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 공공성과 비정규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지난 2월 13일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하여 노동조합을 건설하였다. 이들은 수도권 핵심 16개 케이블TV 방송국을 소유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의 협력업체 노동자들이다.

케이블방송 비정규노동자들의 1주 평균 노동시간은 56시간, 월 근로일수는 27일이다. 하지만
기본급, 통상급, 시간급 개념이 없이 지급되는 포괄임금산정 방식의 임금체계 때문에 초과노동시간에 대한 정당한 임금을 지불받지 못하고 있다. 협력업체 비정규노동자들 상당수는 4대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법정 퇴직금 역시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이 이처럼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케이블업계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 때문이다. 케이블방송사들은 핵심 관리영역외 영업과 A/S, 설치와 철거, 공사 등을 협력업체에 외주화하고 협력업체들은 설치·철거 업무를 다시 개인사업자 팀에게 넘겨 재도급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1일 8시간, 주 5일 근무제 적용 등 근로기준법 준수, 초과근로에 따른 정당한 임금 지급과 생활임금 보장, 4대 보험 전면 적용, 다단계 하도급 근절, 고용안정 보장 등이다. 이를 위하여 우선 고용노동부는 위법행위 시정을 위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 원청인 ㈜씨앤앰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노동조건 개선을 위하여 노사간 단체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이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씨앤앰이라는 원청과 투쟁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씨앤앰 매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정리해고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기자본 성격이 강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펀드(MKOF)가 씨앤앰 매각에 착수했다. 2007년 씨앤앰을 인수할 당시 MBK와 맥쿼리는 국민유선방송투자(KCI)라는 SPC(특수목적회사)를 통해 씨앤앰 지분 95.5%를 총 2조750억 원에 인수했는데, 인수금의 70% 이상을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충당했다. MBK와 맥쿼리는 씨앤앰 매각을 통해 최소한 2조5000억 원 이상을 회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6년 만에 원금 대비 약 100%의 차익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셈이다.

2009년 미디어법 개정 이후 방송사업자간 영역파괴가 가속화되고 당국의 규제완화 방침이 진행되면서 대자본의 방송통신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씨앤앰 규모의 메가딜은 방송미디어 시장을 뒤흔들 것이다. 지난 해 4개 신규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하면서 대기업과 신문재벌의 거대 자본이 언론시장에 진출했다. 씨앤앰 매각과정에서 대기업의 방송통신시장 진출이 허용되면 공공성과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과 방송이 자본의 이윤 창출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의 투쟁은 씨앤앰 매각과정을 통해 자행될 투기자본의 먹튀 행각을 폭로하고 대기업에 의한 언론과 방송통신의 사유화를 저지해야 하는 중요한 사회적 의미를 띠고 있다.

방송의 공공성을 지키고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하다. 사회진보연대는 이러한 케이블방송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에 적극 지지를 보내며 승리할 때까지 연대할 것이다.

2013년 3월 8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