 파키스탄에서 일가족(38명)이 몰살당했다. 이라크에서 미군의 군사 작전은 수많은 사람의 죽음을 가져왔다. 불과 몇 달 전에 위키리크스가 그 끔찍한 현실의 일부를 폭로하지 않았는가.

지금 미국과 서방 정부가 리비아를 공격하는 것은 리비아인들의 자유와 해방을 위한 것이 아니다. 카다피의 돈을 받아 대선자금으로 썼다는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가, 카다피의 절친이었던 이탈리아 총리 베를루스코니가, 중동의 다른 독재자들과 잘 지내는 오바마가 갑자기 리비아 민주화를 말하는 것은 위선이다. 더 기가막한 것은 서방 정부가 리비아 공격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중동 나라들은 지금 민주화 운동을 공격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대표적 왕정 독재 국가들이란 점이다. 이것은 서방 정부가 바라는 것이 민주화가 아니라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자신들의 패권과 석유 이권을 유지하는 것임을 명백히 입증하는 증거다. 강대국들은 얼마 전까지 카다피에게 석유 이권을 받고 무기를 팔아 왔다. 그래서 카다피는 서방이 판매한 전투기, 탱크, 총알로 지금 반카다피 운동을 학살하고 있다.

폭격이 카디피를 꺾지 못한다면 서방 강대국들은 이제 지상군과 침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있다. 이라크에서도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폭격은 침공과 점령의 사전 단계였다. 그리고 이런 시도는 오히려 카다피의 입지를 강화시킬 것이다. 그동안 카디피는 “미국ㆍ영국이 시위대의 배후 조종자”라고 말해 왔다. 이제 카다피는 다국적군의 폭격을 “식민지 침탈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자신을 반제국주의자로 내세우고 있다.

혁명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것이고, 튀니지와 이집트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러나 서방의 군사 개입은 이런 민주화 물결을 중단시킬 것이다. 우리는 리비아의 민주화 운동이 서방의 개입으로 왜곡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민간인 학살을 낳고 카다피를 강화시킬 리비아에 대한 서방 군사 개입에 반대하며 공습을 당장 중단할 것을 주장한다.

3월23일
반전평화연대(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