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우려’하고 일본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힘 싣는 박근혜 정부 규탄한다!


7월 1일 외교부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관한 일본의 각의 결정에 대해 “평화헌법에 따른 방위안보정책의 중대한 변경”이라고 시인하면서도, 실질적인 반대 입장이 아닌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그러면서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반도 안보와 우리의 국익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안은 우리의 요청 및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다"면서 "집단자위권이라는 것이 남의 땅에 들어와서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라며 적극적으로 일축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핵심 내용이 ‘한반도 유사시’와 ‘중국을 겨냥한 조처들’이라는 사실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다. 2008년 7월 31일 작성된 미·일 양국 정부의 고위 관료 회담 내용에는 한반도 유사시 "일본인 수송 작전을 위해 한국에 자위대 소속함정과 항공기를 보낼 계획"과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활동에는 미군 호송 지원, 기뢰 제거, 수색 및 구조 작전, 선박 검색 등"이 포함된다고 돼 있다. 2010년 12월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직접 "한반도 유사시 재한 일본인 구출을 위한 자위대 파견 검토“를 주창한 바도 있다.

이번에 자민당과 공명당이 헌법 해석 변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한반도 유사시에 피란하는 일본인 등 민간인을 수송하는 미국 항공기와 함선을 자위대가 호위하는 상황’을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사례로 거론하기까지 했다.

각계 시민사회는 물론, 전문가, 언론, 심지어 여당까지도 이러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박근혜 정부는 이에 대해 실효적 대책을 내놓기는 커녕 ‘우리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 동안 박근혜 정부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보유 여부는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며 사실상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왔다. 말로는 “우려”하지만, 사실상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행보에 힘을 실어 주는 역할을 지속해 오기까지 했다.

이미 이명박 정부 때부터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미군 호송 지원, 기뢰 제거, 수색 및 구조 작전 등”에 관해 한국과 일본 정부(그리고 미국 정부)가 여러 차례 협의한 것은 물론, 관련 군사훈련을 제주 남방해역에서 공동으로 진행하기까지 하였다.

7월 2일 개최된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에서 최윤희 합참의 일본 집단적자위권 행사 우려 발언도 있었다지만 이 또한 명분쌓기용일 뿐이다. 한미일 군사협력을 도모하는것 자체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비롯한 군사대국화 행보를 용인하는 것일 뿐이다.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 양해각서 체결이야말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힘을 실어온 결정적 증거다. 한국이 미국이나 일본으로 향하는 탄도미사일 정보를 일본에 전달하고, 이를 토대로 일본이 자국 영토 밖에서 요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자체가 집단적 자위권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군사정보공유협정을 양해각서(MOU) 형태로 추진하기로 합의했고, 국방부는 “한미일 3국은 북한 미사일과 핵에 대한 정보공유가 필연적이다”며 “북핵과 미사일에 관련된 정보로 국한된 기관 간 약정”(김관진, 2014. 6. 18, 국회 대정부 질의)으로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각의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을 결정하던 바로 그 시기에, 한미일 3국 합참의장이 사상 최초로 회담을 갖고 군사협력 확대를 결의하였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결의한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말로만 ‘우려’ 하며 실질적으로는 일본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적극 힘을 실어온 한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박근혜 정부가 헌법 해석 변경이 가져올 사태를 실질적으로 우려한다면, 당장 한미일 군사정보 양해각서 체결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미일 미사일 방어체제에 대한 그 모든 협력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

2014년 7월 3일

제 시민사회단체 일동