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를 넘어서 핵무기 없는 세계로 나아가자! 
한국 및 모든 정부의 핵무기금지조약 가입을 촉구한다!
- NPT 발효 50주년 맞이 성명 - 
 
오늘은 1970년 3월 5일 발효된 핵무기비확산조약, 일명 NPT가 50주년을 맞는 날이다. 핵무기는 1945년 8월 6일,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투하하여 최초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차 세계대전은 원폭투하 직후 종결되었지만, 그때까지 알려진 모든 무기의 위력을 아득히 뛰어넘는, 새로운 ‘절멸의 무기’는 전 세계에 씻을 수 없는 충격을 주었다.
 
세계 곳곳에서 핵무기 폐기를 요구하는 반핵운동이 분출하는 한편, 각국이 핵실험에 성공하면서 핵전쟁의 공포가 고조되었다. NPT는 이러한 배경에서 핵 군비확장과 핵전쟁 위협을 제한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국제적 합의로 탄생했다. 그러나 그 내용은 ‘핵무기 없는 세계’로 나아가기에 한참 부족한 것이었다. 
 
NPT는 핵무기의 실험과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없이, 미국·러시아·영국, 프랑스, 중국 5개국을 제외한 새로운 핵무기 보유국의 출현만을 막는 ‘확산 금지’ 조약이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들로의 ‘수평적 핵확산’을 막았을 뿐, 핵무기국의 ‘수직적 핵확산’, 즉 핵무기 수 증가를 막거나 핵군축을 강제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못했다. 핵무기국의 핵군축 의무는 ‘추구하기로 약속’하는 선에 그쳤다. 핵무기국의 핵공격이나 핵무기 사용 위협을 제한하지도 못했다. 
 
미국을 비롯한 핵무기국은 역사적으로도 NPT에 규정된 핵군축 노력을 방기하고,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 국가의 핵무장을 묵인하거나 암암리에 지원했다. 그 결과 미국 등 핵무기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국가들의 핵개발 욕구는 끊임없이 자극받았다. 
 
NPT 체제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한 국제 반핵평화운동의 노력은 2017년 7월 UN총회에서 통과된 핵무기금지조약(TPNW)으로 이어졌다. 핵무기금지조약은 핵무기의 완전한 제거로 나아간다는 목표로 핵무기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첫 번째 국제적 합의다. 가입국의 핵무기 개발, 시험, 생산, 비축, 배치 전달, 사용, 사용 위협을 금지한다. 
 
핵무기금지조약의 발효에는 최소한 50개국의 서명과 비준이 필요하다. UN총회에서는 122개국이 핵무기금지조약에 찬성했으며 지금까지 81개국이 서명하고 35개국이 비준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핵무기금지조약이 NPT를 대체하는, 새로운 국제적 합의로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 기대되는 이유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를 이야기해 온 한국 정부는 핵무기금지조약 표결 참여와 가입을 거부했다. 한반도 핵 위기의 당사자, 세계에서 핵전쟁 위험성이 가장 높은 한반도에서 한국이 핵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2020년, 남북미 대화가 교착되어 북미핵대결이 격화되면, 한반도의 운명은 언제든 ‘화염과 분노’ 전쟁위기로 돌아갈 수도 있는 기로에 서 있다. 2017년 북미가 벌인 극단적인 핵 대결이 재연될 경우, 이제는 말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오는 4월 27일부터 제10차 NPT 평가회의가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진행된다. 그러나 NPT 발효 50주년,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투하 75주년을 맞는 오늘날, NPT 체제의 한계는 점점 더 확실해지고 있다. 핵보유국들은 핵무기를 감축·폐기하는 대신 새로운 핵군비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핵무기의 실전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국제 반핵평화운동은 이번 NPT 평가회의에서 핵보유국을 압박하여 핵무기금지조약에 가입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전세계에서 모은 핵무기금지조약 가입 촉구 서명을 전달하고 다양한 행진과 집회,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동해방 평등사회로의 전망은 핵보유, 핵전쟁의 위협과 함께 갈 수 없다. 전쟁이란 노동자 민중이 가장 먼저 희생될 수밖에 없다. 핵전쟁의 형태로 나타날 오늘날 전쟁은 인류 전체를 말살할 위험도 있다. 이에 우리는 한국과 모든 나라의 정부에 즉각 핵무기금지조약 가입을 촉구한다. 
 
<핵무기금지조약(TPNW) 가입 촉구 국제서명운동>
온라인 서명 참여하기>> forms.gle/JSebd4rdL8p2HDs26
서명운동 공동추진단체 참여하기>> c11.kr/dpz8
 
2020년 3월 5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