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 정부는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하라!

5월 28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이미 위험하다고 알려진 건설현장이나 제조업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산업재해, 사망에서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고 참담하다.

서울 모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던 고인은 올해 3월 끓는 물이 담긴 고무대야에 빠져 하반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피부이식 등 산재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치료가 많아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하며 호흡곤란, 패혈증, 폐렴 등에 시달리다 지난 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시간에 동료들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급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안타깝다.

이는 예고된 참사였다. 고인 뿐 아니라 많은 급식실 노동자들이 화상, 낙상, 근골격계질환, 난청, 피부병 등에 시달리고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의 2012년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601명 중 절반 이상이 (51.7%, 284명) 작업 중 사고로 병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부족한 인원으로 시간에 쫓겨야 하는 고강도 업무와 좁고 열악한, 낙후된 시설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한 급식실 노동자는 자신이 아파서 쉬면, 그만큼 일이 많아질 동료에게 미안해 얼마 되지 않는 월급에서 벌금을 내고 쉬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고인이 사망에 이르러서야 보고를 받았다 한다. 이는 정부의 무능함과 동시에 학교비정규직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는 유령이 아니다”라며, 교육현장의 주체로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아직도 학교비정규직은 다치고 아파도 아무도 몰라주는 유령 같은 설움을 안고 일하고 있다.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전사고와 부상의 주요한 원인은 1인당 책임져야 하는 학생 수 배치기준이 너무 높다는 점과 낙후되고 열악한 학교 시설이다. 살인적인 노동강도, 안전을 위협하는 시설과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대책을 마련하라!
산재대응 매뉴얼조차 없는 기막힌 현실을 즉각 개선하라!
또한 아이들의 건강한 급식을 위해 땀흘려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의 죽음에 대하여 사죄하라!

사회진보연대는 안전한 학교, 평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싸움을 적극 지지하며 끝까지 연대할 것이다.

2014. 6. 3.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