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투쟁 1,000일과 21명의 죽음,
이명박 정권과 쌍용차 자본이 답해야 한다

2009년에 시작한 쌍용차 노동자들의 해고 반대 투쟁이 2월 15일 오늘로 1천일을 맞았다.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 해고노동자 2,646명과 그 가족들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2009년 77일간의 옥쇄파업을 이명박 정권이 무자비한 폭력으로 진압할 때부터 인간 이하의 대상으로 짓밟혔던 노동자들과 이를 지켜본 가족들은 엄청난 상처를 받았거니와, 그 이후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은 쌍용차 출신이라서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조차 힘들었을 뿐더러 생계가 파탄나고 가족이 해체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였다. 그러한 고통과 상처, 경제적 어려움은 노동자와 그 가족 스물 한 명이 자살 등으로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게 만들었다. 지금도 어느 곳에서 해고자와 가족들이 얼마나 울고 있을지를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어느 나라 어느 땅에 노동자들이 파업을 한 이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수십 명이 ‘사회적 살인’을 당한 예가 있는가? 누가 이렇게 만든 것인가? 정리해고, 희망퇴직을 철회하고 최소한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라는 노동자들의 외침을 철저하게 무력으로 짓밟고 크나큰 트라우마를 남긴 정권과 지배 정치권들, 회계조작으로 회사를 팔아넘기고 이제는 대화조차 거부하는 쌍용차 경영진들이 그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는가. 그러나 정부와 마힌드라그룹/쌍용차 사측은 아무런 조치도 내놓지 않고 있다. 무급휴직자를 1년 뒤 복직하겠다는 약속조차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경영이 더욱 좋아지는 몇 년 뒤에나 검토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미적대는 사이에 어떤 희생이 더 발생할지 모른단 말인가!

쌍용차 투쟁은 해고, 비정규직, 해외자본, 노동강도, 지역경제, 노동자 가족의 삶과 죽음 등 모든 쟁점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더 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측이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금속노조쌍용차지부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 무급휴직자, 희망퇴직자, 정리해고자 상관없이 공장으로 원직복직하도록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미 한진 희망버스를 통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아름다운 연대를 실현했던 수많은 사회운동 단체들과 시민들이 ‘쌍용차 희망텐트촌’을 만들어 연대를 키워 나가고 있다. 3차에 이르는 ‘희망텐트 쌍용차 포위작전’은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면서 더 큰 사회적 호소를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연대를 더욱 넓고 깊게 일궈서 쌍용차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2012. 2. 15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