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아야 할 젊은 이주노동자가 죽었다. 이 죽음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2018년 8월 22일 수요일 점심 미얀마 이주노동자가 건설현장 20미터 지하로 떨어졌다. 수없이 많은 노동자들이 평범한 점심식사의 소소한 즐거움을 맞보고 있었을 그 시간이다. 그 시간 김포의 한 건설현장의 식당은 평범한 점심식사를 채 시작하지도 못했다.
 
인천출입국외국인청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겠다며 식당 안으로 들이닥치고 출입문을 잠갔다. 한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욕설을 하며 수갑을 채웠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건설현장 쪽을 향한 창문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사망한 딴저테이씨도 창문을 넘으려 했다. 창문을 통해서 안전하게 도망간 다른 이주노동자들과는 달리 딴저테이씨는 건설현장 지하로 떨어졌다.
 
지난 9월 22일 한 언론사를 통해서 출입국의 단속에서 도망치다가 추락해 뇌사상태가 되었음에도 한국인들에게 장기기증을 한 이주노동자가 있다는 미담으로 알려지기까지 한달이 지났다. 한 사람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고 유가족들과 친구들을 큰 고통에 빠졌다. 그 한달 동안 인천출입국외국인청은 처음부터 딴저테이씨의 죽음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입장과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법무부는 여전히 건설업의 이주노동자 단속을 한국인들의 일자리 지키기라며 홍보하고 있다.
 
과연 법무부는, 인천출입국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가. 8월 22일 구급차가 오기까지 30분 동안 딴저테이씨는 추락한 상태로 방치되었다. 목격자들은 딴저테이씨가 추락한 것을 봤음에도 출입국외국인청 단속 직원들은 즉시 구조활동을 하지 않고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고 말한다. 딴저테이씨가 안전하게 창문을 넘지 못하고 공사현장 지하로 추락한 데에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다리를 잡아서 중심이 흐트러진 것 같다고 증언한다. 또한 어떻게 된 일인지 병원에 도착한 119 구조대가 진술한 초기 기록에는 고인의 사인이 ‘자살’로 기록되어 있었다.
 
문재인 정부 하의 법무부는 건설업 미등록 노동자들을 단속하면서 이를 ‘서민 일자리 보호 및 창출’에 기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라는 조치를 취하며 건설업에 불법으로 취업하는 외국인을 무조건 출국시키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 동안의 모든 정권들이 목소리가 없는 이주노동자, 특히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소재로 한국인들에게 어떤 불안과 공포를 조장해 왔는지를 말이다. 핵심은 여전히 자행되는 반인권적이고 폭력적인 미등록 체류자 단속이라는 것을 말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이주노동자들을 죽고 다쳐야 이 폭주를 멈출 것인가.
 
우리는 사람이 먼저라던 문재인 정부가 휘두르는 잔혹한 공권력의 민낯을 처절하게 목도하고 있다. 사람을 추락하게 하고, 추락해서 죽어가고 있는 그 귀중한 시간에 미등록 노동자들을 단속하고만 있는 그 잔인함.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잔인한 단속을 서민의 일자리 지키기라며 선주민과 이주민들을 갈라놓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그 기만.
 
우리는 사람의 죽음까지 무감하게 만드는 이 잔인한 기만 앞에서 딴저테이씨의 죽음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여기 모인 모두는 딴저테이씨의 죽음에 대한 진상이 밝혀질 때 까지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그것이 딴저테이씨의 죽음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길이라 믿는다.
 
 
2018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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