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친족성폭력 사건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한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의 판결을 환영한다.
 
 
지난 해 2월, 언니의 결혼식을 앞두고 제주를 찾은 이주여성이 형부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에 대해 10월 19일,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거부하지 않아서 동의한 줄 알았다’는 가해자의 진술을 인용하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었다.
 
하지만 오늘(3/14)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이재권 수석부장판사)에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유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과 강간치상의 성립 요건 등에 대해 적시하면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의 선고를 내렸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집 안에 아버지와 오빠가 있었음에도 저항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언니의 결혼식을 사흘 앞두고 친족 관계에 의한 성폭력이 벌어졌다는 특수성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해자는 조카와 언니를 위해 참고 신고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릴적 성추행 피해경험이 있어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인 점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양형에 대해서는 “피해여성은 성적 모멸감과 정신적 충격으로 우울증과 불면증까지 겪고 있다”며 “재판과정에서도 변명으로 일관해 이에 따른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제주의 소리 김정호기자)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이주여성 친족성폭력 사건에 대한 공동대책위’와 공동변호인단이 주장해 왔던 ‘친족 성폭력의 특수성’, ‘이주 여성’이라는 위치, ‘형부와 처제’ 특히 ‘언니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상황’의 맥락 등이 반영된 것으로 ‘피해자의 관점’에서 판결을 고려한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의 판결을 환영한다.
 
한국 사회가 ‘미투 운동’으로 성폭력 피해자의 말하기가 뜨겁게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판결이 가지는 의미가 크며, 또한 이주여성 친족성폭력 피해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렸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성폭력의 고통과 더불어 입증 책임의 무게를 외국 법원에서 감당해야 했던 피해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힘든 과정임에도 성폭력 피해를 드러내고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피해자의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피해자와 함께했던 이주・여성 단체들은 앞으로도 이주여성의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주여성 친족성폭력 사건에 대한 공동대책위원회
국제가정문화원/사)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서귀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서귀포이주민센터/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성폭력상담소/아시아의 창/아시아의 친구들/
아시아이주여성센터/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이주공동행동/이주노동희망센터/이주민센터친구/이주민지원공익센터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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