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가족처럼 일해온 노동자를 헌신짝처럼 거리로 내모는 칠곡경북대병원 규탄한다.

-칠곡경북대병원은 무리한 사업진행 중단하고 노동자 생존권 보장하라-


지난 1월 8일, 6명의 노동자들이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진료보조를 담당했던 기능직 노동자들로써, 병원측은 2012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년간의 계약 근무기간이 끝나면서 형식적인 면접을 빌미로 이들을 차례차례 해고했다. 이와 동시에 병원측은 해고된 자리에 새로운 비정규직을 채용하겠다는 공고를 올렸다. 병원측의 이러한 모습은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한 비정규직을 항상 유지하겠다는 그들의 의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6명의 노동자들은 지금도 계약해지 철회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병원 앞에서 투쟁중이다.

경북대학교 병원은 대구-경북지역 유일의 국립대병원으로 지역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공기관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돌보는데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공공병원이 자신들을 위해 2년간 헌신적으로 일해온 병원 노동자들을 엄동설한에 거리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해고된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70% 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에 가까운 임금만을 받으면서 일해왔다.

경북대학교 병원은 칠곡경북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어린이병원등 병원규모를 확대하려는 사업을 계속해왔다. 2012년 국정감사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의료기관의 병상이 과잉공급 되었다는 것이 분명히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국립대병원중 최초로 제 3병원을 건립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렇게 무리한 사업확장에 의해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감축해야 했고 그에 따라 필요한 인력을 비정규직으로 채우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 결과,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중 비정규직의 비율은 38% 에 달하며 이는 국립대병원중 가장 높은 수치다. 경북대학교 병원이 무리한 사업진행을 멈추고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이번과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해고는 언제든지 비슷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병원 노동자의 잦은 교체는 병원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질에도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의료인력의 업무에 대한 숙련도와 대응경험은 환자의 치료와 직결되는 부분이며 상대적으로 숙련도가 부족하고 경험이 적은 노동자를 새로 고용하는 것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부분이다. 더욱이 같이 일하던 동료가 언제든지 계약해지가 될 수 있으며 자신 또한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업무에만 전념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의료분야는 의도하지 않은 작은 실수조차도 용납되기 힘든 분야이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칠곡대학교병원의 모습은 공공병원이 의료분야를 파국으로 몰고가는데 앞장서는 꼴인 것이다.

지난 1월 10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에서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또한 주요공약에서 2015년까지 공공기관의 일상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공약의 시작점으로써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칠곡경북대병원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야만 할 것이다. 해고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함은 물론, 결과적으로 공공병원의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힘으로써 새로운 정부에서 국민들이 희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칠곡경북대병원은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계약해지 철회하고 고용승계하라.
-정부와 박 당선인은 정규직화 공약 이행하여 칠곡경북대병원 문제해결에 앞장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