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살인진압이 우수사례라고?

정신나간 경찰청의 야만적 작태를 규탄한다!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



경찰청이 지난 11일 자체적으로 지난 3년간 최고의 사건과 최악의 사건을 각각 10개씩 선정해서 발표했다. 그 가운데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을 폭력적으로 짓밟은 것을 ‘쌍용자동차 점거농성 사태 조기해결’이라며 최고의 사건, 즉 우수 진압사례 5위에 꼽았다.

경찰은 “기능 간 유기적 협조, 체계적인 수사계획 수립 등을 통해 대규모 연행자 사법처리로 공안사건 수사 모범사례”라고 쌍용차 진압 사례가 선정된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생존권을 지키고 노동자들이 함께 살기 위해 77일간이나 공장 안에서 무수한 공권력의 탄압에 맞섰던 쌍용차 노동자들을 군사작전 식으로, 무자비한 구타와 폭행으로 잔인하게 진압한 것이 모범사례라는 것이다. 경찰이 투쟁하는 노동자 민중들을 때려잡는데 물불 가리지 않은 것도 모자라 어찌 이제는 그것을 이리 자화자찬하며 최소한의 양심도 내팽개치고, 아직도 고통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단 말인가? 정신이 나가지 않았으면 이럴수는 없는 것이다.

날마다 헬기로 노동자들을 잠못자게 위협하고 최루액 뿌리고, 무장 경찰을 투입해 테이저건에 고무탄을 쏘며 노동자들을 테러리스트 취급하고 진압과정에서 몽둥이와 방패로 야만적으로 폭행을 가한 것이 ‘우수 진압’인가? 숱한 부상자를 만들어내고, 진압 이후에도 그 상처와 깊은 트라우마로 인해 스물 한명이나 되는 해고자와 그 가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사망한 것이 과연 ‘최고의 사건’이란 말인가? 경찰의 살인적인 강제 진압과 해고 사태로 인해 죽음과도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을 한 번이라도 헤아렸다면 이런 몰상식한 발표는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경찰은 오늘 이러한 잘못된 행태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며 항의하던 이들을 쌍용차 지부장을 포함해 6명이나 연행해 가는 치졸한 작태를 저질렀다.

우리는 지난 2005년 11월 농민대회 당시 전용철·홍덕표 농민열사가 경찰폭력으로 숨진 사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2008년 촛불시위 당시 경찰의 무수한 강제 폭력 진압도 마찬가지다. 2009년 1월 생존대책을 요구하는 용산 남일당 건물의 철거민을 과잉 폭력진압하면서 철거민 5명이 사망한 용산참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러한 대형 사건이 아니라도 경찰은 시시때때로 폭력성을 표출하며 평화롭게 저항하는 노동자, 농민, 시민들을 곤봉과 방패로 구타하고 시민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억압해 왔다. 경찰의 폭력성을 근본적으로 제한하고 통제해야 이러한 사태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경찰은 당장 쌍용차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이번 일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연행한 이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



2012. 3. 13

사회진보연대(www.pssp.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