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정책을 끝내라!
 
 
야만적인 미등록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 이주노동자가 큰 부상을 입는 사건이 연이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25일 경북 영천시 소재 (주)덕원산업에서 벌어진 토끼몰이식 단속으로 이주노동자 25명이 단속을 당했다. 그 과정에서 한 태국 여성 이주노동자는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등 중상을 입었다. 단속반원들은 부상당한 이주노동자에게 수갑을 채웠고, 진통제 한 알만 주고 구금했다가 다음날 오후에야 병원에 데려갔다.
 
알려지지만 않았을 뿐 전국에서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단속으로 고통을 받고 있을 것이다. 법무부는 상반기에 실시한 정부합동단속(2.26.~5.11.)으로 8,351명을 단속하는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4퍼센트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이런 메마른 숫자 뒤에 얼마나 많은 이주노동자들의 부상 사건들과 눈물이 숨겨져 있을 것인가.
 
단속 강화는 ‘촛불 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이 전임 정부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지난 3월 발표된 ‘제3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2018~2022년)’은 문재인 정부의 이주민 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단속 강화 계획을 포함시켜 1, 2차 기본계획의 기조를 이어갔다. 또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아래서 실시된 이주노동자 숙식비 강제 공제 지침조차 폐기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단속을 강화하면서 마치 이주노동자들이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는 것은 특히 우려스럽다. 법무부는 상반기 정부합동단속 결과를 발표하면서 “서민의 대표적인 일자리 잠식 분야인 건설업종 단속에 집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종차별적 편견을 조장하는 일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하는 척 하는 것은 완전한 위선이다. ‘소득주도성장’을 하겠다더니 최저임금 삭감법을 통과시켜 저임금 노동자들을 우롱한 문재인 정부다.
 
이주노동자들은 일자리를 빼앗기는커녕 한국 정부가 ‘뿌리 산업’이라고 부르며 중요시 하는 제조업 기초 공정에서, 우리의 밥상을 채우는 농·축산·어업에서 부족한 일손을 메우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없다면 한국 경제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합법’ 노동이든 ‘불법’ 노동이든 고용주들과 한국 경제는 그로부터 이득을 얻고 있다.
 
또한 정부의 정책이 미등록이주민을 양산한다. 사업장 이동을 금지한 고용허가제가 대표적이다. 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디다 못해 사업장을 나오면 미등록이 된다. 고용주들은 ‘불법’으로 만든다는 위협으로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한다. 그들의 국적과 체류자격이 무엇이든, 더 열악한 조건으로 일하는 노동자가 많아질수록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노동조건 하락의 압력이 된다.
 
이 뿐만 아니라 남편이 신원 보증을 해주지 않아 체류 연장을 하지 못해 미등록이 되는 결혼 이주 여성, 1.5퍼센트에 불과한 난민 인정률을 넘지 못해 미등록이 되는 난민들도 많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인권변호사 이력을 내세웠고, 개헌안에서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바꿔 마치 이주민을 위하는 척 했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야만적 단속과 부상자 발생 사건에서 ‘인권’은 찾아볼 수가 없다. 단속을 강화하며 내국인 일자리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행태를 보면, 최저임금 삭감법과 같이 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지를 악화시켜 발생할 불만을 이주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는 의도까지 엿보인다.
 
정부는 야만적인 단속추방을 즉각 중단하고 미등록이주민을 합법화해야 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중단하고 합법화하라!
하나, 이주노동자를 미등록으로 내모는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하나, 이주노동자의 안정적 체류를 보장하는 노동허가제 실시하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민주노총, 이주공동행동(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 녹색당,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아시아의창,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사)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이주민센터 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정의당,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이주인권센터), 이주정책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