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희망의 버스는 계속 달려갑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노사 합의에 이르고 농성 309일만에 85호 크레인 농성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비록 아쉬움이 남지만 정리해고자 모두가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에서 희망을 봅니다. 이것은 김진숙 지도위원과 크레인 농성자들, 끝까지 절망하지 않고 투쟁해온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들, 그리고 희망버스에 함께했던 이들의 연대의 마음이 만나서 이룬 성과입니다. 아주 작은 힘밖에 없는 이들이지만 모이고 울고 웃고 서로를 위로하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우리는 보았습니다. 고통과 무기력에 빠져있는 이들이 힘을 얻고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소금꽃’이라는 연대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희망의 버스는 한 정거장을 지났습니다. 우리가 목표하는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아직 멀리 있지만 우리는 달려가고 있으며 그곳에 도달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재벌과 정부는 우리가 두려움을 갖고 분열하고 경쟁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희망의 버스는 계속 발전하고 세포분열을 하여 자신이 소금꽃임을 알고 권리를 찾기 위해서 애쓰는 이들, 그리고 그들과 연대하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이 있는 이곳저곳에서 희망의 이름으로 연대의 이름으로 계속 이어나가고 발전할 것입니다. 이렇게 연대의 풍성함이 자본과 정부의 압박과 압력을 누르고 이윤이 아니라 노동의 가치가 더 중요하게 존중되는 사회로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희망은 계속 자라납니다.

우리는 공권력에 대한 불복종운동을 선언하며 재벌의 사병에 불과한 공권력에 대해 국가손해배상소송과 집단대응으로 맞설 것입니다. 아직도 희망버스 참여자들에 대한 엄정수사 운운하는 검경은 김진숙지도위원과 희망버스 참여자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인 의지를 제대로 읽고 정신 차려야 합니다. 오늘 희망의 버스에 함께해왔던 두 명의 승객이 경찰조사를 받으러 갑니다.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것은 그들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리해고의 부당함과 연대의 의미를 알리고 우리의 당당함을 보여주고자 함입니다. 연대의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이들을 탄압하고 두려움을 심어서 침묵하게 하려는 정부와 재벌과 공권력의 의도는 더 많은 이들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그 권력을 무너뜨리는 힘이 된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줄 것입니다.

조남호와 재벌에 대해 경고합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들은 1년 이내에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만약 이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희망의 버스에 함께했던 모든 승객들은 ‘분노의 버스’를 타게 될 것입니다. 정리해고는 경영상의 이유로 인해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며 정리해고 다음날 주식배당을 챙기고 성과금 잔치를 벌이는 것이 단지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만은 아닙니다.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하청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탄압하는 현대자동차, 1,400일이 넘도록 농성하는데도 여전히 용역깡패를 동원하는 악질 재능자본, 무수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며 해고자 복직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쌍용자동차 등 많은 자본들이 지금도 우리의 삶을 파괴하며 자신들의 이윤만을 챙기려고 합니다. 이런 1%에 맞서 모든 이들의 권리와 삶을 지키기 위해서 희망의 버스는 계속 달릴 것입니다.

2011년 11월 15일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