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화와 노동

사회진보연대 주간웹소식지


제 365호 | 2007.08.23

또 다른 세계를 향한 사회운동의 전진

소통/연대/변혁 사회운동포럼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호소

사회진보연대
소통/연대/변혁 사회운동포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3월 (가)사회운동포럼 창설을 위한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식적인 닻을 올린 사회운동포럼의 긴 여정이 드디어 결실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속적인 소통ㆍ연대로서 사회운동포럼

그동안 우리, 다양한 사회운동들은 사회운동포럼을 진정한 소통과 연대 그리고 변혁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지역과 부문, 단체와 개인을 망라하여 포럼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였다. 포럼 조직위원회는 오늘 사회운동에게 요구되는 긴급한 과제를 심도 깊게 논의하기 위해 십 수개의 기획단을 구성하였고 각 기획단은 수많은 회의와 토론회, 워크샵을 개최하였다. 각자의 고유한 영역과 의제를 뛰어 넘어 공통의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노동자 운동의 전망과 혁신 과제”, “시장화 저지와 사회공공성 확대전략”, “지역운동의 전망”, “새로운 사회운동 활동 양식” 등 4개의 ‘열쇠 말’ 기획단이 특별히 꾸려졌다. 또 포럼 준비위는 ‘여성운동과 노동자운동의 결합’을 전략적 혁신을 위한 결정적 고리로 사고하고 이에 관한 사전 워크샵을 3차에 걸쳐 개최했다.
한편 포럼 준비위는 사회운동들의 자율성에 기반을 두고 전 과정을 조직했다.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하에 재정 전액을 각 단체별 분담금과 조직위원(풀씨) 기금으로 충당하였다. 또 운동들 간의 위계나 주도권을 두지 않고 모든 의사 결정에서 개방적인 틀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사회운동포럼 준비과정과 본 행사 전체의 발언권은 준비위에 참가하고 있는 단체나 개인 모두가 최대한 균등하게 갖도록 노력했다.
무엇보다 포럼 준비위는 모든 과정의 수렴점으로 사회운동총회를 내실 있게 준비하고자 노력했다. 사회운동포럼의 마지막 행사로 펼쳐질 사회운동총회는 포럼 전 과정에서 제출된 다양한 의견과 견해를 종합하여 ‘공동행동전략과제’를 선언할 계획이다. 이는 일부 지식인이 아닌 능동적 대중의 집단적 지성에 의해서만 공동의 행동 ‘강령’이 구성될 수 있다는 원리를 함축하고 있다. 이를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대중 스스로가 지식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은데, 포럼 준비위가 개최한 또 하나의 사전행사인 ‘사회운동 시민강좌’는 바로 이러한 대중의 지성을 촉진하고 심화하기 위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시민강좌’를 관통하는 주제는 87년 6월 항쟁 및 7ㆍ8ㆍ9노동자대투쟁 이후 한국사회의 변화 양상을 범세계적인 차원에서 고찰하는 가운데 사회운동의 성장․변화 과정을 모색하며 그 대안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그 첫 번째 성과는, 사회운동이 처한 객관적 현실을 분석하고 주체적 위기를 진단함으로써 그 전망과 과제를 논의하는 장인 ‘사회운동대토론회’에서 드러날 것이다.


소통ㆍ연대와 함께 변혁의 상을 모색하다

이처럼 사회운동포럼이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장기간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노력은 중요하고, 소중하다.
포럼에 참가하고 있는 운동들은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차이를 드러냈는데, 이들은 서로의 차이를 존중함으로써 상호간의 침투와 개조가 가능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사회운동포럼은 창설 초기부터 ‘횡단 대화’ 방식을 통해 이에 참여하고 있는 대중운동들이 서로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또 서로의 운동을 고무, 자극하는 계기가 되어야 함을 주장한 바 있다. 사회운동들은 수많은 회합과 논쟁을 진행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조정ㆍ통합하는 지난한 절차를 밟아왔는데, 서로의 차이를 무효화하지 않으면서도 서로 간의 공통점을 찾으려는 이러한 모색은 그동안 운동 사회에서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온 패권성과 자조직중심주의를 지양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소통/연대/변혁 사회운동포럼’에 제출될 선언문ㆍ공동행동 전략과제‘ 초안은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원탁회의를 통해 마련된다. 선언문 작성 작업은 ’87년‘의 적자임을 자임한 '민주화세력’이 한국사회의 발전전망을 금융ㆍ군사세계화에 종속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범세계적인 경제위기 정치위기, 그리고 ’사회주의‘로 대표되던 기존 사회운동의 위기를 딛고 새롭게 태동하고 있는 대안세계화운동과 함께 신자유주의와 철저히 단절하는 대안 세력을 형성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소통/연대/변혁‘이라는 사회운동의 새로운 원리를 바탕으로 대중운동을 혁신하고, 국제주의, 페미니즘, 평화주의, 생태주의의 지평 위에서 인간과 시민의 보편적 권리를 새롭게 창안하고자 노력한다는 방향을 바탕으로 사회운동총회에서 논의될 사회운동의 과제와 계획이 선언문에 담길 것이다. 또한 신자유주의 금융ㆍ군사세계화라는 현실을 지양하기 위해 사회운동이 시급히 실천해야 하는 의제를 △무역자유화에 맞선 국제적ㆍ민중적 대안을 △군사세계화에 맞서 평화를 △노동의 불안정화에 맞서 노동권을 △가족과 공동체의 변혁을 위해 여성권과 노동권의 결합을 △빈곤과 불평등에 맞서 기본생활권을 △기본권의 후퇴와 사회적 차별에 맞서 민주주의와 평등을 △공공영역과 자연자원의 사유화에 맞서 공공성 강화를 △생태위기에 맞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지역적 차원의 연대운동 강화 등의 ‘공동행동전략과제’로 제안할 것이다.
또한 사회운동포럼 과정에 참가하고 있는 사회운동들은, 사회운동 활동양식의 혁신과 관련하여 수직적 의사결정에 반대하며 민주적 참여 보장, 특히 소수(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기성 운동들이 새로운 운동 주체의 잠재력을 인정하는 데 폐쇄적이며 여타 사회운동에 대해 권위주의적 스타일을 고수하는 데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이다.

사회운동포럼 시민강좌 1강 <세계적 관점에서 본 한국사회 변화>. "‘시민강좌’를 관통하는 주제는 87년 6월 항쟁 및 7ㆍ8ㆍ9노동자대투쟁 이후 한국사회의 변화 양상을 범세계적인 차원에서 고찰하는 가운데 사회운동의 성장ㆍ변화 과정을 모색하며 그 대안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출처: 참세상]


남겨진 토론, 숨겨진 과제 - ‘소통/연대/변혁’을 운동의 원리로 하는 사회운동의 진전을 위하여

그러나 우리는 총회 선언문으로 집약될 사회운동포럼의 정신과 원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음 지점들이 앞으로의 토론 과정에서 더욱 폭넓고 심도 깊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사회운동포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지적된 바대로, 현재 포럼이 지향하는 변혁의 전망은 여전히 모호한 상태로 남아 있다. 사회운동포럼에 모인 여러 운동들은 그 공백을 메우려는 조급함에 대안사회의 상을 선언이나 청사진으로 대체하려고 해서는 곤란하다는 점과, 현실적으로 제기되는 투쟁과 요구들의 단순 합이 변혁으로 환원될 수 없다는 점을 공유하고 있다. 다시 말해 변혁의 전망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행의 구조적 요소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자본의 금융화와 노동의 불안정화로 현상하고 있는 현 정세가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적 법칙’의 결론으로 제시한 위기와 공황으로의 경향이라고 할 때, 이에 대한 분석적 도구를 연마해야 하며 그 결과로서 ‘이행기 강령’에 대한 고민을 진전시켜야 한다.
이는 곧 대중운동에 기반을 둔 요구와 대안에 대한 정치적 전망 구축 과정의 결합을 주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국제적․국내적으로 진행된 대안세계화 운동의 성과를 갈무리하고 이를 대중들과의 광범위한 토론을 통해서 가는 과정이다. <총회 선언문>과 ‘공동행동전략과제’에 대한 사후 토론을 통해 이를 심화,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운동들이 다방면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념적 혁신 방향에 대해 곤란을 겪고 있음을 상기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둘째, 이는 결국 포럼이 사회운동의 이념적 혁신에 동반하여 새로운 운동 주체를 형성하는 적극적인 계기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현존하는 운동들이 포럼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개조함으로써 단순히 부문 간 연대라는 의미를 뛰어 넘어 대중운동을 쇄신하고 새로운 통합적 전망을 구축할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단적으로, 현존하는 노동자운동의 대표체로서 노동조합운동과 정당운동이 본 사회운동포럼과 상호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예년의 한미FTA저지투쟁,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투쟁에 이어 최근 이랜드-뉴코아 투쟁에 이르기까지 정당운동과 노동조합운동은 지역 차원의 연대를 강화하는데 적극 기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생활ㆍ교육ㆍ문화ㆍ투쟁의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정당운동과 노동조합운동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포럼 프로세스에 긴밀히 결합하기를 기대한다. 또 기륭전자, KTX-새마을, 르네상스호텔, 이랜드-뉴코아 등 여성 비정규 노동자 투쟁 과정에서 생성된 주체들이 페미니즘을 토대로 노동자운동을 개조한다는 과제를 실질화해야 한다.
한편 우리는 빈곤을 화두로 하는 대중운동 주체 형성 흐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미 빈곤사회연대(준)으로 결집된 사회운동 흐름들은 도시철거민과 노점상으로 대표되던 기존의 도시빈민운동을 포괄함과 동시에 그 한계를 뛰어 넘어 기본생활권을 핵심으로 새로운 노동-빈민 주체 형성에 주력해 왔으며 그 성과를 모아 본 행사에서 ‘반빈곤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셋째, ‘역사적 사회주의’ 또는 ‘역사적 마르크스주의’가 포괄하지 못했던 평화ㆍ인권ㆍ생태 등의 이슈로써 직접행동을 전개해 온 풀뿌리 운동들이 포럼 프로세스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운동은 앞서도 잠시 지적했듯이 군사주의적ㆍ남성편향적 질서에 근거한 조직 및 이데올로기 형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보다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연대를 요구한다. 따라서 종종 정당운동이나 노동조합과 같이 집중제적 방식의 조직 모델을 선호하는 운동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세계 사회포럼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들 양자의 차이는 비단 조직형식에서 기인한 문제가 아니며, 보다 복합적이고 역사적인 기원을 갖는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범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정당과 노동조합을 주축으로 제도화된 ‘구사회운동’이 ‘역사적 마르크스주의의 위기’가 폭발하면서 한계와 무능력을 노정하였음을,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출현한 ‘신사회운동’ 역시 한편으로 정치ㆍ행정적 NGO로 변질되거나 다른 한편으로 개별주의ㆍ문화주의로 경도되었음을 상기한다면, 새로운 보편이념을 탐색하는 가운데 상호 접합ㆍ혁신 방안을 전진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사회운동포럼은 바로 이러한 과정에 복무해야 한다.


사회운동포럼,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

한편 우리는 어느덧 사회운동포럼 이후의 과정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사회운동포럼 본 행사를 통해 더욱 창발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공동 선언문> 초안 토론에서 드러난 것처럼, 포럼의 취지를 계승하여 이를 연장, 확산해야 한다. 그 방안은 여러 가지일 수 있는데,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형성된 다양한 네트워크들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여성운동전략기획단의 경우 ‘3ㆍ8 세계 여성의 날’ 공동 행동을 예비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과 단체의 경우 자체 포럼을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또 ‘사회운동 시민강좌’와 같은 공동 교육 프로그램을 정례화하여 교육 역량을 증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각자가 속한 공간에서 현실의 운동과 결합하면서 포럼의 정신과 원리를 끊임없이 되먹임질 해야 한다.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한미FTA 비준 저지 투쟁, 이랜드-뉴코아 노동자 등 여성 비정규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비정규악법 폐기 투쟁 전선에서 포럼의 성과를 갱신해 나가야 한다. 물론 이러한 구상은 포럼의 성공적 개최 이후 그동안의 기획, 집행 과정을 공동으로 평가하면서 포럼 준비위를 발전적으로 전화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다.
끝으로, 사회운동포럼의 성과를 이후 지속적으로 축적, 발전시키기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운동포럼 본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것이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사회운동포럼에서 진정한 소통/연대/변혁을 모색하자.
주제어
민중생존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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