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화와 노동

사회진보연대 주간웹소식지


제 306호 | 2006.04.19

몰락을 향한 미국의 한걸음

이란 핵문제의 본질과 반미반전 투쟁의 과제

사회진보연대
최근 이란의 핵문제로 인해 중동 지역에 새로운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4월 11일 이란이 발전용 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했으며 이로써 세계 핵국가 대열에 오르게 됐다고 선언했다. 또한 그는 4월 13일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거절한다”고 밝혔다. 이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4일 “이란이 국제사회의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거절한다면 무력 사용을 허용토록 한 유엔 헌장 7조의 규정을 통해 이란을 강하게 조치해야한다”고 말했으며 미국 언론에서는 연일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임박설을 보도하고 있다. 이로써 수년간 지속된 이란 핵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란 핵문제의 경과

미국은 이란의 핵개발 과정에 항상 개입해왔다.1960~70년대, 미국은 이란에 원자력 기술을 공급했다. 그러나 이란과 미국과의 마찰이 격렬해지면서 미국은 지원을 중단했다. 그러던 중 2002년 이란의 한 반체제단체가 이란 내 비밀 핵시설이 존재한다고 폭로하였고,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고 맹렬히 비난하였다. 이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3차례에 걸쳐 사찰을 실시했다. 같은 해 9월, IAEA는 ‘이란에서 보고되지 않은 수 개의 핵물질과 활동을 발견했으나, 이란이 핵확산방지조약(NPT)을 위반하지는 않았다’고 선언하였다.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축ㆍ재처리 활동의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였고, 미국과 계속 공방을 벌여 왔다. 그리고 2006년 4월 이란은 ‘발전용 우라늄 농축 생산’에 성공했다고 선언하였다.
이란의 주장은 현재까지 IAEA의 사찰을 받은 결과 NPT를 위반하였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으며 NPT 회원국으로서 평화적 핵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란의 주장은 미국과 계속 갈등을 빚었는데, 미국은 이란이 결코 핵을 평화적으로만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는 미국의 강경한 태도와 강경보수파로 분류되는 이란의 새 대통령 아흐마디네자드의 강경한 대외전략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사태의 본질 -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과 이란에 대한 고립 정책

미국은 냉전 이후 새로운 위협으로 테러리즘,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독재 국가들의 존재 등을 꼽으며 그 대표적인 국가로 이라크, 이란, 북한, 리비아, 쿠바 등을 지목했다. 그리고 그러한 위협을 저지하기 위하여 핵을 포함한 선제공격을 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 왔다. 이러한 군사 전략에 기초하여 미국은 이란을 테러리즘에 대한 강력한 지원국으로 규정했다. 이로써 이란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비정상적인 국가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미국이 이러한 새로운 군사전략을 실현하는 과정은 세계 민중들의 무한한 고통을 동반한다.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할 것이라는 ‘혐의’를 근거로 침공당하여 현재까지 지속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이라크 민중들의 현실을 보라. 미국은 이란, 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에 대한 가혹한 보복 조치로 20년 가까이 각종 외교적-경제적 봉쇄를 시도해 왔는데, 이것이 중동 민중들의 심각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이란은 동쪽과 서쪽 국경에서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군대인 미군을 마주하고 있다. 동쪽은 아프가니스탄이며 서쪽은 이라크이다. 이 두 나라는 미국의 침공으로 정권이 붕괴되는 경험을 치렀고, 여전히 수십만 명의 미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또한 미사일 사정권 내에 위치한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은 NPT에 가입하지 않은 채 여전히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결국 이란이 현재로선 핵무기 개발은 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자국 방위론을 내세우며 결국 핵무기를 보유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은 있다. 이것이 이란 핵문제의 진실이다.

평화적인 핵 이용에 대한 권리는 과연 존재하는가

이란과 미국 사이의 쟁점은 단 한가지,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한 문제다. 이란은 이미 IAEA의 사찰을 통해 평화적 핵 이용을 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란은 테러 지원국이며 평화적 핵 이용이라는 것은 결국 기만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기서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과연 평화적인 핵 이용에 대한 권리는 존재하는가?
우라늄 원광을 원자력 연료로 이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우라늄 농축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단 우라늄 농축이 되면 이것은 곧장 우라늄 폭탄으로 제조 가능하다. 또한 우라늄 연료를 사용한 후 발생하는 추출물로 플루토늄 폭탄 제조도 가능하다. 전력 생산을 위한 평화적 핵 이용과 인류를 절멸시키게 될 핵무기 개발 과정은 기술적으로 동일한 과정이다. 핵이 전력 생산에 이용되는 것과 가공할만한 무기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동전의 양면인 상황에서 평화적 핵 이용에 대한 증거를 찾고 있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

핵무기 보유를 통한 외교전술이 평화를 보장할 수는 없다.

핵경쟁을 통한 세력균형은 결코 평화를 약속하지 못한다. 일례로 인도-파키스탄 간의 군사적 대결이 지속되었을 때 서로 핵무기를 쓰겠다는 엄포를 놓았던 적이 있다. 수천만 명의 민중들을 절멸시킬 협박들이 오고 가는 가운데 민중의 생존에 대한 권리는 무참히 짓밟혔다. 이러한 상황은 핵무기를 보유한 후라면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핵무기를 보유를 통한 자국 방어와 외교 전술은 해당국의 민중들의 삶과 권리를 지켜주기는커녕 언제라도 파멸로 치달을 수 있는 가능성만을 갖게 될 뿐이다. 또한 이는 미국 등 강대국의 핵무기 보유를 사후적으로 정당화해주게 되는 것이다. 핵경쟁은 결국 지속적인 전쟁 위협만을 조장할 뿐이며 평화체제 구축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이야기일 뿐이다.



이란 핵문제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반미-반전-반핵 투쟁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실제로 이란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핵무기’를 주요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이란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용도로 개발된 것이 바로 ‘초정밀 지하관통 핵무기’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동시에 지상에 심각한 낙진을 유발하고 지반을 붕괴시키게 되는데, 결국 이란 민중 수만 명이 한꺼번에 학살하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 후 미국은 냉전 시대에는 그 사용처가 불분명했던 핵무기의 사용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며 최소한의 합의인 NPT 역시 실질적으로 폐기처분될 것이다. 그리고 서구에 대한 테러는 오히려 급증할 것이 분명하고 테러의 주요 수단 역시 ‘핵무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모든 측면에서 미국의 이란 공격은 전세계 민중들에게 최악의 재앙이다.
현재의 사태에 가장 커다란 책임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히도 미국이다. 미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그것을 언제라도 사용하겠다고 공언하는 마당에 평화에 대한 권리는 언제라도 짓밟힐 수 있다. 또한 미국이 일방적인 핵공격을 전제하고 있는 한 전 세계적인 핵 경쟁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불량한 국가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 민중이 평화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폭력적 질서에 저항해야 하며 핵을 포함한 선제공격 전략을 폐기하도록 투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이라크 전쟁을 경과하면서 성장하고 있는 세계 반전운동이 앞장서야 한다. 세계 반전운동은 미국의 호전적인 군사전략을 폐기시키고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지역의 미군이 즉각 철수할 것을 주장해야 한다. 또한 이란에 대한 공격을 반대하고 중동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
또한 핵무기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확보해야 한다. 자국의 방위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유일무이한 현실적 대안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국 방위론이 결국 자국의 민중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핵무기 보유를 통한 군사 강국으로의 발돋움을 꿈꾸는 경우가 간혹 있고 언론이나 여러 매체들을 통해 은연중에 그러한 이데올로기가 유포되고 있다. 그러나 핵무기 보유를 통해 무엇인가 해보려는 꿈은 결국 공동의 절멸을 예고하는 것이며 새로운 위기를 조장할 뿐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이는 결국 전 민중이 누려야할 평화에 대한 권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결국 사태를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전 민중이 평화에 대한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 스스로 미국-전쟁-핵무기에 대한 전면적인 반대 투쟁에 나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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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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